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0, 아침의 소란스러운 교향곡
조식 식당은 이미 작은 전쟁터이자, 동시에 활기찬 축제 현장이었다. 갓 구운 크루아상의 고소한 버터 향과 갓 짜낸 오렌지 주스의 상큼한 시트러스 향이 공기 중에 촘촘하게 얽혀 있었다. 아이들은 각자의 취향을 주장하며 분주하게 움직였고, 그 소란함은 마치 정교하게 짜인 교향곡처럼 식당 안을 가득 채웠다. 둘째는 접시에 담긴 오믈렛이 완벽한 반원 모양이라며 한참을 넋 놓고 구경했고, 첫째는 주스 컵을 엎지를 뻔하며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더했다. 나는 그 소란의 한가운데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진한 커피 한 잔을 손에 쥐었다. 컵을 통해 전해지는 뜨거운 온기가 손끝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가족들의 풍경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이의 입가에 묻은 잼을 다정하게 닦아내는 손길, 잠이 덜 깬 표정으로 토스트를 씹는 아버지의 멍한 눈빛. 우아하고 정적인 아침 식사를 꿈꿨지만, 현실은 적당히 시끄럽고 적당히 정신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무질서함이 싫지 않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빵의 온기와 함께, 이 소란함이야말로 여행이 주는 가장 생생한 증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한 정적보다 훨씬 더 다정한,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작이었다.
14:00, 다다미의 온기와 비단 같은 휴식
5월의 이란 공기는 촉촉하고 달콤했다.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유채꽃과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뿜어내는 진한 향기가 옷깃에 스며든 채 Jiao Xi Lao Ye Jiu Dian 객실로 돌아왔다.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다다미 특유의 은은한 풀 내음이 마음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혔다.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넓은 다다미 바닥 위로 몸을 던졌다. 바스락거리는 흰 시트의 감촉이 좋았는지 둘째는 금세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첫째는 몸에 맞지 않게 커다란 유카타를 망토처럼 두르고 거실을 누볐다. 소매가 바닥에 끌려 엉금엉금 걷는 모습이 마치 작은 영웅 같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욕실로 들어가 탄산수소염천의 물을 받았다. Jiao Xi Lao Ye Jiu Dian의 온천수는 피부에 닿는 순간, 마치 투명한 비단 한 겹을 몸에 두른 것처럼 매끄럽고 부드러웠다. 이른바 '미인탕'이라 불리는 이유를 온몸의 세포가 기억하는 기분이었다. 뜨거운 물속에 몸을 깊숙이 담그니 낮 동안의 피로가 눈 녹듯 천천히 사라졌다. 씻고 나와 다이슨 드라이기의 강한 바람으로 머리를 말리는 시간, 두피를 시원하게 훑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와 복도 너머로 희미하게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묘한 조화를 이뤘다. 적당한 온도, 적당한 습도,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의 적당한 소음. 모든 것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19:00, 미각으로 읽는 이란의 풍경
저녁 식사는 젠 가든에서 보낸 가이세키 정찬의 시간이었다. 이곳의 요리는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정교한 풍경화를 감상하는 경험에 가까웠다. 특히 펑수처 작가가 빚어낸 수제 도자기 그릇들이 압권이었다. 그릇의 유려한 곡선은 창밖으로 보이는 이란의 겹겹이 쌓인 산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고, 그 위에 놓인 신선한 해산물들은 방금 바다에서 건져 올린 듯 영롱한 윤기가 흘렀다. 황欽洲 셰프가 매일 항구에서 직접 엄선했다는 식재료의 정직한 맛이 혀끝에 닿을 때마다 자연의 생명력이 느껴졌다.
아이들은 처음 보는 생소한 모양의 요리들에 눈을 반짝였다. "엄마, 이건 진짜 작은 산 모양이야!"라고 외치며 조심스럽게 한 입 베어 무는 아이의 표정에는 호기심과 경이로움이 가득했다. 전문 소믈리에가 추천해 준 차가운 사케 한 잔을 곁들이니, 음식의 풍미가 입안에서 더욱 깊고 풍성하게 살아났다. 화려한 수식어는 필요 없었다. 좋은 재료가 정성스러운 조리법을 만났을 때 뿜어내는 정직한 힘,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되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 정원의 디딤돌을 하나하나 밟으며 걷는 발바닥의 감촉이 쾌적했다. 밤공기가 기분 좋게 서늘해져,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22:00, 정적 속에 피어나는 어른들의 시간
마침내 찾아온 완전한 정적. 아이들이 깊은 잠에 빠져 고르게 내뱉는 숨소리만이 방 안의 공기를 부드럽게 채웠다. 이제야 비로소 온전한 어른들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남편과 함께 작은 테이블에 마주 앉아 남은 과일을 나누어 먹었다. 낮 동안의 소란함이 거짓말처럼 사라진 공간에는 은은한 오렌지빛 조명과 낮은 속삭임만이 남았다. 우리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의 조각들을 천천히 맞추어 나갔다.
다시 한번 욕조에 몸을 담갔다. 이번에는 아무런 생각 없이, 오직 피부를 감싸는 물의 온도와 질감에만 집중했다. 매끄러운 물결이 온몸을 포근하게 안아주는 느낌이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했다. 내일은 또 어떤 소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아이들이 깨어나면 다시 유카타 망토를 쓰고 거실을 뛰어다니고, 식탁 위에 주스를 쏟으며 나를 당황하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돌아올 곳이 이렇게 따뜻하고 편안하다면, 그 정도의 혼란은 기꺼이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젖은 수건의 묵직한 무게감과 방 안의 아늑한 공기가 나를 깊은 잠으로 이끌었다. 나쁘지 않은, 아니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밤이었다.
복도의 조명은 낮았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 젠 가든의 가이세키 요리는 예약제로 운영되니 방문 전 미리 예약하는 것을 권한다.
- 외아오 해변의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걷는 산책로는 5월의 공기와 가장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