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이란은 습기를 머금어 묵직하지만, 그 사이를 가르는 공기는 유리알처럼 투명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초록의 물결이 눅눅한 바람을 타고 밀려왔다. 뒷좌석에서 막내가 뜬금없이 물었다. "아빠, 온천은 땅속 어디서 나오는 거예요?" 정답보다는 호기심이 앞선 질문. 나는 잠시 망설이다 답을 찾지 못했고, 아내는 그저 창밖의 짙은 녹음을 보라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정답 없는 질문들이 둥둥 떠다니는 차 안은 적당히 소란스러웠고, 그 소음마저 여행의 일부처럼 포근했다.
Que Ke Lv Guan에 도착했을 때, 우리를 맞이한 로비는 꾸밈없이 담백했다. 화려한 장식보다는 직선의 실용성이 돋보이는 공간, 과장되지 않은 그 정직함이 낯선 여행지에서 묘한 안도감을 주었다. 짐을 풀고 들어선 객실은 생각보다 층고가 높았다. 누군가에겐 그저 텅 빈 여백이었겠지만, 우리 가족의 커다란 짐가방 네 개가 제멋대로 흩어져 있어도 숨이 막히지 않을 만큼 쾌적한 넓이였다. 9월의 오후 볕이 창가에 길게 누워 낮잠을 청하고 있었다.
우리가 함께 발견한 다섯 가지 조각들
1. 무료 대여 자전거: 쇠 냄새가 섞인 차가운 핸들의 감촉과 페달을 밟을 때마다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삐걱거리는 기계음. 뺨을 스치는 선선한 바람이 눅눅한 피부를 식혀줄 때, 첫째가 가장 먼저 "빨리 가자!"라고 외치며 앞장서서 페달을 밟았다.
2. 콘크리트 질감의 객실: 뉴욕의 로프트 스타일을 닮은 거친 회색 벽면과 그와 대비되는, 몸을 깊숙이 감싸 안는 포근한 침구의 촉감. 높은 천장 덕분에 작은 기침 소리조차 낮은 울림이 되어 돌아오는 고요함 속에서, 아내가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며 "여기서 그냥 계속 누워있고 싶다"고 중얼거렸다.
3. 구궁격 일식 정식: 아홉 개의 작은 그릇이 정갈하게 놓인 나무 쟁반의 단단한 질감. 혀끝에 닿는 생선회의 서늘한 온도와 갓 지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의 온기가 입안에서 교차하는 감각. 막내가 젓가락으로 가장 작은 그릇의 반찬을 조심스레 가리키며 "이건 무슨 맛이야?"라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
4. 북후사의 낙우송: 겹겹이 쌓인 짙은 초록의 잎사귀들이 만든 천연 지붕과 코끝을 찌르는 눅눅하고 진한 흙 내음. 바람이 불 때마다 나뭇잎들이 서로의 몸을 비비며 내는 바스락거리는 속삭임. 나는 그 정적 속에 깃든 깊은 평온함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가만히 눈을 감았다.
5. 체크 인 네온사인: 해 질 녘 보랏빛과 남색이 뒤섞인 하늘 아래 유독 선명하게 빛나던 글자들의 잔상. 여행의 끝자락에서 다시 마주한 그 빛의 온기는 마치 "이제 돌아와도 좋다"고 말하는 신호처럼 느껴졌고, 아이들이 동시에 "저기다!"라고 외치며 환하게 웃으며 달려갔다.
아이의 잠든 얼굴 위로 9월의 옅은 금빛 햇살이 내려앉아 있었다.
- Que Ke Lv Guan의 무료 자전거를 빌려 동산하 생태녹주의 강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달려보길 권한다.
- 북후사의 정원과 낙우송 사이를 걸으며, 아무런 말 없이 서로의 발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가져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