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의 질서가 머무는 바닥
육각형 세라믹 타일. 흑과 백의 조각들이 정교한 퍼즐처럼 맞물려 로비의 전면을 메우고 있다. 매끄럽게 구워진 유약 표면 위로 은은한 전구색 조명이 얇은 막처럼 번지며, 그 위를 구르는 캐리어의 바퀴 소리가 경쾌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맨발에 닿았을 때 느껴질 법한 서늘하고 단단한 촉감, 그리고 빈틈없이 서로의 모서리를 양보하며 하나의 거대한 면을 완성하고 있는 그 기하학적인 질서는 낯선 여행지에서 느끼는 묘한 안도감을 준다.
낯선 각도가 주는 안도감에 대하여
"여기 인테리어, 생각보다 훨씬 감각적이네."
상대방이 고개를 들어 천장의 거친 노출 콘크리트와 직선적인 조명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나는 손바닥에 전해지는 캐리어 손잡이의 서늘한 감촉을 느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마치 세련된 공장에 온 것 같아. 너무 차갑게 느껴지지는 않아?"
"아니, 오히려 좋아. 우리가 지금 이 낯선 곳에 함께 있다는 게 더 선명하게 느껴져서."
상대방은 대답과 동시에 내 옆으로 한 걸음 더 다가왔다. 6월의 이란은 공기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젖은 수건처럼 온몸을 감싸 안았고, 습기를 머금은 옷감이 서로의 어깨에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하지만 그 불쾌함마저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질 만큼, 맞닿은 체온은 다정했다. 우리는 Que Ke Lv Guan 카운터 직원의 친절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뒤로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좁은 폐쇄 공간 속에는 오직 우리 두 사람의 고요한 숨소리와 낮은 기계음만이 공명하고 있었다.
"침대가 정말 편했으면 좋겠다. 오늘 생각보다 많이 걸었잖아."
"그러게. 역에서 내려서 정말 금방 도착했네. 효율적인 동선이라 마음에 들어."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특별한 정답이 없는 대화였지만, 그 사이를 메우는 적당한 공백과 낮은 목소리들이 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었다.
서로의 모서리를 맞추는 시간
체크아웃을 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로비에서 보았던 그 육각형 타일들이 떠올랐다. Que Ke Lv Guan의 공간은 불필요한 장식을 과감히 걷어낸 로프트 스타일이었기에, 화려함보다는 정갈함이 주는 위로가 더 컸던 곳이었다. 객실의 발코니 너머로 보이던 이란의 나른한 풍경과, 몸의 곡선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던 침구의 감촉은 지친 여행자의 마음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특히 호텔에서 제공하는 무료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이용해 좁은 골목길을 누비며 마주했던 이름 모를 들꽃들의 향기와 눅눅한 바람은 지금도 코끝에 생생하다.
6월의 이란은 변덕스러운 소나기가 일상이었다. 역에서 호텔로 향하던 짧은 길 위로 갑작스럽게 쏟아진 비를 피해 우리는 좁은 우산 하나를 나누어 썼다. 어깨 한쪽이 속절없이 젖어 들어갔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좁은 우산 아래서 서로의 호흡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으니까. 근처 시장에서 사 온 노란 망고의 과육은 지나치게 달콤했고, 입술 끝에 남은 그 끈적한 단맛은 한동안 사라지지 않은 채 우리의 기억 속에 각인되었다.
우리는 어쩌면 서로 다른 모양의 조각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호텔의 타일들처럼, 우리는 서로의 날카로운 모서리를 조금씩 깎아내며 가장 편안하게 맞물리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거창한 사건은 없었지만, 적당한 온도의 에어컨 바람 아래 나란히 누워 창밖으로 흐르는 대만의 일상을 관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무용한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비로소 하나의 기억이 된다는 것을, 그 정갈한 무채색의 공간 속에서 깨달았다. 다시 그곳에 가게 된다면, 그때는 지금보다 조금 더 느린 보폭으로, 서로의 속도를 맞추며 걷고 싶다.
창가에 놓인 빈 망고 접시 위로 오후의 햇살이 길게 누워 있었다.
- 루동 야시장의 활기찬 소란함을 즐긴 뒤, 호텔의 정적 속으로 돌아오는 경로를 추천한다.
- 6월의 이란은 매우 습하므로, Que Ke Lv Guan의 쾌적한 실내 온도와 무료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