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객실 문을 열자마자 폭신한 카펫 위로 몸을 던졌다. 하얀 발가락이 보드라운 올 속으로 푹 파묻히는 감촉이 좋았는지 아이는 한참을 뒹굴었다. "엄마, 뜨거운 물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 호기심 어린 눈망울이 나를 향했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땅속 깊은 곳, 지구의 뜨거운 심장이 밀어 올린 물이라고 설명해주자 아이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다시 한번 몸을 굴렸다. 아이의 웃음소리가 공기 중에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평화로운 오후였다.
Cun Que Guo Ji Wen Quan Jiu Dian의 탄산수소염천에 몸을 깊숙이 담갔다. 피부 위에 비단 한 겹을 얇게 덧바른 듯 매끄러운 감촉이 전신을 감쌌다. 뜨거운 온기가 목덜미까지 차오르자, 팽팽하게 조여졌던 마음의 매듭이 스르르 풀리며 비로소 숨이 깊어졌다.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강박도, 누군가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없는 시간. 그저 물의 무게에 몸을 맡긴 채 가만히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영혼까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5층 클럽 수영장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날카롭고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튀어 오르는 물방울들이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흩어지고, 간간이 들리는 짧은 비명 섞인 환호성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소란스러웠지만 싫지 않았다. 누군가의 휴식이 정적 속에 있다면, 나의 휴식은 이 생동감 넘치는 소음 속에 있었다. 젖은 발바닥이 매끄러운 타일 바닥에 닿을 때마다 쩍쩍 소리가 났고, 습한 공기 속에는 옅은 소독약 냄새와 아이들의 땀 냄새가 섞여 있었다.
23층 이스트 투애니쓰리에서 마주한 가이세키 요리는 하나의 예술 작품 같았다. 정갈하게 놓인 접시들이 순서대로 등장할 때마다, 다음에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기대하는 설렘이 차올랐다. 입안에서 천천히 퍼지는 식재료의 섬세한 질감과 깊은 풍미가 혀끝에 정확히 각인되었다. 낯선 음식 앞에서 잠시 망설이던 아이는 어느새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젓가락을 움직였고, 결국 접시를 깨끗이 비워냈다. 맛의 층위가 겹겹이 쌓이는, 밀도 높은 식사였다.
9월의 이란 하늘은 투명한 유리알 같았다. 23층 창가에서 내려다본 도시는 낮게 고요해져 고요했다. 해가 뉘엿뉘엿 지면서 하늘은 옅은 보라색과 오렌지색이 뒤섞인 묘한 빛깔로 물들었다. 270도로 펼쳐진 란양 평원의 야경이 하나둘 불을 밝히기 시작했고, 빛과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는 시간 속에서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이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적당한 거리감이 오히려 편안했다. 특별한 풍경을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이미 충분한 풍경 속에 있었다.
보석 욕조에 소금 결정체를 한 줌 넣었다. 투명한 물속에서 하얀 결정들이 천천히 녹아내리는 과정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목욕 후 두툼한 호텔 가운을 걸치자, 묵직한 면의 질감이 몸을 포근하게 눌러주었다. 소매가 길어 손끝이 살짝 가려지는 그 사소한 불편함조차 다정하게 느껴지는 밤. Cun Que Guo Ji Wen Quan Jiu Dian이 주는 이 무용한 안락함이 사실은 가장 필요한 위로였음을 깨달았다.
모두가 잠든 깊은 밤, 넓은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아이들의 고른 숨소리가 리듬감 있게 방 안을 채웠고, 천장의 은은한 호박색 조명 아래서 서로의 체온이 겹쳐졌다. 내일은 어디를 가고 무엇을 먹을지 계획하지 않았다. 그저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숨 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의 빈 곳이 꽉 차오르는 밤이었다.
젖은 머리카락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비누 냄새가 포근했다.
- 아이들과 함께라면 5층 클럽 시설의 수영장과 놀이 공간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 23층 가이세키 석식은 예약이 필수적이며, 란양 평원의 야경을 감상하며 느긋하게 맛을 음미하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