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이라는 가장 솔직한 신호
9월의 타이둥은 공기부터가 달랐다. 낮 동안 달궈졌던 대지가 식으며 뿜어내는 눅눅한 흙 내음과 풀향기가 코끝을 스쳤고, 바람은 피부에 닿을 때마다 기분 좋게 서늘한 온도를 유지했다. Na Lu Wan Da Fan Dian에서 자전거를 빌려 산해 철마 보도로 나섰을 때, 우리는 그것이 마치 미지의 세계를 향한 위대한 탐험이라도 되는 양 들떠 있었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발견한 것은 길을 잘못 들어 도착한 이름 모를 둑길과, 그곳에서 무심하게 되새김질을 하던 느릿한 소들의 무리뿐이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 종아리는 묵직하게 당겨왔고 셔츠는 땀으로 옅게 젖어 몸에 감겼다. 로비의 선명한 오렌지색과 초록색의 강렬한 대비가 시야에 들어왔을 때, 누군가 아주 담담하게, 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무게감으로 말했다. 배고프다고.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시내의 남북 교자관으로 향했다. 갓 쪄낸 만두 몇 판과 바삭한 튀김, 그리고 냉기가 서린 맥주 몇 캔이 비닐봉지에 담겨 객실로 들어왔다. 계획에 없던 야식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중요한 목적처럼 느껴졌다.
육즙과 함께 씹어 삼킨 무용한 농담들
"야, 아까 거기서 왼쪽으로 갔어야 했다니까. 내 기억이 정말 정확해."
침대 위에 신문지를 넓게 펴고 만두를 늘어놓자, 친구 하나가 젓가락으로 만두피를 툭툭 치며 억울하다는 듯 주장했다. 나는 캔맥주의 고리를 당겼다. '칙'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하얀 김이 피어올랐고, 나는 낄낄거리며 대답했다.
"네 기억이 그렇게 정확했다면 우리가 지금쯤 호텔 야외 수영장에서 발을 담그고 있었겠지. 둑길에서 소들이랑 눈싸움하는 대신에."
다들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젓가락으로 집어 올린 만두피는 쫄깃했고, 그 속은 여전히 뜨거웠다. 입안 가득 퍼지는 진한 육즙과 짭조름한 풍미가 자전거를 타며 소진했던 에너지를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채워주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발코니 문을 살짝 열어두었다. 9월의 밤공기가 방 안으로 밀려 들어왔고, 창밖으로는 중앙산맥의 능선이 짙은 보라색으로 고요해져 있었다. 산 전망이 보이는 Na Lu Wan Da Fan Dian의 넓은 객실은 우리 넷이 뒹굴기에 충분했다.
"근데 여기 침대 진짜 넓다. 그냥 여기서 퇴사하고 살고 싶어."
과장 섞인 찬사가 오갔지만, 사실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푹신한 매트리스와 바스락거리는 깨끗한 시트의 감촉이 주는 안락함이 얼마나 달콤한지를. 우리는 서로의 멍청했던 선택들을 놀려대며, 조금씩 식어가는 만두를 천천히 씹어 삼켰다. 그 무용한 대화들이야말로 여행이 주는 가장 큰 사치였다.
포만감이 데려다준 깊은 정적
비닐봉지는 비워졌고, 대화의 밀도도 서서히 낮아졌다. 누군가 크게 하품을 했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각자의 자리를 찾아 누웠다. 객실의 조명을 낮추자 에어컨의 낮은 웅웅거림이 배경음악처럼 깔렸고,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복도의 발소리가 오히려 마음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혔다. 9월의 밤은 깊었고, 창밖 타이둥의 투명한 하늘에는 별들이 무심하게, 하지만 찬란하게 박혀 있었다. 더 이상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도, 어디론가 가야 한다는 조바심도 없었다. 그저 배가 부르고, 몸은 따뜻하며, 곁에는 말이 통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억지로 의미를 찾을 필요도 없었다. 그냥 좋았으니까 좋았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베개에 닿은 뺨의 온도가 딱 적당한 밤이었다.
- 남북 교자관의 육즙 가득한 만두와 차가운 맥주 조합을 추천합니다.
- 호텔에서 자전거를 빌려 산해 철마 보도의 서늘한 바람을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