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의 시선이 머문 다섯 가지의 조각들
흰색 가운. 빳빳한 면직물의 감촉과 갓 세탁한 포근한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아이들에게는 너무 컸던 가운 자락이 복도 바닥을 쓸 때마다 서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거울 앞에서 자신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가장 먼저 낄낄거린 건 첫째였다. 그 소란스러운 웃음소리가 복도 벽에 부딪혀 돌아올 때, 이 여행이 결코 우아하지는 않겠지만 꽤 다정하겠다고 생각했다. 옷감이 주는 빳빳한 촉감과 아이들의 서툰 몸짓이 섞여 복도는 금세 작은 무대가 되었다.
루프탑 수영장의 물결. Song Feng Wen Lv의 꼭대기에서 바라본 란양 평원은 마치 초록색 비단처럼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10월의 공기는 적당히 미지근했고, 피부에 닿는 물의 온도는 기분 좋은 긴장감을 주었다. 수평선과 물줄기가 맞닿은 곳에서 손가락으로 물결을 젓던 둘째가 "아빠, 물이 하늘로 흘러가!"라고 외쳤다. 그 엉뚱한 관찰이 정답이 되길 바라며 한참을 함께 바라보았다. 수면 위로 부서지는 오후의 금빛 조각들이 아이들의 눈동자 속에서 반짝였다.
젖병 소독기의 기계음. Song Feng Wen Lv의 넓고 쾌적한 고급 객실 한구석에서 들려오는 단조로운 윙윙 소리다. 낯선 도시의 소음 속에서 유일하게 익숙한 리듬이었고, 그 소리는 마치 우리 가족을 지켜주는 작은 파수꾼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 소리를 배경 삼아 푹신한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았다. 카펫 위에 낙엽처럼 흩어진 아이들의 잠옷과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진 방의 풍경이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 이 고요한 소음을 가장 먼저 알아챈 나의 마음속에 비로소 깊은 휴식이 찾아왔다.
실내 클라이밍 벽. 12층 엔터테인먼트 룸의 벽은 알록달록한 원색의 홀드들로 가득했다. 작은 손가락이 거친 돌기를 움켜쥐고 낑낑대며 올라갈 때마다 헉헉거리는 거친 숨소리가 공간을 채웠다. 마침내 꼭대기에 닿았을 때, 막내가 지은 표정은 승리감보다는 안도감에 가까웠다. 콧등에 맺힌 땀방울이 조명에 반사되어 빛났고, 무언가를 이뤄내는 것보다 그저 매달려 있는 것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 끈질긴 노력의 시간을 가장 먼저 지켜본 것은 나였다.
루동 야시장의 냄새. 호텔에서 차로 조금만 나가면 만날 수 있는 습한 공기와 튀김 냄새, 그리고 진한 해산물 향이 훅 끼쳐왔다. 10월의 이란은 여전히 눅눅했지만, 그 냄새는 잠자고 있던 허기를 강렬하게 자극했다. 아이들은 사람이 너무 많다며 투덜거렸지만, 손에 쥔 달콤하고 짭조름한 간식을 입에 넣는 순간 표정이 환해졌다. 북적이는 인파의 소음과 기름진 향기가 뒤섞인 그 찰나의 감각을 우리 가족 모두가 동시에 느꼈고, 그것은 이번 여행의 가장 솔직한 기억으로 각인되었다.
아이의 작은 손끝에 닿아 있던 그날의 온기가 여전히 마음속에 일렁인다.
- 12층 엔터테인먼트 룸의 게임 시설은 아이들의 에너지를 쏟아내기에 완벽하니 꼭 들러보세요.
- 루동 야시장의 활기찬 분위기는 늦은 오후에 방문해야 가장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