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에 맺힌 작은 성에를 손가락으로 천천히 문질렀다. 1월의 타이중은 생각보다 건조했고, 그 덕분에 공기는 유리알처럼 투명했다. Tai Zhong Zhong Xin Jin Yu Jin Xiang Jiu Dian의 로비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나를 맞이한 것은 적당한 무게감을 가진 정적이었다. 매끄러운 대리석 바닥 위로 캐리어 바퀴가 구르는 소리가 규칙적인 박자로 울려 퍼졌고, 우리는 서로의 보폭을 억지로 맞추려 애쓰지 않은 채 그저 나란히 걸었다. 품진루 객실의 문을 열자 차분한 베이지색 톤의 가구들이 낮은 조명 아래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화려함보다는 단정함에 가까운 그 공간은 마치 잘 정돈된 휴식처 같았다. 발바닥에 닿는 카펫의 푹신한 촉감이 긴장을 완화해주었고, 침대에 몸을 던지는 순간 시트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기분 좋게 스쳤다. 퀸 사이즈 침대는 두 사람이 눕기에 충분히 넉넉했고, 우리 사이의 작은 빈 공간에는 그동안 나누지 못한 무거운 말들이 고요하게 놓여 있었다. 방 한쪽에 놓인 단순한 디자인의 책상 위, 커피 포트와 찻잔의 매끄러운 감촉이 손끝에 닿을 때마다 현실의 소음이 조금씩 멀어졌다. 욕조에 따뜻한 물을 채우며 물이 차오르는 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피부에 닿는 온도가 딱 적당해질 때쯤, 세상의 모든 소란이 사라지고 오직 나만의 시간이 시작되는 기분이 들었다. 옥상 수영장으로 향하는 길은 짧았지만, 뺨을 때리는 차가운 겨울바람은 정신을 맑게 깨웠다. 하지만 따뜻한 물속으로 몸을 밀어 넣는 순간, 그 날카로운 감각은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수면 위로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하얀 김이 우리의 얼굴을 가렸고, 서로의 표정이 보이지 않기에 오히려 마음은 더 편안해졌다. 우리는 물속에서 가만히 떠 있었다. "그냥 이렇게 누워있는 게 이번 여행의 유일한 목적이었던 것 같아"라고 나직이 읊조리자, 상대는 대답 대신 내 손가락 사이로 자신의 손가락을 깊게 얽어왔다. 사우나의 뜨거운 열기가 몸속 깊은 곳까지 스며들 때, 우리는 비로소 마음속의 팽팽한 긴장을 완전히 내려놓았다. 핀동시 뷔페에서 마주한 따뜻한 딤섬은 껍질이 얇아 투명했고, 그 안은 진한 육즙으로 꽉 차 있었다. 간장의 짭조름한 맛과 고기의 풍미가 혀끝에 오래도록 머물렀으며, 갓 구운 빵의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주변의 소란스러운 식사 소리 속에서도 우리 테이블만큼은 고립된 섬처럼 고요했다. 우리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나쁘지 않네"라는 짧은 말 한마디면 충분했다. 1월의 햇살은 피부를 태우지 않을 만큼만 다정했고, 우리는 그 적당한 온도를 사랑했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 조명을 낮추고 천장의 무늬를 세며 누웠다. 옆에서 들려오는 규칙적인 숨소리가 안도감을 주었다. 특별한 사건 하나 없는 하루였지만, 계획 없는 여행이 주는 무용함이야말로 여행의 진짜 즐거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는 강박 없이, 그저 Tai Zhong Zhong Xin Jin Yu Jin Xiang Jiu Dian의 온기 속에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우리는 서로의 손등을 아주 천천히 스쳤고, 그 작은 온기는 1월의 서늘함을 지우기에 충분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타이중 시내의 불빛들이 하나둘씩 꺼져갔지만, 방 안의 온기는 여전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가만히 눈을 감았다. 내일은 조금 더 늦게 일어나기로 했다. 그것이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내린 가장 중요하고도 달콤한 결정이었다.
- 해 질 녘 옥상 수영장에서 도시의 불빛이 하나둘 켜지는 순간을 가만히 지켜보세요.
- 핀동시 뷔페의 따뜻한 딤섬과 함께 느긋하게 늦은 아침 식사를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