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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어도 좋은, 소란스러운 시작

우리는 이번 여행의 첫 번째 규칙으로 '누가 가장 먼저 길을 잃을 것인가'에 대한 내기를 걸었다. 결과는 허무할 정도로 뻔했다. 지도를 보겠다며 호기롭게 앞장섰던 친구가 정확히 15분 만에 우리를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4월의 장화는 습도가 77%에 달했다. 공기는 마치 눅눅한 솜이불을 뒤집어쓴 것처럼 무거웠고, 피부에 닿는 바람은 미지근한 온기를 머금어 끈적였다. "아니, 이 길이 맞다니까!"라고 외치는 친구의 목소리와 "그럴 리가 없잖아"라며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습한 공기 사이로 흩어졌다. 누군가는 덥다고 투덜댔고, 누군가는 이 나른함이 딱 좋다고 했다. 우리는 서로의 취향을 가볍게 비웃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대단한 목적지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지금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있고 싶다는 막연한 갈망, 그리고 걷다 보면 무엇이든 나타나겠지 하는 무심함이 우리를 더 편안하게 만들었다. 운동화 끈이 풀린 줄도 모르고 걷던 친구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이 여행이 꽤나 적당한 속도로, 아주 기분 좋게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얀 꽃비와 기름진 유혹의 거리

길가에는 통화나무가 끝없이 줄지어 서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하얀 꽃잎들이 마치 소리 없는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어깨 위에 내려앉은 작은 꽃잎 하나를 털어내지 않고 가만히 두었다. 눈이 내리는 풍경 같았지만, 차갑지 않았다. 그저 깃털처럼 가벼운 촉감이 피부에 닿았을 뿐이다. 그렇게 몽환적인 분위기에 취해 있을 때쯤, 코끝을 강렬하게 자극하는 진한 기름 냄새가 걸려들었다. 아삼육원이라는 정겨운 간판 아래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말없이 그 줄 끝에 합류했다. 기다림은 조금 지루했지만, 솥 안에서 튀겨지는 육원이 내는 바스락거리는 고소한 소리를 듣는 순간 지루함은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한 입 베어 물자 바삭한 외피 속에서 쫄깃한 식감이 혀끝을 감쌌고, 특제 소스의 달콤하고 짭조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우리는 서로의 입가에 묻은 소스를 보며 아이처럼 낄낄거렸다. 이어 근처 불이방에서 산 에그타르트를 한 입 베어 물었다. 황금빛 껍질은 얇고 바삭했으며, 그 안의 노란 커스터드는 아직 온기를 품은 채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입안에서 퍼지는 그 달콤함이 4월의 나른한 오후와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특별한 대화는 필요 없었다. 그저 맛있다는 감탄과, 조금만 더 걷자는 낮은 속삭임이면 충분했다.

물결 속에 잠긴 고요, 구이안 프리펙처 인

마침내 도착한 구이안 프리펙처 인의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외부의 소란함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공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숨 쉬는 호텔'이라는 수식어답게, 로비부터 객실까지 적당한 채광과 싱그러운 식물들이 배치되어 마음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혀 주었다. 여섯 명의 디자이너가 각기 다른 테마로 꾸몄다는 객실은 과하지 않은 담백함과 세련미가 공존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침대로 달려갔다. "여긴 내 자리야!"라고 외치며 몸을 던진 친구의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 대통령 스위트룸급이라는 설명처럼, 침대는 몸이 깊숙이 파묻히는 포근한 구름 같았다. 적당한 탄성과 부드러운 리넨의 감촉에 그대로 잠들면 내일 아침까지 깨어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 방의 진정한 주인공은 욕실에 있었다. 방만큼이나 넓은 공간에 자리 잡은 거대한 마사지 욕조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웠다. 물속으로 몸을 밀어 넣자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던 근육들이 일제히 이완되었다. 보글보글 올라오는 강력한 기포들이 등 근육을 적당한 압력으로 밀어내며 쌓인 피로를 씻어내 주었다. 물결 속에서 서로의 발가락이 우연히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낮게 들려오는 숨소리만이 공간을 채웠다. 우리는 욕조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은 어색함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안도감이었다.

다음 날 아침, 조식 뷔페에서 마신 오렌지 주스는 혀끝이 얼얼할 정도로 달콤했다. 하지만 그 인위적인 달콤함이 잠든 뇌를 깨우는 데는 더할 나위 없이 충분했다. 갓 구워낸 토스트의 고소한 향과 따뜻한 달걀 요리가 아침의 활기를 더했다. 체크아웃을 하기 전, 복도에 전시된 희귀 지폐들을 천천히 구경하며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우리가 정말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그것은 아마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강박과 정해진 경로대로만 움직여야 한다는 불안함이었을 것이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그저 물 흐르듯 흘러갔고, 우리는 그 흐름에 몸을 맡기는 법을 배웠다. 나쁘지 않은 여행이었다. 아니, 사실은 더없이 좋았다.

어깨 위에 내려앉은 하얀 꽃잎 하나를 가만히 매만졌다.

  • 구이안 프리펙처 인의 마사지 욕조는 크기가 상당하니, 취향에 맞는 입욕제를 준비해 보세요.
  • 불이방의 에그타르트는 갓 구워져 나왔을 때의 바삭함을 놓치지 말고 바로 드시길 권합니다.

근처 맛집 & 명소

에이비즈

ABees(구 명칭 자펑미)는 장화시 장수로 215번지에 있는 카페로 커피와 크리에이티브 갈레트, 디저트 크레페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합니다. 시그니처 메뉴는 꽃가루 커피, 스파이스 토마토 주키니 갈레트, 케일과 마 갈레트, 시나몬 사과 꿀 크레페 등이며 1인당 약 400위안대가 일반적입니다. 영업시간은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평점이 높고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요리로 현지에서 인기 있는 줄 서는 맛집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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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카페

Chris Cafe는 타이중 치치 상권에 숨어있는 홍콩식 다방으로 가정식 광동 요리를 선보입니다. 대표 메뉴는 주성치 영화로 유명해진 차슈 계란밥 '암연소혼반' 과 칼로리 가득한 '땅콩 프렌치 토스트' 로 현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매장은 조용하고 여유로워 다위안바이 백화점이나 치치 상권 쇼핑 중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인기 메뉴를 놓치지 않도록 예약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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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얼팡

불이방은 장화현에서 유일하게 전통 노른자 패이스트리(단황소)를 전문으로 하는 50년 가까운 역사의 노포입니다. 라드와 버터로 황금빛 겉껍질을 구워내고 그 안에 윤기 흐르는 짭짤한 오리 노른자와 부드러운 팥앙금을 채웁니다. 추석이나 명절마다 줄이 끊이지 않아 장화의 필수 기념품으로 통합니다. 노른자 패이스트리 외에도 녹두파이, 아내과자 등 옛날 과자를 함께 팝니다. 온라인 주문은 받지 않으며 직접 매장에서 줄 서서 사야만 맛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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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셴지 훠궈 루강 기함점

우셴지 샤브샤브 루캉 플래그십은 장화현 루캉진 중정로 496번지에 있는 인기 샤브샤브 전문점으로 세련된 인테리어와 편안한 조명이 특징입니다. 다양한 육수와 단품 주문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대표 메뉴는 대용량 고기 플레이트와 밥·음료 무한 리필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라 늦은 밤에도 따끈한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습니다. 1인당 약 250~300위안으로 가성비가 뛰어나 장화 필수 샤브샤브 맛집으로 자주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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