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 Ke Lv Guan에서 보낸 엉뚱하고 무용한 기록들
- 루동 야시장까지의 빗속 행군. 10월의 이란은 공기부터가 눅눅하고 무거웠다. 우산 하나에 셋이 어깨를 맞대고 걷다 보니 왼쪽 어깨가 차가운 빗물에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 길가 포장마차에서 지글거리며 튀겨내는 지파이의 고소한 기름 냄새가 비릿한 흙내음과 섞여 코끝을 자극했다. 젖은 아스팔트 위로 루동의 네온사인들이 번진 물감처럼 길게 늘어진 풍경을 보며, 우리는 누가 더 많이 젖었는지 유치한 내기를 했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엉망진창으로 젖었지만, 서로의 몰골을 보며 터뜨린 웃음 덕분에 꽤 유쾌한 성공이었다.
- Que Ke Lv Guan의 무채색 미학 관찰.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것은 서늘한 회색빛의 로프트 스타일이었다. 노출 콘크리트 벽면의 거친 입자가 조명 아래서 도드라져 보였고, 무료 자전거 대여 서비스 안내문이 정갈하게 붙어 있었다. 하지만 그 건조한 공간 속에 놓인 침대는 완벽한 반전이었다. 몸을 눕히는 순간, 적당한 무게감으로 나를 눌러주는 매트리스와 피부에 닿는 바스락거리는 흰 시트의 쾌적한 감촉이 온몸을 감쌌다. 발코니 너머로 들려오는 규칙적인 빗소리를 들으며, 불필요한 것들이 걷어내진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깊은 잠에 빠져드는 성공을 거두었다.
- 아홉 칸의 일식 정식과 사진 전쟁. 죽곡의 식탁 위에 놓인 구궁격 나무 쟁반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세계 같았다. 정갈하게 담긴 생선과 채소들을 가장 완벽한 각도로 담아내기 위해, 우리는 15분 동안 의자를 옮겨 다니며 셔터를 눌러댔다. "조금만 더 왼쪽으로!"라는 외침이 반복되는 사이, 김이 모락모락 나던 생선구이는 미지근해졌고 밥알은 조금씩 굳어갔다. 결과적으로 식사는 미지근해졌지만, 그 무용한 정성을 쏟으며 함께 낄낄거린 시간의 온도는 충분히 따뜻했다.
- 북후사의 낙우송 아래서의 정적. 붉은빛이 서서히 스며든 낙우송들이 정갈하게 줄지어 서 있었다. 일본식 정원의 고요함 속에서 우리의 발소리만이 규칙적으로 울려 퍼졌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아무 말 없이 벤치에 앉아, 바람에 서걱거리는 잎사귀와 흐릿한 하늘의 경계를 바라봤다. 어떤 철학적인 깨달음이나 거창한 감동은 없었지만, 10월의 서늘한 바람이 뺨을 스치는 감각만이 선명하게 살아났다.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이 우리를 가장 편안하게 만들었다.
여행의 최종 성적표
가장 가치 있었던 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 있었던 시간이었다. 야시장의 소란스러운 소음은 금방 잊혔지만, Que Ke Lv Guan 방의 서늘한 콘크리트 벽과 대조되는 포근한 이불의 감촉은 오래도록 살결에 남았다. 완벽한 사진을 찍으려 애썼던 식사 시간은 우스꽝스러운 농담처럼 지나갔지만, 예상치 못한 정적이 가져다준 평온함은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계획했던 모험은 빗물에 씻겨 내려갔어도, 그 덕분에 우리는 서로의 젖은 어깨를 보며 더 깊이 밀착될 수 있었다.
밤늦게 켜진 호텔의 간판 불빛이 빗물에 번지고 있었다.
- 빗소리를 배경 삼아 야시장에서 갓 튀긴 지파이를 사서 침대 위에서 즐겨보길 권한다.
- 북후사의 낙우송 길을 걸을 때, 세상에서 가장 느린 걸음으로 걷는 내기를 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