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유치한 내기를 하나 했다. 누가 먼저 춥다고 징징거릴 것인가. 결과는 허무할 정도로 뻔했다. 차 문을 여는 순간, 12월의 타이중 공기가 날카로운 칼날처럼 피부를 스쳤고 세 명 모두 동시에 몸을 웅크렸다. 기온은 18도 근처를 맴돌았지만, 건조한 바람은 옷감 사이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누군가는 얇은 경량 패딩으로 무장했고, 누군가는 멋을 부린 얇은 코트 깃을 바짝 세우며 버텼다. 내비게이션을 든 친구가 길을 잘못 들었을 때, 우리는 십 분 동안 가벼운 투덜거림을 주고받았다. "여기 맞긴 한 거야?"라는 의심 섞인 목소리가 차 안을 채웠지만, 사실 그 소란스러움이야말로 여행의 진짜 시작이었다. 가방 구석에서 이미 구겨진 일정표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 구겨진 종이 위로 적당한 무관심을 덮었다. 그것은 우리 사이의 느슨한 매듭 같은 것이었다. 굳이 팽팽하게 당겨 확인하지 않아도, 그저 그대로 두어도 충분히 단단한 그런 관계 말이다.
타이핑구의 골목, 우연히 마주친 온기
시내의 화려한 소란함을 뒤로하고 타이중시 타이핑구로 향하는 길, 창밖의 풍경은 서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눈을 어지럽히던 네온사인과 밀집된 인파가 사라진 자리에는 낮은 담벼락과 정갈하게 정돈된 주택들이 나타났다. 겨울 오후의 햇살은 금빛 가루처럼 쏟아져 따스해 보였지만, 창문을 조금만 열어도 서늘한 공기가 훅 끼쳐 들어왔다. 우리는 계획에 없던 작은 가게 앞에 차를 세웠다. 이름 모를 따뜻한 간식을 샀고, 종이봉투 너머로 전해지는 눅눅하고 뜨거운 온기가 얼어붙은 손바닥을 간지럽혔다. 원래대로라면 유명한 랜드마크의 줄 끝에 서 있어야 했겠지만, 우리는 이 낯선 주거 지역이 주는 정적을 탐닉하기로 했다. 계획이라는 이름의 풀린 실타래가 도로 위에 길게 늘어졌다. 겹겹이 포개진 지붕들 사이로 가끔 지나가는 오토바이의 엔진 소리가 적막을 기분 좋게 깼다. 특별할 것 없는 풍경이었으나, 그 평범함이 묘하게 마음을 놓이게 했다. 무언가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오직 흐르는 시간 속에 몸을 맡기는 순간이었다.
Wei Xiao De Jia ( Min Su ),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안식의 자리
마침내 도착한 Wei Xiao De Jia ( Min Su )의 외관은 리노베이션된 빌라 특유의 정갈함과 포근함이 공존하고 있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바깥의 서늘함과는 대조적인 눅눅하고 따뜻한 집 안의 공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약속이라도 한 듯 방으로 달려갔다. 4인실과 6인실의 넉넉한 공간이 마련된 이곳에서, 우리는 각자의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였다. 결국 가장 구석진 자리를 차지한 친구가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침대에 몸을 던졌다. 등 뒤로 느껴지는 적당한 탄성과 깨끗한 리넨의 바스락거리는 촉감. 그 순간 깨달았다. 이번 여행의 진짜 목적은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라, 바로 이 안온한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었음을.
창밖으로는 타이중 시내의 불빛들이 보석을 뿌려놓은 듯 점점이 박혀 있었다. 산비탈에 위치한 덕분에 도시의 소음은 겹겹이 걸러지고, 정제된 야경만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 우리는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산 아래의 불빛을 바라보며 다시 내기를 시작했다. 내일은 누가 더 늦게 일어날 것인가. 헐거운 고리처럼 연결된 우리의 대화는 밤이 깊어갈수록 끝없이 이어졌다. 대형 호텔의 매끄러운 서비스는 없었지만, 누군가의 소중한 집을 잠시 빌려 쓴 것 같은 다정한 안온함이 있었다. 젖은 외투를 말리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누며, 우리는 그저 그 공간의 일부가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밤이었다. Wei Xiao De Jia ( Min Su )에서의 시간은 그렇게 느릿하고 다정하게 흘러갔다.
도시의 불빛이 조금씩 흐릿해질 때까지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창밖을 보았다.
- 밤이 되면 거실 창가에서 타이중 시내의 야경을 꼭 감상할 것
- 근처 마카롱 공원에서 가벼운 산책으로 겨울 공기를 마실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