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구이안 프리펙처 인

배고프지 않다고 말한 건 누구였을까

팔괘산의 월영등 축제는 예상보다 고요했다. 2월의 창화는 피부에 닿는 공기가 17도 정도로 서늘했고, 낮게 내려앉은 안개는 산책로의 경계를 몽글몽글하게 지우고 있었다. 안개 사이로 번지는 주황색 등불들은 마치 젖은 도화지 위에 툭툭 찍어 바른 수채화 물감처럼 뭉툭하게 퍼져 나갔다. 로디 모양의 작은 전등을 든 아이들이 꺄르르 웃으며 지나갈 때마다, 차가운 밤공기 속에 온기가 잠시 머물다 흩어졌다. 우리는 별다른 대화 없이 걷다가 호텔로 돌아오는 길, 시장 어귀의 낡은 간판 앞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발걸음을 멈췄다. 누구 하나 먼저 배가 고프다고 말하지 않았지만, '육원수'라는 글자가 주는 묘한 이끌림에 모두의 시선이 고정되었다. 쫄깃한 피 속에 아삭한 죽순이 듬뿍 들어간 육원과, 60년 전통이라는 파파야 우유 몇 잔을 샀다. 비닐봉지를 통해 전해지는 육원의 눅눅하고 뜨거운 온기가 손바닥을 타고 심장까지 전달되는 기분이었다. 구이안 프리펙처 인으로 돌아가는 길, 안개는 더욱 짙어져 서로의 어깨가 닿을 정도로 밀착해 걸어야 했다. 특별한 목적지가 없는 여행이었기에, 이 우연한 허기와 함께 걷는 밤길은 그 자체로 충분한 이벤트가 되었다.

입안에서 맴도는 달콤한 소음들

"이 방, 생각보다 너무 넓은데? 거의 집 같아."

객실 문을 열자마자 친구 하나가 감탄 섞인 외침을 내뱉었다. 여섯 명의 디자이너가 각기 다른 테마로 꾸몄다는 구이안 프리펙처 인의 객실은 화려하면서도 아늑했다. 천장이 높고 공기의 흐름이 원활한 구조라 그런지, 넓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밀폐된 답답함 대신 쾌적한 개방감이 느껴졌다. 우리는 신발을 아무렇게나 벗어 던지고, 몸이 깊숙이 파묻히는 대통령 스위트룸급의 커다란 침대 위에 둥그렇게 모여 앉았다.

"이 소스, 진짜 달다. 근데 왜 계속 들어가지?"

육원을 찍어 먹는 끈적한 갈색 소스가 입술 끝에 묻었다. 혀끝에 닿는 달콤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묘한 중독성을 일으켰다. 함께 산 파파야 우유는 얼음처럼 차가웠고, 진한 단맛 끝에 아주 약간의 쌉쌀함이 스쳐 지나갔다. 그 이질적인 맛이 오히려 밤의 분위기를 신선하게 만들었다.

"아까 그 로디 전등, 그냥 하나 살 걸 그랬나."

"지금 다시 나갈 거야? 이 침대에서 나가라고?"

"아니, 그냥 해본 말이야."

우리는 서로의 무심함을 툭툭 건드리며 낄낄거렸다. 억지로 분위기를 잡거나 깊은 속마음을 꺼내놓는 진지한 대화는 없었다. 그저 지금 입안을 채우는 음식이 맛있고, 등을 받쳐주는 침대가 포근하다는 사실만이 중요했다. 2월의 밤공기는 여전히 차가웠지만, 방 안을 채운 노란 조명은 마치 갓 구운 빵처럼 따뜻했다. 그 빛 아래에서 우리는 각자의 스마트폰을 보다가, 가끔씩 육원을 한 입 더 베어 물었다. 과장된 감탄사는 없었지만, 모두의 표정은 느슨하게 풀려 있었다. 그것으로 충분한 밤이었다.

소란이 지나간 자리의 온기

음식물이 담겼던 비닐봉지를 정리하고 나니, 방 안에는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하지만 그것은 외로운 침묵이 아니라, 적당한 포만감이 주는 안온한 평화였다. 나는 천천히 욕실로 향해 마사지 욕조에 물을 틀었다. 콸콸 쏟아지는 물소리가 욕실의 정적을 깨웠고, 뜨거운 물이 차오르자 하얀 김이 몽환적으로 피어올랐다. 몸을 깊숙이 담그자 강력한 마사지 제트 분사구가 뭉쳐 있던 등 근육을 정확하게 타격했다. 팽팽하게 긴장해 있던 어깨가 뜨거운 수압에 녹아내리며 서서히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딱딱한 인증 마크나 수치보다, 내 피부에 직접 닿는 이 물의 온도와 압력이 훨씬 더 정직한 위로로 다가왔다.

욕조에서 나와 젖은 몸을 닦고 침대로 돌아오자, 바스락거리는 시트의 서늘하고 쾌적한 촉감이 온몸을 감쌌다. '숨 쉬는 호텔'이라는 설명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공기가 정체되지 않고 부드럽게 흐르는 기분 속에서,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 있으니 아까 보았던 팔괘산의 주황색 등불들이 잔상처럼 눈앞에 일렁였다. 무언가 대단한 깨달음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좋은 침대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적당히 배부른 상태로 누워 있다는 것, 그 평범한 순간이 주는 행복이 생각보다 거대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뿐이다. 내일은 또 어디를 갈지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그저 이 포근한 고요 속에 조금 더 머물고 싶었다.

안개 낀 창밖으로 멀리 작은 불빛 하나가 깜빡이고 있었다.

  • 육원수의 쫄깃한 육원과 달콤하고 끈적한 소스의 조화
  • 60년 전통의 진하고 시원한 파파야 우유

근처 맛집 & 명소

에이비즈

ABees(구 명칭 자펑미)는 장화시 장수로 215번지에 있는 카페로 커피와 크리에이티브 갈레트, 디저트 크레페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합니다. 시그니처 메뉴는 꽃가루 커피, 스파이스 토마토 주키니 갈레트, 케일과 마 갈레트, 시나몬 사과 꿀 크레페 등이며 1인당 약 400위안대가 일반적입니다. 영업시간은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평점이 높고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요리로 현지에서 인기 있는 줄 서는 맛집 중 하나입니다.

100 미식

크리스 카페

Chris Cafe는 타이중 치치 상권에 숨어있는 홍콩식 다방으로 가정식 광동 요리를 선보입니다. 대표 메뉴는 주성치 영화로 유명해진 차슈 계란밥 '암연소혼반' 과 칼로리 가득한 '땅콩 프렌치 토스트' 로 현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매장은 조용하고 여유로워 다위안바이 백화점이나 치치 상권 쇼핑 중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인기 메뉴를 놓치지 않도록 예약을 권장합니다.

115 미식

부얼팡

불이방은 장화현에서 유일하게 전통 노른자 패이스트리(단황소)를 전문으로 하는 50년 가까운 역사의 노포입니다. 라드와 버터로 황금빛 겉껍질을 구워내고 그 안에 윤기 흐르는 짭짤한 오리 노른자와 부드러운 팥앙금을 채웁니다. 추석이나 명절마다 줄이 끊이지 않아 장화의 필수 기념품으로 통합니다. 노른자 패이스트리 외에도 녹두파이, 아내과자 등 옛날 과자를 함께 팝니다. 온라인 주문은 받지 않으며 직접 매장에서 줄 서서 사야만 맛볼 수 있습니다.

109 미식

우셴지 훠궈 루강 기함점

우셴지 샤브샤브 루캉 플래그십은 장화현 루캉진 중정로 496번지에 있는 인기 샤브샤브 전문점으로 세련된 인테리어와 편안한 조명이 특징입니다. 다양한 육수와 단품 주문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대표 메뉴는 대용량 고기 플레이트와 밥·음료 무한 리필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라 늦은 밤에도 따끈한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습니다. 1인당 약 250~300위안으로 가성비가 뛰어나 장화 필수 샤브샤브 맛집으로 자주 꼽힙니다.

98 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