짠내 나는 핀잔과 소란스러운 환대
"야, 진짜 여기 오는 게 맞았냐? 1월의 화롄이라니, 제정신이야?" 짠내 섞인 칼바람이 뺨을 사정없이 때리자 누군가 비명을 지르듯 쏘아붙였다. "닥쳐. 넌 항상 그랬어. 일단 오면 좋다고 할 거면서." "좋긴 뭐가 좋아! 바람 때문에 머리가 산발이 됐잖아. 내 인생샷 다 망했다고!" "사진이 문제냐?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진 이 바다를 보라고. 이 압도적인 파란색을!" "그냥 파란색이지, 뭐가 압도적이라는 거야. 넌 너무 과장해." "과장이 아니라 팩트야. 그리고 너, 아까부터 배고프다고 징징거리는 거 다 들려." 서로의 어깨를 거칠게 밀치며 복도를 걸었다. 낄낄거리는 웃음 섞인 핀잔들이 높은 천장에 부딪혀 경쾌하게 튕겨 나왔다. 우리는 늘 이런 식이었다. 서로를 깎아내리며 역설적으로 친밀함을 확인하는, 우리만의 이상하고 소란스러운 방식.
남색 파도가 머무는 안식의 방
Fu Rong Da Fan Dian의 객실 문을 열자마자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창밖으로 쏟아지는 태평양의 서늘한 빛이었다. 1월의 바다는 친절하지 않았다. 거칠고 짙은 남색의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왔지만, 그 서슬 퍼런 색감이 방 안의 부드러운 베이지색 커튼과 대비되어 묘한 정적과 긴장감을 동시에 자아냈다. 현대적인 감각의 객실은 정갈했고, 공기 중에는 은은한 편백나무 향과 갓 세탁한 린넨의 깨끗한 냄새가 섞여 있었다. 침대에 몸을 던졌을 때, 빳빳하게 잘 말려진 면 시트의 차가운 촉감이 피부에 닿으며 여행의 들뜬 마음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혔다. 욕실의 타일은 발바닥에 닿을 때 적당히 단단하고 매끄러웠으며, 넓은 욕조에 따뜻한 물을 가득 채우자 몽글몽글한 수증기가 시야를 가득 메웠다. 그 온기 속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창밖의 거친 파도가 마치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루프탑 인피니티 풀에 올랐을 때는 공기의 서늘함과 물의 온도가 피부 위에서 치열하게 교차했다. 턱을 괴고 수평선을 바라보자,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경계가 모호해지는 찰나의 순간이 찾아왔다. 화롄 항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시야는 가슴 속 묵은 체증을 씻어내 주었고, 수건에서 나는 보송보송한 향기는 Fu Rong Da Fan Dian이 안전한 안식처임을 끊임없이 속삭였다. 효율과는 거리가 먼, 오직 휴식만을 위해 설계된 이 비효율적인 안락함이 우리를 깊은 평온으로 이끌었다. 마치 거친 파도 속에서 찾은 작은 섬처럼, 이 공간은 우리를 온전히 감싸 안았다.
어둠이 내려앉은 뒤에야 들리는 진심
"너는 이번 여행에서 뭐가 제일 좋았어?" 조명을 낮춘 방 안, 낮은 숨소리 사이로 조심스러운 질문이 흘러나왔다. "글쎄. 딱히 생각나는 건 없는데." "거짓말. 아까 수영장에서 표정 다 봤어. 세상 다 가진 표정이더라." "그냥 따뜻해서 좋았던 거야. 별거 아니었어." "별거 아닌 게 제일 좋은 거지." 낮의 소란함이 고요해지은 자리에는 짙은 어둠과 함께 진심이 스며들었다. 창밖에서 들려오는 먼 파도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낮게 깔렸다. "사실, 나 조금 무서웠거든. 우리가 이렇게 계속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해서." "바보 같은 소리 하네. 넌 내 핀잔 없으면 못 살잖아." "그건 인정." 짧은 웃음이 공기 중에 머물다 사라졌다. 우리는 더 이상 말을 보태지 않았다.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사이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밤이었다.
젖은 운동화가 현관 옆에서 말라가고 있었다.
- 루프탑 인피니티 풀에서 차가운 겨울바람과 따뜻한 물의 대비 느끼기
- 화롄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욕조에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하루의 피로 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