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이란은 공기부터가 무거웠다. 습도 77퍼센트. 피부에 닿는 바람은 끈적였고,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쏟아낼 것처럼 낮게 내려앉아 있었다. 가족 여행이라는 건 결국 소란함을 다른 장소로 옮겨 심는 일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Jiao Xi Lao Ye Jiu Dian의 로비에 들어섰을 때, 첫째는 이미 가방을 내팽개치고 뛰어다녔고 둘째는 온천이 대체 어디서 나오느냐며 내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물었다. 나는 대답 대신 체크인 카운터의 매끄러운 대리석 표면을 손끝으로 쓸었다. 서늘한 감촉이 손끝을 타고 올라왔다. 하지만 곧 마주할 물의 온도를 생각하니 나쁘지 않은 시작이었다.
방으로 들어서자 은은한 다다미 풀 내음이 코끝을 스쳤다. 정갈한 화풍의 젠 스타일 인테리어는 밖의 소란함을 단숨에 잠재우는 힘이 있었다. 우리는 이곳 Jiao Xi Lao Ye Jiu Dian의 품 안에서 비로소 서로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이 함께 머문 10월의 기록들
펑수처의 도자기 그릇: 이란의 산등성이와 구름이 빚어진 거친 표면, 젓가락 끝에 닿는 서늘하고 묵직한 감촉이 좋았다. 이와나미테이의 오마카세 요리가 담겨 나올 때 그릇 자체가 하나의 풍경처럼 보였고, 이를 가장 먼저 발견한 건 그릇 가장자리의 산맥 모양을 손가락으로 따라가던 둘째였다.
미끄러운 온천수: 피부 위에 비단 한 겹을 얇게 펴 바른 것 같은 탄산수소나트륨 미인탕의 매끄러운 촉감. 물속에 몸을 담그면 세상의 모든 소음이 물결 아래로 잠기는 기분이 들었다. 뜨겁다고 소리를 지르며 물가에서 망설이던 첫째가 결국 가장 늦게까지 물속에서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는 모습을 발견한 건 나였다.
이와나미테이의 제철 생선: 항구에서 갓 건져 올린 바다의 짠 내음과 정직한 맛. 진하게 우려낸 닭육수의 온도가 몸속 깊은 곳까지 전달되어 눅눅했던 마음까지 데워주는 기분이었다. 생선 눈과 눈이 마주쳤다며 숟가락을 놓아버린 둘째 덕분에, 우리는 평소보다 더 천천히 식사의 여운을 즐길 수 있었다.
젖은 운동화: 외아오 해변의 짠 바람과 발가락 사이로 스며든 차가운 바닷물. 파라글라이더가 하늘을 수놓은 풍경을 보며 걷다 보니 신발은 어느새 눅눅해졌다. 호텔 현관에 나란히 놓인 크고 작은 젖은 운동화 세 켤레를 보았을 때 묘한 안도감이 들었고, 신발에서 모래가 계속 나온다며 투덜거린 첫째의 목소리가 그날의 가장 생생한 기억으로 남았다.
안마의자의 진동: 웅웅거리는 기계음과 함께 찾아온 짧은 정적. 무거운 어깨를 강하게 누르는 압박감이 오히려 포근한 이불처럼 편안하게 다가왔다. 로비 한편에서 고개를 떨구고 깊게 잠든 남편의 규칙적인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이번 여행에서 얻은 가장 큰 무용의 즐거움을 깨달았다.
눅눅한 공기 속에 서로의 온기만 선명했던 밤.
- 이와나미테이 오마카세는 예약이 필수적이며, 아이들을 위한 채식 옵션은 4일 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 호텔 내 대중탕의 안마의자 구역은 이용객이 적은 이른 아침에 방문해야 훨씬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