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의 우리에게. 4월의 이란은 생각보다 더 투명하고 파랬어. 서로의 게으름을 비웃으면서도, 사실 우리 모두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푹 눕고 싶었지. 살결에 닿던 미온수의 나른함과 눅눅하게 감겨오던 바람의 온도가 여전히 기억나길 바라.
5년 뒤에도 선명하게 남을 네 가지 장면
반노천탕의 찰나적인 온도 차. 쾌적한 에어컨 바람이 감도는 방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선 순간, 4월의 서늘한 공기가 피부를 날카롭게 스쳤어. 하지만 곧바로 뜨거운 물속으로 몸을 밀어 넣었을 때 느껴진 묵직한 온기는 마치 온몸의 긴장을 녹여내는 따뜻한 포옹 같았지. "누가 먼저 잠들까?" 내기를 했지만, 결국 10분 만에 모두가 깊은 잠에 빠져들었던 그 평화로운 패배가 기억나. 쏴아아, 물 채우는 소리가 정적을 메우던 그 순간의 안도감 말이야.
수평선과 거북이 섬의 경계. Jiao Xi Jing Quan Feng Lv의 옥상 인피니티 풀에 누워 있으면, 하늘의 파란색과 풀장의 파란색이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 구분되지 않았어. 쨍한 햇살이 수면 위에서 잘게 부서지고, 코끝에는 옅은 소독약 냄새와 시원한 바람이 스쳤지. 멀리 보이는 거북이 섬을 보며 정말 거북이 모양인지 한참을 다퉜지만, 결국 아무도 결론을 내지 않았어. 그저 물 위에 떠서 끝없는 파란색에 잠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아침 식탁의 짭조름한 바다 맛. 호텔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마주한 정갈한 조식, 갓 조리된 생선 요리의 고소한 향이 아침의 잠을 깨웠어. 젓가락 끝에 걸리는 단단한 생선 살의 식감과 입안 가득 퍼지는 진한 바다의 풍미가 일품이었지. "배불러서 더 못 먹겠어"라고 말하면서도 젓가락을 멈추지 못했던 우리의 솔직한 식욕, 그리고 창가로 쏟아지던 부드러운 오전의 빛이 떠올라.
해피아워의 레드 와인과 무용한 수다. 와인 잔이 부딪치는 맑은 소리와 함께 서로의 엉뚱한 선택들을 깎아내리던 시간. 쌉싸름한 레드 와인의 향보다 더 진했던 건 우리의 실없는 농담들이었지. 호텔의 오렌지색 격자 외관이 노을빛에 물들어갈 때, 우리는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라는 사실에 합의했어. 그 무용한 시간이 우리 사이의 빈틈을 다정하게 메워주었지.
5년 뒤 이 기록을 다시 열었을 때
아마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잊었겠지만, 유안산 산길을 따라 흩날리던 하얀 통화꽃의 잔상은 선명할 거야. Jiao Xi Jing Quan Feng Lv의 푹신한 침대에 몸을 던졌을 때의 안락함과, 베개 메뉴판에서 고민 끝에 고른 기억력 베개의 적당한 단단함이 우리를 포근하게 감싸 안았지. 우리는 여행 내내 효율성을 따지지 않았어. 역에서 호텔까지 걷는 10분 동안 길가에 핀 이름 모를 풀꽃을 관찰했고, 젖은 가운을 입고 복도를 낄낄거리며 걷던 그 눅눅한 공기를 즐겼어. 무용한 것들이 주는 즐거움이야말로 여행의 본질이라는 것을, 우리는 서로를 비웃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깨달았지. 굳이 힘내라고 말하지 않아도, 그냥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할 수 있었던 그 투명한 공기가 사무치게 그리울 것 같아.
눅눅한 가운 끝에 묻어있던 온기와 우리의 낮은 웃음소리.
- 옥상 인피니티 풀은 거북이 섬이 가장 선명하게 보이는 정오 무렵에 이용할 것.
- 4월 말에 방문한다면 유안산의 통화꽃 켄킹 코스를 천천히 걷는 것을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