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인을 마치고 old school行旅의 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한 것은 낮게 깔린 햇살을 머금은 옅은 꿀색 나무 바닥이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닿은 바닥의 온기는 마치 여행자의 고단함을 다독이는 다정한 손길 같았다. "와, 진짜 아늑하다." 나지막한 감탄사와 함께 우리는 구겨진 린넨 셔츠를 펴듯 몸의 긴장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20제곱미터 남짓한 공간은 누군가에게는 작을지 모르나,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운 우리 두 사람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요새처럼 느껴졌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봉차 서비스는 이 공간의 정점을 찍었다. 찻잔에 뜨거운 물이 채워지는 낮은 소리와 함께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은은한 찻잎의 향기가 코끝을 간질였다. 우리는 그 찻잔을 사이에 두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굳이 무언가를 채우려 하지 않아도 괜찮은, 밀도 높은 침묵이었다. 메모리 폼 베개에 머리를 깊게 기대자, 내 무게만큼 천천히 고요해졌다가 다시 차오르는 그 느릿한 회복의 감각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창밖으로 보이는 타이중 동구의 풍경은 특별할 것 없이 무심했지만, 그 무심함이 오히려 우리를 더 깊은 안식으로 이끌었다. 우리는 그저 나란히 누워 천장의 무늬를 세었다. 누워 있는 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쁘지 않은, 아니 완벽한 시작이었다.
오전 8시, 알루미늄 팩의 서늘함과 봄의 예감
깊은 잠에서 깨어나 내려간 조식 공간에서는 뜻밖의 투박함과 마주했다. 요즘은 보기 드문 구식 알루미늄 팩에 담긴 음료. 손끝에 닿는 서늘한 금속의 촉감과 팩을 뜯었을 때 혀끝을 자극하는 진한 단맛은 세련된 유리잔의 주스보다 훨씬 더 깊은 위안을 주었다. 빳빳하게 펴진 하얀 시트 위에서 보낸 밤 덕분에 몸은 깃털처럼 가벼웠고, 정신은 맑게 깨어 있었다. 1층과 2층의 공유 공간을 지나 밖으로 나서자 섭씨 20도의 타이중 공기가 피부를 부드럽게 감쌌다.
"공기가 정말 달다, 그치?" 서로의 보폭이 어느새 비슷해졌음을 깨달은 순간, 길가에 선 나무들 사이로 곧 피어날 통화의 향기가 섞여 들어왔다. 중효로 야시장으로 향하는 길, 우리는 억지로 유명한 명소를 찾으려 애쓰지 않았다. 그냥 발길 닿는 대로, 바람이 이끄는 대로 걸었다. 결이 고르게 펴진 시간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다시금 확인했다. old school行旅가 제공한 고요한 휴식은 우리 사이의 서먹했던 틈을 메우고, 그 자리를 다정한 온기로 채워주었다. 골목 어귀에서 풍겨오는 고소한 냄새와 손끝에 전해지는 상대의 적당한 체온. 그 모든 사소한 디테일들이 기억의 조각이 되어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였다. 다시 이곳에 온다면, 그때도 우리는 아무런 계획 없이 그저 함께 누워 있을 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니까.
창가에 놓인 빈 찻잔 속에 오후의 햇살이 고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