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아한 가족 여행을 꿈꿨다. 하지만 현실은 늘 그렇듯 조금 빗나갔다. 둘째는 차 안에서 온천이 대체 어디서 솟아나는지 끈질기게 물었고, 우리는 딱히 대답할 말이 없어 창밖의 눅눅한 풍경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12월의 이란은 평균 기온 19도. 숫자로는 따뜻해 보이지만, 공기 중에 섞인 무거운 습도가 피부에 닿을 때마다 뼈마디가 눅눅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거대한 젖은 솜사탕 속에 갇힌 것 같았달까.
그 눅눅함을 털어내고 도착한 Que Ke Hai Fu Lv Guan의 로비는 현대적인 세련미로 우리를 맞이했다. 럭셔리 더블 스위트 룸의 문을 열자, 10평 남짓한 공간이 우리 네 가족을 한꺼번에 품어 안았다. 처음에는 조금 좁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밀도가 우리를 더 가깝게 밀착시켰다.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우리는 이 낯선 공간이 주는 안락함에 천천히 몸을 맡겼다. Que Ke Hai Fu Lv Guan에서의 시간은 그렇게 습한 계절을 잊게 만드는 온기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함께 발견한 다섯 가지 조각들
자동 센서 변기. 뚜껑이 스스로 스르륵 열리는 기계적인 움직임과 함께 '삐-' 하는 작은 신호음이 들린다. 로봇이 나타났다며 눈을 크게 뜬 둘째가 가장 먼저 발견했다. 아이는 변기 앞에서 낄낄거리며 몇 번이고 뚜껑을 열고 닫기를 반복했다. 잠결에 들리는 그 소리가 조금 소란스럽다고 생각했지만,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소리가 좁은 욕실을 가득 채우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소음이 아닌 즐거운 음악이 되었다.
에센셜 오일 바디워시. 욕실 문을 열자마자 숲속의 새벽 공기를 닮은 진한 허브 향이 코끝을 스쳤다. 비단처럼 매끄러운 거품이 손가락 사이를 부드럽게 빠져나가는 촉감에 첫째가 먼저 감탄했다. 향기가 너무 좋다며 열 번도 넘게 손을 씻는 바람에 욕실 바닥은 금세 물바다가 되었지만, 아이의 작은 손끝에 남은 은은한 잔향은 한동안 우리 가족의 마음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혀 주었다.
벌집 모양 타일. 바닥에 깔린 육각형의 복고풍 타일이 현대적인 인테리어 속에서 묘한 리듬감을 만들어낸다. 맨발로 닿았을 때의 서늘하고 매끄러운 감촉을 막내가 가장 먼저 알아차렸다. 아이는 쪼그려 앉아 타일의 선을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따라 그리며 정교한 퍼즐을 맞추는 표정을 지었다. 그 작은 손가락의 움직임을 보고 있자니, 복잡했던 마음의 소음들이 육각형의 질서 속으로 정돈되는 기분이 들었다.
욕조의 뜨거운 물. 12월의 눅눅한 바람을 온몸으로 맞고 들어와 깊은 물속에 몸을 담갔다. 피부에 닿는 뜨거운 온기가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신경을 한순간에 녹여내렸고, 거울에는 하얀 수증기가 안개처럼 피어올랐다. 아내가 먼저 들어가 깊은 한숨을 내쉬는 소리를 들었다. "아, 이제 좀 살 것 같아." 그 짧은 한마디가 이번 여행의 가장 솔직하고 완벽한 감상평처럼 느껴졌다.
야시장의 튀김 봉투. 루동 역에서 불과 2분 거리, 천천히 걸어 10분이면 닿는 야시장에서 사 온 간식들이 테이블 위에 흩어져 있다. 기름진 고소함이 배어 나온 종이봉투와 그 옆에서 푸르스름한 빛을 내뿜는 평면 텔레비전. 아이들의 손에 들린 꼬치와 튀김을 보며 우리 가족은 소파에 몸을 던졌다. 특별한 대화는 없었지만, 입안 가득 퍼지는 바삭함과 온기가 우리 사이의 빈칸을 충분히 채워주었다.
네 사람이 엉겨 붙어 누운 침대 위로, 이란의 눅눅하지만 다정한 밤이 깊어갔다.
- 욕조가 있는 스위트 룸을 선택해 보세요. 12월의 습한 기운을 뜨거운 온기로 씻어내기에 완벽합니다.
- 루동 야시장의 간식을 사와 현대적인 객실에서 즐겨보세요. 가족만의 가장 아늑한 만찬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