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의 우리에게. 그때도 여전히 유치한 내기에 진 사람이 밥을 사는, 그런 소소하고 시끄러운 사이였으면 좋겠다. 눅눅한 공기가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던 5월의 타중, 그 나른한 게으름이야말로 우리에겐 가장 완벽한 정답이었으니까.
5년 뒤에도 선명하게 기억날 네 가지 장면
혀끝에서 녹아내리던 서늘한 환대. 체크인 때 건네받은 작은 하겐다즈 컵 하나. 눅눅한 습기가 온몸을 감싸던 오후, 차가운 바닐라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며 피부의 끈적임을 잠시 잊게 해주던 그 찰나의 해방감이 기억날 것 같다. "와, 이제야 좀 살 것 같다"며 동시에 내뱉었던 우리의 짧은 탄식과 함께 여행의 설렘이 비로소 시작되었다.
세상을 차단하던 셔터의 묵직한 소리. 전용 차고의 문이 육중하게 내려앉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외부의 소음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었다. 텅 빈 공간을 채운 것은 적막함이 아니라, 그 적막을 깨뜨리며 터져 나오던 우리의 무의미하고도 유쾌한 농담들이었다. 마치 우리만의 비밀 기지에 들어온 아이들처럼, 닫힌 문 너머의 세상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피부를 간지럽히던 하얀 기포의 파티. Nuo Wei Sen Lin Tai Zhong Man Huo Guan의 넓은 욕조 속에서 쉴 새 없이 솟아오르던 거품들. 뜨거운 물속에서 근육이 느슨하게 풀리던 감각과 물 밖으로 나왔을 때 닿은 서늘한 공기의 대비, 그리고 누가 더 오래 버티나 내기하며 낄낄거리던 그 멍청한 웃음소리. 몽글몽글한 거품이 피부에 닿을 때마다 전해지던 간지러운 촉감이 여전히 생생하다.
색채의 소용돌이 속에서 찾은 불협화음. 노래방의 조명이 붉은색에서 푸른색으로 쉼 없이 변할 때마다, 박자를 놓친 서로의 얼굴이 우스꽝스럽게 비쳤다. 정교한 화음보다 엉망진창으로 섞인 우리의 노래가 더 마음에 들었던, 그 찬란하게 어긋난 순간들. "너 진짜 노래 못 부른다"고 놀리면서도 결국엔 다 같이 소리를 지르며 웃어버렸던 그 밤의 열기.
다시 이 기록을 펼쳐볼 어느 날
우리가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는 희미해졌겠지만, Nuo Wei Sen Lin Tai Zhong Man Huo Guan의 정갈한 공기와 푹신한 침대에 몸을 묻었을 때의 안도감은 선명히 떠오를 것이다. 아침 햇살 아래 즐겼던 다채로운 조식의 풍미와 백합 향보다 짙었던 흙내음, 그리고 창밖으로 보이던 타중의 낯선 풍경들. 무용한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결국 가장 단단한 추억의 조각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그곳의 나른한 오후 속에서 깨달았다. 그때의 우리는 지금보다 조금 더 서툴렀지만, 그래서 더 뜨겁게 서로를 믿고 의지했었다.
셔터 문이 다시 열리고, 우리는 다시 습한 5월의 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 기포 욕조에서 누가 더 오래 버티나 유치한 내기해보기.
- 체크아웃 후 신광 황혼 시장에서 현지 간식들 가득 털어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