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도시의 틈새에서 우리 가족이 온전히 숨 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1월의 이란은 눅눅한 바다 내음과 서늘한 공기가 피부에 닿아 끈적였다. 겉옷을 여며도 목덜미로 스며드는 한기에 아이들은 "너무 추워!"라며 투덜거렸지만, Que Ke Lv Guan의 로비에 들어선 순간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되었다. 강렬한 네온사인의 붉은 빛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발밑으로는 기하학적인 육각형 벌집 타일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캐리어 바퀴가 타일 위를 구르며 내는 경쾌한 마찰음이 로비의 정적을 기분 좋게 깨웠다. 차가운 노출 콘크리트와 무채색의 인더스트리얼 로프트 스타일은 언뜻 보면 정적이고 딱딱해 보였지만, 그곳에 짐 가방 세 개와 헝클어진 아이들의 머리카락, 그리고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재잘거림이 섞이자 공간의 온도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마치 무채색의 거대한 캔버스 위에 원색의 물감을 과감하게 쏟아부은 것처럼, 호텔의 정적은 가족이라는 소란스러운 생명력에 의해 기분 좋게 무너져 내렸다. 누군가에게는 차갑게 느껴질 이 무심한 넓이가 우리 가족에게는 어떤 제약도 없는 가장 완벽한 자유의 공간이었다.
아이의 작은 눈에 비친 이 공간의 가장 마법 같은 순간은 언제였을까
객실 문을 열자마자 둘째가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 "엄마, 여기 마법의 구멍이 있어!" 벽면에 촘촘하게 박힌 국제 규격의 만능 콘센트를 발견한 것이다. 아이에게 그것은 단순한 전원 공급 장치가 아니라, 세상의 모든 전자기기를 연결해 신비로운 힘을 끌어낼 수 있는 통로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빳빳하게 마른 하얀 시트의 서늘한 감촉과 함께 침대에 몸을 던지자, 밖에서 묻혀온 겨울의 습기가 씻겨 내려가며 포근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우리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무료 자전거를 빌려 타고 로동 야시장으로 향했다. 바퀴가 지면을 굴러가는 규칙적인 소리와 뺨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 그리고 시장 입구에서부터 풍겨오는 고소한 기름 냄새와 짭조름한 해산물 향이 아이들의 후각을 강렬하게 자극했다. 화려한 관광지보다 호텔 복도의 딱딱한 바닥에 발소리가 울리는 그 울림과, 전등 스위치를 껐다 켰다 하며 만드는 작은 빛의 유희에 더 열광하는 아이를 보며 깨달았다. 아이들에게 여행이란 거창한 풍경의 수집이 아니라, 낯선 공간에서 발견하는 사소하고 무용한 즐거움의 집합이라는 것을. 특히 객실 발코니에서 바라본 이란의 흐릿한 풍경은 아이들에게 마치 구름 속에 들어온 것 같은 환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짐을 꾸려 떠나는 길, 마음속에 깊게 각인된 잔상은 무엇일까
체크아웃을 하는 아침, 이란의 하늘은 여전히 옅은 안개에 싸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잠이 덜 깬 아이들이 서로의 옷소매를 꼭 붙잡은 채 Que Ke Lv Guan의 로비를 나설 때, 공기는 여전히 차가웠지만 마음만은 눅눅하지 않았다. 완벽하게 정돈된 고급 호텔의 매뉴얼 같은 서비스보다, 투박한 콘크리트 벽 사이에서 우리가 함께 만들어낸 소란스러운 웃음소리가 더 선명한 기억으로 남았다. 복도에서 뛰놀던 가벼운 발걸음, 침대 위에서 뒹굴며 나누었던 실없는 농담들, 그리고 거울 앞에서 서로의 삐져나온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정리해주던 짧은 순간들. 특별한 사건은 없었지만, 그저 함께 있었고 적당히 따뜻했으며 충분히 쾌적했다. 여행의 본질이 거창한 발견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와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라면, 이 투박하고 정직한 공간에서의 기록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었다. 다시 이곳을 찾는다면 그때는 아이들이 조금 더 컸을 것이다. 그때도 이 육각형 타일 위를 조심스레 걷는 게임을 하며 함께 웃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다음의 계절이 기다려졌다.
창가에 맺힌 투명한 물방울 하나가 느릿하게 궤적을 그리며 흘러내렸다.
- 로동 야시장의 활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호텔에서 도보로 가볍게 산책하며 골목을 탐색해 보세요.
- 1월의 이란은 바람이 매섭기에 아이들을 위한 가벼운 경량 패딩과 포근한 목도리를 꼭 챙기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