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과자 봉지 속으로 들어온 아이
방 문이 열리는 찰나, 첫째 아이가 짧은 비명을 지르며 뛰어 들어갔다. 아이의 눈에 비친 Fu Rong Da Fan Dian의 객실은 단순한 숙소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과자 봉지 속이었다. 197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짙은 오렌지색과 바랜 노란색, 그리고 묘하게 투박한 갈색의 조화가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른의 시선에는 그저 세월의 흔적이 묻은 낡은 색감이었지만, 아이에게는 이곳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거대한 놀이터였다. 아이는 침대 위로 몸을 던지며 벽지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보았다. "아빠, 여기 진짜 과자로 만든 것 같아!"라고 외치는 아이의 목소리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코끝을 스치는 은은한 오래된 나무 향과 미지근한 공기가 섞여, 마치 시간이 멈춘 비밀 기지에 들어온 듯한 묘한 안도감이 느껴졌다.
수평선 끝까지 닿을 수 있다는 순수한 믿음
둘째 아이는 수영복을 입히는 내내 거실을 세 바퀴나 뱅글뱅글 돌 정도로 흥분해 있었다. 1월의 화롄은 피부에 닿는 바람에 옅은 소금기가 섞여 있어 제법 쌀쌀했지만, 호텔의 옥상에 위치한 인피니티 풀에 발을 담그는 순간 아이의 표정은 경이로움으로 바뀌었다. 따뜻한 물이 발끝부터 종아리까지 천천히 차오르자, 아이는 물속에서 작은 물고기처럼 뻐끔거리며 풀장의 끝으로 다가갔다. 경계가 사라진 수영장 너머로 짙푸른 태평양의 수평선이 그대로 이어져 있었다. "아빠, 여기서 계속 헤엄치면 바다 끝까지 갈 수 있어?" 아이의 눈동자에는 푸른 바다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나는 아이의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주며 함께 그 먼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뺨을 스쳤지만, 몸을 감싼 온수는 포근한 담요처럼 아이를 감싸 안았다. 매끄러운 타일의 촉감과 퐁퐁 솟아오르는 하얀 물김 사이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흩어졌다. 그 순간 아이에게 저 푸른 선은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현실이었고, 그 믿음만으로도 아이의 세계는 무한히 확장되고 있었다.
소란함이 잦아든 뒤에 찾아오는 어른의 시간
아이들이 깊은 잠에 빠져 규칙적인 숨소리가 작은 코골이로 변하고 나서야, 방 안에는 비로소 진짜 고요가 찾아왔다. 나는 창가로 다가가 커튼을 걷었다. 어둠이 내린 바다는 낮보다 더 깊고 무거운 남색을 띠고 있었고, 멀리 도시의 불빛들이 보석처럼 점점이 박혀 있었다. 낮 동안의 소란함이 거짓말처럼 사라진 공간에서 나는 비로소 나만의 시간을 마주했다. 저녁 식사로 맛보았던 구운 거위 요리의 진한 풍미가 다시금 입안에 맴돌았다. 바삭한 껍질과 육즙이 가득한 속살이 주는 묵직한 만족감은 1월의 서늘한 공기를 잊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나는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몸을 깊숙이 담갔다. 뜨거운 물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은은한 입욕제 향이 마음의 소란까지 잠재워주었다. 이후 바스락거리는 흰색 시트 속으로 몸을 밀어 넣자, 빳빳하게 다려진 면의 촉감과 깨끗한 세제 향이 피부에 닿았다. 캐리어 위에 덩그러니 놓인 아이들의 장난감 자동차를 보며 나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삶이 항상 특별할 필요는 없다. 적당한 온도의 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의 평온한 잠자리. 그 평범한 조각들이 모여 비로소 여행이라는 이름의 완성이 된다는 것을, Fu Rong Da Fan Dian의 정적 속에서 깨달았다.
창밖의 파도가 아주 천천히 밀려왔다 사라졌다.
- 아이와 함께 복고풍 테마룸의 소품들을 구경하며 옛날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 겨울철 기력 보충을 위해 육즙이 풍부한 구운 거위 요리를 가족과 함께 맛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