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친 뒤의 아스팔트에서는 특유의 비릿하고 뜨거운 냄새가 났다.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는 타이중의 오후, 그 눅눅한 공기를 따라 걷다 보니 환중동로와 자유로 교차로에 낮게 엎드린 초록색 건물이 보였다. Nuo Wei Sen Lin Tai Zhong Man Huo Guan. 화려한 간판 대신 묵직한 존재감을 내뿜는 그곳은 마치 도심 속에 숨겨진 작은 숲 같았다. 우리는 그 고요한 초록의 품속으로 무작정 걸어 들어갔다.
우리의 엉뚱함을 묵묵히 지켜본 다섯 가지
베이지색 벨벳 소파: 몸이 깊숙이 잠기는 보드랍고 푹신한 질감이다. "누가 먼저 잠드나 내기할까?"라는 터무니없는 제안에 모두가 동의했던 순간을 기억한다. 결과는 셋 다 10분 만에 곯아떨어진 것으로 끝났다. 짙은 갈색 벽지와 대비되는 이 밝은 소파는 우리의 게으름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너그럽게 받아낸 곳이다.
마사지 욕조: 피부를 간지럽히는 탄산 기포가 끊임없이 솟구쳐 오르는 따뜻한 공간이다. 처음엔 "타이중의 명소를 전부 정복하자"며 호기롭게 외쳤지만, 결국 뜨거운 물속에서 "그냥 여기 계속 있자"고 합의 본 우리의 나약하고도 달콤한 결론을 지켜봤다. 물 온도는 완벽했고, 그 나태함은 충분히 안락했다.
KTV 마이크: 손끝에 닿는 차갑고 딱딱한 금속의 감촉. 고음에서 처참하게 갈라지는 목소리와, 서로의 노래 실력을 가차 없이 깎아내리며 웃어젖히던 무자비한 소음의 진원지였다. "너 노래 진짜 못한다!"라는 외침이 45평의 넓은 거실을 가득 채웠을 때, 그것은 음악이라기보다 차라리 소란에 가까운 순수한 즐거움이었다.
자카드 커튼: 묵직하고 두꺼운 직조감이 느껴지는 천이다. 오후 8시, 예고 없이 쏟아진 소나기가 창문을 거칠게 두드릴 때 그 소리를 둔탁하게 걸러내 주었다. 커튼을 치고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채, 우리만의 작은 요새 속에서 배달 음식을 기다리던 그 아늑한 정적과 설렘을 기억한다.
조식 쿠폰: 손끝에 닿는 빳빳하고 작은 종이 한 장. 잠결에 서로의 등을 걷어차며 "이거 안 쓰면 손해라고!"라고 속삭이던 8월 아침의 게으른 욕망이 담겨 있다. 결국 다 같이 부스스한 얼굴로 내려가, 갓 구운 빵 냄새가 진동하는 식당에서 접시 가득 음식을 담던 그 소란스러운 아침의 유일한 증거물이다.
이 물건들이 입을 열어 우리를 말한다면
아마 그들은 우리를 '계획만 거창했던, 사랑스러운 나태한 여행자들'이라고 부를 것이다. 밖은 습도 78퍼센트의 끈적한 여름이었고, 29도의 열기가 도시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지만, 우리는 Nuo Wei Sen Lin Tai Zhong Man Huo Guan의 강력한 에어컨 바람 아래서 세상 모든 고민을 잊은 척했다. 옅은 회색 바닥 타일 위에 흩뿌려진 과자 부스러기와 켜켜이 쌓인 수건들. 그들은 우리가 얼마나 성실하게 누워 있었는지를 증언할 것이다. 하지만 그 무용한 시간들이야말로 이번 여행의 핵심이었다. 서로를 놀려대며 낄낄거리고, 좁은 욕조에 발을 맞대고 앉아 실없는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들. 그들은 우리가 서로의 못난 점을 확인하면서도, 그 모습조차 꽤 만족스러워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차고 문이 천천히 내려가며 외부의 소음이 완전히 차단되는 소리.
- 호텔에서 도보 1분 거리인 신광 황혼 시장에서 현지 간식을 사다 먹는 것을 추천한다.
- 습한 오후를 피해 대강 풍경구의 초록색 숲길을 천천히 걷는 것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