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이디에 모텔

낯선 정적 속에 스며든 오후의 금빛 조각들

이 방을 예약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당신에게. 너무 과한 설정일까 걱정하지 마세요. 이곳은 대단한 일을 하러 오는 곳이 아니라, 그저 함께 누워 서로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오는 곳이니까요. 3월 창화의 미지근한 온기에 몸을 맡긴 채, 아무런 계획 없이 머물러보길 권합니다.

낯선 정적 속에 스며든 오후의 금빛 조각들

창화 시내의 공기는 3월 특유의 나른함을 머금고 있었다. 이디에 모텔의 차고지로 차를 밀어 넣었을 때, 우리는 묘한 해방감을 느꼈다. 우리가 선택한 '동양의 젠' 스타일 룸의 문을 열자, 정제된 편백나무 향과 낮게 고요해지은 조명이 우리를 맞이했다. 화려한 장식들 사이로 침대 위에 비스듬히 내려앉은 오후의 햇살은 마치 얇은 금색 천처럼 부드러웠고, 그 빛의 각도가 완만해 시간이 조금은 천천히 흐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여기, 정말 우리만 있는 것 같지 않아?" 내 낮은 속삭임에 당신은 대답 대신 내 손등을 가볍게 쓸어내렸다. 쏴아아, 마사지 욕조에 물이 차오르는 소리가 방 안의 정적을 기분 좋게 깨뜨렸고, 곧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하얀 김이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며 공간을 몽환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뜨거운 물속에서 보글보글 올라오는 기포가 팽팽하게 긴장했던 등 근육을 부드럽게 어루만질 때, 비로소 우리는 일상의 무거운 외투를 벗어던질 수 있었다. 욕조 밖으로 나왔을 때 피부에 닿는 서늘한 공기는 오히려 쾌적한 자극이 되어 정신을 맑게 깨웠다. 출출해질 무렵 밖으로 나가 난야오궁까지 걷는 길에는 3월의 볕을 받은 작은 풀들이 돋아나 있었고, 아삼 루원집 앞에서 기다리며 느꼈던 설렘은 갓 튀겨낸 루원의 바삭한 껍질을 베어 문 순간 정점에 달했다. 뜨거운 육즙이 입안에서 터져 나오고 특제 소스의 짭조름한 맛이 혀끝에 남을 때의 그 강렬한 만족감. 돌아오는 길에 들른 부이팡에서 산 달걀 노른자 페이스트리는 상자를 열자마자 고소한 밀가루 향이 확 풍겼다. 파삭한 겉면 속에 숨겨진 붉은 팥소의 달콤함과 정중앙 노른자의 묵직한 고소함이 입안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루었다. 우리는 그 소박한 미식의 기억을 품은 채 다시 이 고요한 요새로 돌아왔다. 화려한 테마 룸이었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한 일은 그저 빵을 씹고, 물에 몸을 담그고, 나란히 누워 천장을 보는 일뿐이었다. 그런데 그 무용한 행위들이 우리를 가장 충만하게 만들었다.

마음의 단추를 하나씩 풀며 나누는 은밀한 고백

우리는 늘 서로에게 적당한 거리를 두는 법을 배워왔다. 상처 주지 않기 위해, 혹은 너무 빨리 타버리지 않기 위해 입었던 두꺼운 예의라는 이름의 외투. 하지만 이디에 모텔의 낯선 공기는 우리로 하여금 그 단추를 하나씩 풀게 만들었다. 첫 번째 단추는 침대 끝에 걸터앉아 나누던 시시한 농담이었고, 두 번째 단추는 함께 욕조에 몸을 담그고 나누던 낮은 숨소리였다. 마지막 단추는 서로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아무 말 없이 창밖의 어스름을 바라보던 순간이었다. 바스락거리는 하얀 시트의 감촉이 피부에 닿을 때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보다 더 서로를 갈망하고 편안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곳의 인테리어가 중동의 야성적이거나 유럽의 고전적인 풍경을 흉내 냈다고 해서 우리가 정말 그곳에 간 기분이 든 것은 아니다. 다만, 완전히 낯선 공간에 우리 둘만 툭 떨어졌다는 감각이 우리를 더 솔직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이런 방에 웬 젠 스타일이야'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사실은 그 인위적인 고요함이 절실히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세상의 모든 소음이 차단된 좁은 방, 오직 서로의 심장 박동 소리만 들리는 거리. 우리는 그 지독한 가까움 속에서 비로소 안심했다.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대단한 약속을 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3월의 창화, 푹신한 침대 위에서 보낸 시간은 우리에게 어떤 화려한 여행지보다 더 깊은 위로를 주었다. 다시 돌아가면 우리는 다시 무거운 외투를 입겠지만, 적어도 이곳에서 보낸 몇 시간만큼은 온전한 맨몸으로 서로를 마주할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었다.

몽글몽글한 물김이 서려 있던, 어느 3월의 오후에서.

  • 부이팡의 달걀 노른자 페이스트리는 온기가 남아있을 때 드세요. 바삭함의 결이 다릅니다.
  • 마사지 욕조에 몸을 담그고, 낮은 볼륨의 재즈 음악으로 방 안의 밀도를 채워보세요.

근처 맛집 & 명소

에이비즈

ABees(구 명칭 자펑미)는 장화시 장수로 215번지에 있는 카페로 커피와 크리에이티브 갈레트, 디저트 크레페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합니다. 시그니처 메뉴는 꽃가루 커피, 스파이스 토마토 주키니 갈레트, 케일과 마 갈레트, 시나몬 사과 꿀 크레페 등이며 1인당 약 400위안대가 일반적입니다. 영업시간은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평점이 높고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요리로 현지에서 인기 있는 줄 서는 맛집 중 하나입니다.

100 미식

크리스 카페

Chris Cafe는 타이중 치치 상권에 숨어있는 홍콩식 다방으로 가정식 광동 요리를 선보입니다. 대표 메뉴는 주성치 영화로 유명해진 차슈 계란밥 '암연소혼반' 과 칼로리 가득한 '땅콩 프렌치 토스트' 로 현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매장은 조용하고 여유로워 다위안바이 백화점이나 치치 상권 쇼핑 중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인기 메뉴를 놓치지 않도록 예약을 권장합니다.

115 미식

부얼팡

불이방은 장화현에서 유일하게 전통 노른자 패이스트리(단황소)를 전문으로 하는 50년 가까운 역사의 노포입니다. 라드와 버터로 황금빛 겉껍질을 구워내고 그 안에 윤기 흐르는 짭짤한 오리 노른자와 부드러운 팥앙금을 채웁니다. 추석이나 명절마다 줄이 끊이지 않아 장화의 필수 기념품으로 통합니다. 노른자 패이스트리 외에도 녹두파이, 아내과자 등 옛날 과자를 함께 팝니다. 온라인 주문은 받지 않으며 직접 매장에서 줄 서서 사야만 맛볼 수 있습니다.

109 미식

우셴지 훠궈 루강 기함점

우셴지 샤브샤브 루캉 플래그십은 장화현 루캉진 중정로 496번지에 있는 인기 샤브샤브 전문점으로 세련된 인테리어와 편안한 조명이 특징입니다. 다양한 육수와 단품 주문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대표 메뉴는 대용량 고기 플레이트와 밥·음료 무한 리필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라 늦은 밤에도 따끈한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습니다. 1인당 약 250~300위안으로 가성비가 뛰어나 장화 필수 샤브샤브 맛집으로 자주 꼽힙니다.

98 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