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창화는 공기마저 다정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25도의 밤, 습기는 어느덧 물러갔고 살결에 닿는 바람은 기분 좋게 서늘했다. 우리는 낮 동안 수림농장의 낙우송 길을 걸으며 초록의 숨결을 들이마셨고, 그만큼의 기운을 쏟아부었다. 그렇게 지친 몸을 이끌고 도착한 이디에 모텔의 '중동 테마 룸'은 문을 여는 순간 우리를 압도했다. 시야를 가득 채운 금색 천의 광택과 이국적인 조각들이 마치 사막의 신기루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누군가는 여기서 신비로운 모험을 꿈꿨겠지만, 허기진 우리에게 가장 절실했던 것은 모험이 아니라 음식이었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근처 시장으로 달려갔다. 비닐봉지 속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담겨온 육원과 이름 모를 간식들. 화려한 금색 카펫 위에 투박한 플라스틱 용기들을 늘어놓았을 때, 그 지독한 이질감이 오히려 묘한 안도감을 주었다.
달콤한 소스와 시시한 농담들의 향연
"야, 너 쟤 좀 봐. 진짜 알라딘이라도 된 줄 알고 저 금색 소파에 눕는 거 봐라."
한 친구가 낄낄거리며 말했다. 벨벳의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지는 소파에 몸을 깊숙이 파묻고 있던 녀석이 육원을 한 입 크게 베어 물며 대꾸했다.
"웃기지 마. 여기 소파 진짜 편해. 너도 와서 누워봐. 이 방 분위기가 원래 이런 거야. 과한 게 매력이라고."
"말도 안 돼. 솔직히 너무 과하잖아. 근데 이 육원 소스, 진짜 달다. 창화 육원은 원래 다 이래?"
"원래 이 끈적하고 달콤한 맛으로 먹는 거야. 너 입맛이 너무 세련된 척하는 거 아냐?"
우리는 서로를 깎아내리며 낄낄거렸다. 쫄깃한 피 속에 숨어 있던 죽순의 아삭함이 터지고, 진득한 소스가 혀끝에 감겼다. 낮에 본 낙우송의 붉은 빛과 이 방의 노란 금색 장식들이 머릿속에서 묘하게 겹쳐졌다. 계획 없이 떠나온 여행이었다. 어디를 갈지, 무엇을 먹을지 정하지 않은 채 발길 닿는 대로 움직였고, 결국 도착한 곳이 중동풍의 모텔 방이었으며, 야식으로 선택한 것이 시장 육원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엉망진창인 상황이 꽤 마음에 들었다. 완벽하게 짜인 일정표보다, 이런 우연한 소란함이 훨씬 더 우리다웠기 때문이다. "결국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우리 여행은 항상 이렇잖아." 누군가 나직하게 말했고,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금빛 조명 아래서 우리의 웃음소리는 더 풍성하게 울려 퍼졌다.
소란함이 지나간 자리에 내려앉은 금빛 정적
배가 부르자 거짓말처럼 말수가 줄어들었다. 방 안의 에어컨 바람은 적당히 시원했고, 침대의 시트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포근하게 몸을 감싸 안았다. 이디에 모텔의 화려한 장식들이 은은한 간접 조명 아래서 조금씩 흐릿해지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우리는 각자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아 아무 말 없이 천장을 바라봤다. 굳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려 노력하지 않아도 충분히 충만한 시간이었다. 스파 욕조에서 피어오르는 따뜻한 물안개와 방금 먹은 육원의 달콤한 잔향이 공기 중에 섞여 머물렀다.
욕조에 몸을 담그자 하루 종일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긴장이 스르르 풀렸다. 피부에 닿는 온수는 정직했고, 화려한 테마 룸이라는 설정은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깨끗한 시트, 적당한 온도, 그리고 곁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이 선명하게 남았다. 무용한 장식들 속에 파묻혀 누워 있으니, 세상의 모든 소음이 차단된 비밀 기지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이 방의 과한 화려함은 역설적으로 우리를 더 깊은 안락함 속으로 밀어 넣었다. 나쁘지 않은 밤이었다. 아니, 꽤 완벽한 밤이었다.
시트 위에 떨어진 육원 소스 한 방울이 작은 별처럼 빛났다.
- 쫀득하고 달콤한 소스가 일품인 창화 전통 육원
-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풍미의 부이팡 에그타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