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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발가락이 닿은 따뜻한 물결

08:00, 식탁 위로 쏟아지는 아침의 소란

타이둥의 12월 아침 공기는 뺨을 기분 좋게 스치는 서늘함을 품고 있었다. 식당으로 내려가는 복도, 둘째 아이가 내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온천은 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거냐고 천진하게 물었다. 정답을 알 리 없는 나는 그저 뜨거운 물이 땅속에서 솟아오르는 거라고 적당히 둘러댔다. 조식 뷔페 홀에 들어서자 갓 지은 밥 냄새와 진한 커피 향이 섞여 코끝을 간지럽혔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해산물 죽 한 숟가락을 입에 넣으니, 타이둥의 흙과 바다가 응축된 짭조름한 풍미가 혀끝에 부드럽게 감겼다. 첫째는 욕심껏 요거트 컵을 세 개나 챙겼고, 둘째는 말랑말랑한 두부 푸딩의 촉감이 재미있는지 접시 위에서 그것을 굴리며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진한 갈색빛으로 졸여진 홍차 달걀의 껍질을 까는 아이들의 분주한 손길, 그리고 하얀 컵 속에 담긴 로셀 커피의 강렬한 붉은 빛깔이 무채색의 겨울 아침을 화사하게 물들였다. 아이들이 서로 더 많이 먹겠다며 투닥거리는 소리가 식당 안을 가득 채웠지만, 그 소란함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가 지금 이곳에 함께 있다는 사실을 가장 생생하게 증명하는 행복한 신호처럼 느껴졌다. 적당히 배를 채우고 나니 오늘의 구체적인 일정 같은 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이 소란스러운 평화 속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했다.

14:00, 심해의 품에 안긴 고요한 휴식

밖은 19도의 겨울바람이 매섭게 불어와 젖은 몸으로 나오면 금방 한기가 들이닥칠 날씨였다. 하지만 Na Lu Wan Yin He Jiu Dian의 심해수 수영장은 그런 외부의 추위를 완전히 잊게 만드는 마법 같은 공간이었다. 물속으로 천천히 몸을 밀어 넣는 순간, 피부 위에 아주 얇은 비단 한 겹을 바른 듯 미끄럽고 매끄러운 촉감이 전신을 감쌌다. 마그네슘과 칼슘, 칼륨이 풍부하게 녹아 있다는 안내 문구가 머릿속을 스쳤지만,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지식보다는 내 몸을 묵직하게 지탱해 주는 물의 밀도였다. 그때, 정적을 깨고 둘째가 물속에서 짧은 비명을 질렀다. 물고기가 나타났다며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모두가 놀라 쳐다봤지만, 정작 아이가 가리킨 것은 자신의 통통한 발가락이었다. 우리는 동시에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고, 그 웃음소리는 수영장 천장을 타고 맑게 공명했다. 아이들이 작은 파도를 일으키며 물장구를 치는 동안, 나는 가만히 물 위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짠 기운이 섞인 물이 귓가를 덮자 세상의 모든 소음이 일순간 차단되고, 오직 나의 심장 박동 소리만이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무거운 물의 무게가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나를 안아주는 느낌. 굳이 무언가를 성취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저 부유하는 것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었다면 나는 이미 완벽한 목적지에 도착한 셈이었다.

19:00, 눅눅한 살냄새와 안도의 시간

물놀이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아이들을 씻겼다. 욕실에 비치된 로션을 아이들의 작은 팔다리에 펴 바르자, 매끄러운 제형이 피부 속으로 빠르게 스며들며 보들보들한 감촉을 남겼다. 젖은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은은한 샴푸 향과 아이들의 눅눅한 살냄새가 섞여 방 안 가득 포근하게 퍼졌다. 첫째는 이미 침대 위에 대자로 뻗어 깊은 잠의 입구로 들어가고 있었다. 호텔 침구 특유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아이의 숨소리는 점점 더 깊고 일정해졌다. 우리는 거창한 만찬 대신 현지에서 산 간단한 음식들을 나누어 먹었다. 화려한 맛은 아니었지만, 적당한 피로감과 허기가 더해진 상태에서 먹는 음식은 언제나 정직하고 달콤했다. 창밖으로는 타이둥의 짙은 어둠이 서서히 내려앉고 있었고, 방 안의 조명은 낮게 깔려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이들이 하나둘 잠들기 시작하자, 낮 동안의 소란함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에 묘한 정적이 찾아왔다. 낮의 기억들이 고요해지고 오직 서로의 숨소리만 남은 이 시간, 그 정적이 주는 안도감은 생각보다 컸다. 더 이상 짐을 챙겨 어디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 그 단순한 진실이 나를 더없이 편안하게 만들었다.

22:00, 오직 우리만을 위한 작은 우주

아이들이 완전히 깊은 잠에 빠진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온전한 나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작은 스탠드 조명 하나만 켜둔 채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낮에 Na Lu Wan Yin He Jiu Dian 수영장에서 느꼈던 그 미끄러운 물의 감각이 여전히 피부 끝에 잔상처럼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아내와 낮은 목소리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년에는 또 어디로 떠날지, 아까 둘째가 자신의 발가락을 보고 놀랐던 순간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웠는지 같은, 지극히 사소하고 무용한 이야기들이었다. 하지만 그 무용한 대화들이 공기 중에 둥둥 떠다니는 시간이 가장 소중했다. 굳이 결론을 내릴 필요도, 어떤 의미를 찾아내려 애쓸 필요도 없는 대화. 우리는 그저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공기를 공유하고 있었다. 12월의 타이둥, 이 낯선 도시의 호텔 방에서 우리는 아주 작지만 단단한 평화를 나누고 있었다. 내일이면 다시 아이들의 활기찬 소란함 속에 던져지겠지만, 지금 이 순간의 고요함은 내일을 기쁘게 견디게 할 정서적 비축분이 될 것이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별거 없는 하루였지만, 그래서 더 완벽했다고. 다시 이곳에 돌아와 이 고요를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아이의 젖은 머리카락 냄새가 방 안에 여전히 포근하게 머물러 있었다.

  • 심해수 수영장의 미끄러운 촉감을 온전히 느끼려면 오후 4시쯤, 빛이 낮게 깔릴 때 들어가 보길 권한다.
  • 조식의 로셀 커피는 색이 무척 예쁘니, 하얀 컵에 담긴 붉은 빛을 가만히 관찰하며 아침을 시작해 보자.

근처 맛집 & 명소

칠리샹 군만두

타이둥시 정치로 385골목 7호에 있는 30년이 넘은 로컬 분식 노포입니다. 주먹만 한 대형 군만두가 시그니처로 바삭한 겉과 부드러운 속, 넉넉한 소에 집제 달콤매콤 소스가 어우러집니다. 루웨이(양념 조림) 간식도 함께 내며 가격은 착해 군만두 한 개 25위안, 줄이 흔합니다. 정치로·난징로 교차로 골목에 있어 매장 식사와 포장 모두 가능합니다.

80 미식

난베이 만두집

타이둥시 허핑가 117호의 40년이 넘은 로컬 노포입니다. 얇고 탱글한 거대한 찐 만두가 시그니처로 속이 가득하고 육즙이 넘치며, 삶은 만두·볶음면·볶음·가정식 요리도 함께합니다. 손글씨 메뉴로 주문, 소스는 셀프, 매운맛을 좋아하면 집제 '바오피 라자오'(껍질 벗긴 고추)를 추천합니다. 2층 매장은 거의 만석이고 점심 11~14시·저녁 17~20:30, 평균 약 400위안입니다.

90 미식

카즈어 만새기 특산미식

타이둥 성공향 다둥로 115호에 있는 현지 도라도(광어와 비슷한 흰살생선) 테마의 창의 분식집입니다. 루러우판·굴전·생선 수프·생선 튀김·물만두 등 대만 요리에 도라도를 녹여 넣어 가격 착고 향토색이 강합니다. 오래된 대만+원주민 요소를 섞은 활기찬 인테리어, 타이완 루러우판 페스티벌 추천·푸드 프로그램 소개로 성공향 필식 명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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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얀나무 쌀국수

타이둥시 중화로 1단에 있는 50년이 넘은 노포로 미타이무(얇은 쌀국수)가 시그니처입니다. 집제 고추기름·황금 김치·바삭한 도라도 튀김 같은 반찬이 인기이며 매장이 넓어 피크 시간에도 회전이 빠릅니다. 냉방은 없지만 국물이 깔끔하고 옛맛이라 타이둥 필식 리스트에 빠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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