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타이중은 공기 자체가 거대한 젖은 수건처럼 온몸을 짓눌렀다. 74번 쾌속도로의 지루한 풍경을 뒤로하고 Shu Xia Jing Pin Qi Che Lv Guan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이미 습기에 찌들어 서로의 숨소리조차 버거운 상태였다. 차창 밖으로는 달궈진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일렁였고, 차 안은 에어컨 바람에도 불구하고 눅눅한 기운이 가시지 않았다. 육중한 차고 문이 스르르 열리며 차가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고, 외부의 열기가 완전히 차단되는 찰나의 정적 속에서 누군가 아주 낮은 목소리로 배가 고프다고 중얼거렸다. 우리는 홀린 듯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비닐봉지 속에 대만식 밀크티와 기름진 튀김, 그리고 알록달록한 젤리 몇 봉지를 쓸어 담았다. 바스락거리는 봉지 소리가 고요한 복도에 파동처럼 퍼졌고, 우리는 그 소리를 이정표 삼아 우리만의 은밀한 요새로 돌아왔다.
바삭한 튀김 소리에 섞인 진심들
"야, 이 방 진짜 넓지 않냐? 거의 운동장인데."
침대 끝에 걸터앉은 친구가 멍하게 천장을 보며 말했다. Shu Xia Jing Pin Qi Che Lv Guan의 객실은 현대적이면서도 묵직한 분위기를 풍겼다. 특히 방 한편에 마련된 젠 스타일의 정원은 도심 속의 작은 섬처럼 고요했고, 은은한 조명이 그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아 있었다. 나는 바닥 타일의 차갑고 매끄러운 촉감을 발가락으로 느끼며, 이 공간이 주는 안도감에 몸을 맡겼다.
"그러게. 차고에서 바로 방으로 들어오는 거, 이거 진짜 신의 한 수다. 짐 옮기다 땀 흘릴 일 없어서 너무 좋아."
"근데 저 제습기 돌아가는 소리 들려? 웅웅거리는 소리가 꼭 최면 거는 것 같아. 안 그랬으면 우리 지금쯤 방 안에서 수영하고 있었을걸."
우리는 테이블 위에 편의점 음식들을 늘어놓았다. 튀김의 고소하고 기름진 냄새가 에어컨의 서늘한 바람을 타고 방 안 가득 퍼졌고, 밀크티의 달콤한 향이 그 뒤를 이었다.
"너 아까 대坑 풍경구 갈 때 길 잘못 든 거, 그거 일부러 그런 거지?"
"말도 안 돼! 내비게이션이 이상했던 거라고. 억울해서 잠이 안 오네 진짜."
서로를 툭툭 건드리는 농담들이 오갔다. 특별한 주제는 없었지만, 바삭한 튀김을 씹는 소리와 가벼운 웃음소리가 섞이며 묘한 유대감이 형성되었다. 방 한쪽에 놓인 커다란 마사지 욕조에 따뜻한 물을 채우면 더 완벽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우리는 이 사소한 만찬을 즐겼다. 과장된 감탄은 없었어도, 우리 모두의 표정은 어느새 말갛게 펴져 있었다.
포만감이 휩쓸고 간 자리의 정적
음식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빈 컵과 냅킨 몇 장만이 흩어져 있었다. 대화도 서서히 잦아들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넓은 침대에 몸을 던졌다. 빳빳하고 쾌적한 시트의 바스락거리는 촉감이 피부에 닿자, 하루 종일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신경이 비로소 느슨하게 풀렸다. 밖에는 다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는지, 창밖으로 낮게 웅웅거리는 빗소리가 들려왔다.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혀 흘러내리는 모습이 마치 세상의 소음을 지워내는 커튼처럼 느껴졌다. 방 안은 고요했다. 제습기가 묵묵히 공기를 닦아내고 있었고, 우리는 각자의 스마트폰 화면 속으로 고요히 머무했다. 하지만 외롭지는 않았다. 적당한 거리에서 느껴지는 친구들의 고른 숨소리가 이 공간을 충분히 채우고 있었다. 무언가 대단한 깨달음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그냥 여기 이렇게 누워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8월의 열기를 완전히 잊게 만드는, 아주 적절한 온도의 밤이었다.
내일은 조금 더 늦게, 아주 느릿하게 일어나기로 했다.
- 야시장에서 갓 튀긴 지파이와 시원한 버블티의 조합을 추천한다.
- 편의점의 탱글한 푸딩과 짭조름한 대만식 컵라면 조합도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