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동 역에 내리자마자 1월의 칼바람이 뺨을 때렸다.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섞인 공기는 폐부 깊숙이 서늘하게 스며들었다. Que Ke Tong Ma Ji Qin Zi Lv Guan의 문을 연 순간, 마치 원색의 물감 통이 쏟아진 것 같은 강렬한 색채들이 우리를 덮쳤다. 누가 먼저 당황하는지 내기를 했지만, 결국 우리 둘 다 멍청한 표정으로 로비 한복판에 박제되었다.
루동 야시장에서 공수해 온 튀김과 꼬치들이 1층 식당 테이블 위에 성벽처럼 쌓였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거운 김이 겨울의 냉기와 부딪혀 몽글몽글한 안개를 만들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기름진 고소함과 달콤한 소스의 조화. 묘사할 단어를 고르기보다, 바삭하게 씹히는 소리와 혀끝에 닿는 뜨거운 온기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2층 전동차 구역의 120미터 환형 트랙은 우리만의 서킷이 되었다. 좁은 플라스틱 시트에 몸을 구겨 넣자 쿰쿰한 고무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핸들에 무릎이 닿을 정도로 작은 차를 몰며 필사적으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 뒤에서 "너 운전 진짜 젬병이다"라는 친구의 낄낄거림이 들려왔다. 우리는 그 작은 장난감 차 안에서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레이서가 되었다.
에어하키 테이블 앞에서는 자존심 싸움이 시작됐다. 퍽이 벽에 부딪힐 때마다 '탁, 탁' 하는 날카로운 파열음이 정적을 깼다. 진 사람이 저녁 값을 내기로 한 전술적 도박이었지만, 결과는 나의 처참한 패배였다. 억울함보다 퍽을 밀어낼 때 손끝으로 전해지던 묵직한 진동이 더 기억에 남았다. 우리는 서로의 한심한 경기력을 비웃으며 배를 잡고 웃었다.
트리하우스 룸의 비스듬한 천장은 마치 비밀 기지에 들어온 기분을 줬다. 은은한 조명 아래 옅은 나무 향이 감돌았고, 몸을 적당히 눌러주는 두툼한 이불은 1월의 추위를 먼 나라 이야기로 만들었다. 특히 유리 칸막이로 된 욕조에 몸을 담그고 방 안을 내다볼 때의 그 묘한 개방감은 안락함의 정점이었다. 아무런 목적 없이 천장의 각도를 가늠하던 그 무용함이 꽤나 달콤했다.
3D 인터랙티브 볼풀장에 발을 들이자, 발밑에서 형형색색의 빛들이 파도처럼 일렁였다. 아이들이 모두 떠난 시간, 우리는 그 화려한 빛의 바다 한가운데에 정지 화면처럼 서 있었다. 어른이라는 정체성이 이 공간의 이질감과 충돌하며 묘한 해방감을 줬다. 빛의 움직임을 멍하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기분이었다.
모두가 잠든 밤, 우리는 금속제 대형 슬라이드 앞에 섰다. 몰래 계단을 오를 때마다 들리는 작은 발소리가 심장을 뛰게 했다. 등에 닿은 차가운 금속의 촉감에 소름이 돋았지만, 미끄러져 내려가는 속도는 상상 이상으로 짜릿했다. 짧은 비명과 함께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을 때, 구겨진 옷가지보다 먼저 터져 나온 것은 억눌렸던 웃음이었다.
다음 날 아침, 18도의 서늘한 공기가 창틈으로 스며들었다. 이란의 짙은 안개가 산등성이를 포근하게 덮고 있는 풍경이었다. 대단한 사건은 없었다. 하지만 Que Ke Tong Ma Ji Qin Zi Lv Guan에서 우리는 전동차를 탔고, 슬라이드를 탔으며, 배불리 먹었다. 그 단순한 행위들이 주는 충만함이 여행의 본질임을 깨달았다. 다시 이곳의 소란함 속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짐을 쌌다.
전동차 핸들을 꽉 쥐었던, 짧고 뜨거웠던 손바닥의 기억.
- 루동 야시장의 간식들을 사 와서 호텔 1층 식당에서 펼쳐놓고 먹어봐.
- 아이들이 없는 시간의 전동차 트랙은 어른들에게도 최고의 놀이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