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눈에 펼쳐진 거대한 비밀 성
육중한 셔터가 덜컥 소리를 내며 내려앉는 순간,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우리만의 비밀 기지가 완성되었다. Zheng Yi Jing Dian Qi Che Shang Wu Lv Guan의 문을 열자마자 아이는 메고 있던 가방을 바닥에 내팽개치고 거실 한복판으로 돌진했다. 어른의 눈에는 그저 '공간 효율이 좋은 넓은 방'이었겠지만, 아이에게 이곳은 정복해야 할 거대한 성이었다. 매끄러운 바닥 위로 아이의 작은 발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고, 코끝에는 갓 세탁한 시트의 보송보송한 면 향기가 스쳤다. 따스한 노란빛 조명이 방 안을 감싸 안아 포근함을 더했다. 침대 끝에서 끝까지 몇 번이고 왕복하며 영토의 크기를 가늠하던 아이가 숨을 헐떡이며 멈춰 섰다. "엄마, 방이 너무 넓어서 다리가 아파!" 1월의 타이둥 공기는 밖에서는 쌀쌀했지만, 방 안은 적당히 미지근한 온기가 감돌아 안락했다. 아이는 이제 소파 위를 굴러다니며 자신만의 왕국을 확장하기 시작했고, 그 천진난만한 움직임에 방 안의 공기마저 함께 들뜬 듯했다.
욕조라는 이름의 작은 바다와 아침의 모험
아이가 발견한 최고의 보물은 욕실에 숨어 있었다. 성인 한 명이 들어가도 넉넉할 만큼 거대한 욕조를 본 아이는 그것을 단숨에 '개인 수영장'이라 명명했다. 따뜻한 물을 가득 채우자 하얀 김이 몽글몽글 피어올라 욕실 천장을 뿌옇게 덮었고,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피부에 쫀득하게 달라붙었다. 아이는 물속에서 팔다리를 휘저으며 "여기는 진짜 바다야!"라고 외치더니,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물속에 물고기가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자세히 보니 물고기가 아니라 자신의 통통한 발가락이었다. 그 엉뚱한 발견에 우리는 한참을 웃었다. 물의 온도는 딱 기분 좋은 미온수였고, 피부에 닿는 감촉은 비단처럼 매끄러웠다.
다음 날 아침, 조식 뷔페는 또 다른 탐험지였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죽의 구수한 향과 신선한 과일의 달콤한 내음이 어우러져 식욕을 자극했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음식들은 1월의 서늘한 기운을 밀어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차가운 과일의 과즙이 입안에서 톡 터질 때마다 잠들어 있던 감각들이 깨어나는 기분이었다. 직원이 아이의 접시에 과일을 더 얹어주며 다정하게 웃어줄 때, 아이는 입가에 잼을 묻힌 채 "여기 계속 살고 싶어"라고 중얼거렸다. 무언가를 소유하고 싶어 하는 아이의 순수한 욕심이 이 공간의 안락함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졌다.
작은 숨소리가 잦아든 밤의 고요
아이들이 지쳐 잠든 밤, 방 안에는 비로소 밀도 높은 고요가 찾아왔다. 소란스러웠던 낮의 잔상들이 구겨진 침대 시트 사이에 조용히 내려앉았다. 나는 창문을 아주 조금 열어 1월의 타이둥 바람을 초대했다. 태평양의 짠 기운이 섞인 서늘한 바람이 틈새로 스며들어 뺨을 스쳤다. 온도는 18도쯤 되었을까. 춥게 느껴질 법한 온도였지만, 두툼하고 부드러운 호텔 가운을 걸치고 있으니 오히려 정신이 맑아지는 쾌적함이 느껴졌다. 밖은 짙은 어둠에 잠겼고, 멀리 숲 공원의 나무들이 바람에 몸을 비비는 희미한 소리가 파도 소리처럼 들려왔다.
침대에 몸을 눕히자 서늘하면서도 매끄러운 시트의 감촉이 몸을 감쌌다. 낮 동안의 소음이 사라진 자리를 채운 것은 아이들의 규칙적인 숨소리뿐이었다. 생각해보면 가족 여행이란 늘 이런 식이다. 계획했던 우아한 휴식은 사라지고, 예상치 못한 소란과 작은 사고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 하지만 그 무질서함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그 소란함 덕분에 Zheng Yi Jing Dian Qi Che Shang Wu Lv Guan에서의 시간이 더 입체적으로 느껴졌다. 억지로 무언가를 깨달으려 애쓰지 않아도, 그저 함께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겨울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온기에 기대어 깊은 잠 속으로 고요히 머무했다.
아이의 작은 손이 내 옷자락을 꼭 잡고 있었다.
- 아이와 함께라면 넓은 욕조에 거품 입욕제를 풀어 보글보글한 거품 바다를 만들어주세요.
- 조식 후 가까운 숲 공원을 천천히 산책하며 1월의 청량한 공기를 깊게 마셔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