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푸구이 민수

적당한 틈이 주는 안온함

오후 4시 30분, 중정로의 좁고 습한 골목을 지나 열쇠함의 비밀번호를 눌렀다. 문을 열고 들어선 푸구이 민수의 내부는 바깥의 후텁지근한 공기를 단숨에 잊게 할 만큼 서늘했다. 호스트가 미리 켜둔 에어컨 덕분에 피부에 닿는 공기는 쾌적했고, 코끝에는 갓 세탁한 시트의 보송한 향기가 스쳤다. 생각보다 넓은 거실 한복판에는 커다란 소파와 함께 뜬금없는 전동 마작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우리는 마작을 칠 줄 모르지만, 그 초록빛 테이블은 금세 우리의 간식 거치대가 되어주었다. 소파에서 침실까지는 불과 몇 걸음 되지 않는 짧은 거리였지만, 그 물리적 간격이 묘한 심리적 해방감을 주었다. 너무 밀착되지 않아도, 그렇다고 외롭지 않은 딱 그만큼의 거리. 11월의 창화는 적당히 서늘했고, 창문을 조금 열자 멀리서 들려오는 오토바이의 엔진 소리가 낮은 저음처럼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각자의 짐을 풀고 철제 흔들의자에 몸을 맡겼다. '삐걱, 삐걱'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소음이 오히려 정적을 메워주어 마음이 놓였다. 공간이 주는 여유는 사람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느슨하게 풀어준다. 굳이 서로의 안부를 묻지 않아도, 같은 공기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 시간이었다.

침묵과 달콤함이 교차하는 순간

숙소에서 10분 정도 걸어 정청 야시장으로 향했다. 밤공기는 뺨에 닿는 촉감이 보드라웠고, 거리마다 늘어선 가게들 사이로 고소한 기름 냄새와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활기가 진동했다. 우리는 이름 모를 노점 앞에서 육원을 샀다. 쫀득한 피 속에 짭조름한 죽순이 듬뿍 들어있었고, 그 위에 얹어진 달콤하고 끈적한 갈색 소스가 입안에 진득하게 달라붙었다. 젓가락질 한 번에 소스가 툭 떨어져 손등에 묻었지만, 누구도 그것을 지적하거나 서두르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묵묵히 씹으며 그 맛의 조화를 음미했다. '이 정도면 충분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돌아오는 길에는 부얼팡에 들러 갓 구운 에그타르트와 단황수를 샀다. 종이봉투를 통해 전해지는 뭉근한 온기가 손끝을 타고 심장까지 전달되는 기분이었다. 한 입 베어 물자 바삭한 껍질이 경쾌하게 부서지며 진한 노른자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우리는 서로의 입가에 묻은 하얀 가루를 가리키며 짧게 웃음을 터뜨렸다. 긴 대화는 필요 없었다. 맛있는 것을 함께 나누고, 적당한 온도의 밤거리를 나란히 걷는 것. 그것이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기대한 전부였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느끼는 완전한 만족감 같은 것들이다.

나란히 놓인 각자의 고요

푸구이 민수으로 돌아온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고요 속으로 고요히 머무르기로 했다. 한 사람은 소파에 깊숙이 파묻혀 넷플릭스를 켰고, 나는 그 옆에서 읽다 만 책의 페이지를 천천히 넘겼다. 화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르스름한 빛이 거실 벽면에 은은한 수채화처럼 퍼져 나갔다. 마작 테이블 위에는 아까 사 온 단황수가 흩어져 있었고, 공기 중에는 여전히 달콤한 버터 향이 감돌았다. 누군가 말을 걸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은, 밀도 높은 침묵이 흘렀다. 이 침묵은 고립이 아니라 서로를 신뢰하기에 선택한 고요였다. 함께 있지만 각자의 세계에 머무는 시간은 마치 잘 길들여진 가죽 신발을 신은 것처럼 편안했다. 방 안의 공기는 쾌적했고, 매일 교체된다는 깨끗한 시트의 서늘한 촉감은 몸을 깊숙이 고요해지게 만들었다. 굳이 무언가를 더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자유. 여행의 목적이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면, 이곳은 최적의 장소였다. 호스트의 세심한 배려가 묻어나는 공간에서 우리는 각자의 리듬으로 숨을 쉬었다.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지만, 그 무용함이 주는 즐거움이 무엇보다 컸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고요를 존중하며 11월의 깊은 밤을 보냈다.

창밖의 가로등 불빛이 방 안으로 길게 늘어져 우리 사이의 거리를 비추고 있었다.

  • 호스트에게 현지 맛집 리스트를 물어보세요. 정청 야시장 외에도 숨은 골목 식당이 많습니다.
  • 체크아웃 시간이 오후 1시 30분으로 넉넉하니, 마지막 날 오전에는 느긋하게 늦잠을 즐기시길 권합니다.

근처 맛집 & 명소

에이비즈

ABees(구 명칭 자펑미)는 장화시 장수로 215번지에 있는 카페로 커피와 크리에이티브 갈레트, 디저트 크레페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합니다. 시그니처 메뉴는 꽃가루 커피, 스파이스 토마토 주키니 갈레트, 케일과 마 갈레트, 시나몬 사과 꿀 크레페 등이며 1인당 약 400위안대가 일반적입니다. 영업시간은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평점이 높고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요리로 현지에서 인기 있는 줄 서는 맛집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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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카페

Chris Cafe는 타이중 치치 상권에 숨어있는 홍콩식 다방으로 가정식 광동 요리를 선보입니다. 대표 메뉴는 주성치 영화로 유명해진 차슈 계란밥 '암연소혼반' 과 칼로리 가득한 '땅콩 프렌치 토스트' 로 현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매장은 조용하고 여유로워 다위안바이 백화점이나 치치 상권 쇼핑 중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인기 메뉴를 놓치지 않도록 예약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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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얼팡

불이방은 장화현에서 유일하게 전통 노른자 패이스트리(단황소)를 전문으로 하는 50년 가까운 역사의 노포입니다. 라드와 버터로 황금빛 겉껍질을 구워내고 그 안에 윤기 흐르는 짭짤한 오리 노른자와 부드러운 팥앙금을 채웁니다. 추석이나 명절마다 줄이 끊이지 않아 장화의 필수 기념품으로 통합니다. 노른자 패이스트리 외에도 녹두파이, 아내과자 등 옛날 과자를 함께 팝니다. 온라인 주문은 받지 않으며 직접 매장에서 줄 서서 사야만 맛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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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셴지 훠궈 루강 기함점

우셴지 샤브샤브 루캉 플래그십은 장화현 루캉진 중정로 496번지에 있는 인기 샤브샤브 전문점으로 세련된 인테리어와 편안한 조명이 특징입니다. 다양한 육수와 단품 주문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대표 메뉴는 대용량 고기 플레이트와 밥·음료 무한 리필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라 늦은 밤에도 따끈한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습니다. 1인당 약 250~300위안으로 가성비가 뛰어나 장화 필수 샤브샤브 맛집으로 자주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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