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여기 맞아?"
"맞을 거야. 역에서 2분 거리라며." 그가 눅눅한 5월의 공기를 가르며 대답했다. 습도 79퍼센트, 피부에 닿는 공기가 묵직한 솜이불처럼 몸을 짓눌렀다. 어디선가 짭조름한 바다 내음과 야생 생강꽃의 달콤한 향이 섞여 코끝을 스쳤다. "길이 너무 짧아서 당황스러워." 그가 중얼거렸을 때, 나는 말없이 Que Ke Hai Fu Lv Guan의 입구를 가리켰다. 목적지에 너무 빨리 도착했을 때의 묘한 허탈함, 하지만 그것이 우리 여행의 서막이었다.
무용함이 주는 안락함에 대하여
방 문을 열자마자 매끄러운 원목 마루의 서늘한 질감이 발바닥을 타고 전해졌다. 럭셔리 더블 스위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10평 남짓한 공간은 정갈한 현대적 감각으로 채워져 있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거실의 작은 소파에 몸을 던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한구석이 눅눅하게 풀리는 기분이었다. 창밖으로 스며드는 오후의 빛은 먼지 입자 하나하나를 금빛으로 물들이며 방 안을 느릿하게 유영했다. 냉장고 속 작은 병에 담긴 과일 식초를 컵에 따라 한 모금 마셨다. 혀끝을 찌르는 시큼함과 뒤이어 오는 은은한 달콤함이 5월의 끈적임을 씻어내렸고, 우리는 그 상태로 한동안 천장의 무늬를 세며 침묵을 공유했다. 특별한 대화는 없었지만, 서로의 숨소리가 같은 리듬으로 겹쳐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되었다.
욕실로 들어서자 꿀벌의 집을 닮은 육각형 타일들이 정교한 질서를 이루고 있었다. 록시땅 어메니티의 진한 허브 향이 좁은 공간을 밀도 있게 채웠고, 뜨거운 물을 틀자 하얀 김이 몽글몽글 피어올라 시야를 흐렸다. 욕조에 몸을 담그니 물의 무게가 지친 근육을 지그시 누르며 긴장을 해체했다. 피부에 닿는 물의 온도는 마치 누군가의 다정한 포옹처럼 포근했다. 특히 다가가면 삐삑 소리를 내며 스스로 열리는 자동 센서 비데는 마치 정중한 집사가 맞이하는 듯한 기분 좋은 생경함을 주었다. 기계적인 정확함이 주는 묘한 안도감이 이 현대적인 공간의 성격과 닮아 있었다.
저녁에는 루동 야시장에서 이것저것 주워 담아 돌아왔다. 10분 남짓한 거리, 시끌벅적한 시장의 소음과 기름진 냄새를 뚫고 다시 이 고요한 Que Ke Hai Fu Lv Guan의 방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일종의 안식처로 회귀하는 의식 같았다. 거실 테이블에 야시장 음식을 펼쳐놓고 차가운 맥주를 들이켰다. 캔을 딸 때의 경쾌한 소리가 정적을 깨웠고, 밖은 여전히 습하고 소란스러웠지만, 방 안의 공기는 적당히 서늘하고 안온했다. 서로의 입가에 묻은 소스를 닦아주며 웃던 그 찰나, 젖은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샴푸 향과 발가락 끝에 닿는 나무 바닥의 온기가 이번 여행의 정답임을 알려주었다. 거창한 로맨틱함보다는 이런 소소한 밀착이 우리를 더 가깝게 만들었다.
침대 옆 스탠드 조명이 은은하게 방 안의 모서리를 다독이고 있었다.
- 야시장에서 산 간식들은 꼭 거실 소파에서 나누어 드세요. 이 방의 낭만을 가장 잘 누리는 방법이니까요.
- 욕조에 따뜻한 물을 가득 채우고 록시땅 향기에 깊이 잠겨보세요.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을 느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