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La Shang Wu Lv Dian의 객실 문을 열자마자 우리를 맞이한 것은 낮게 고요해지은 호박색 조명이었다. 방은 아담했다. 하지만 그 좁음은 오히려 서로의 온기를 가깝게 느끼게 하는 안락함으로 다가왔다. 침대 끝에서 창가까지는 서너 걸음, 다시 창가에서 욕실 문까지는 다섯 걸음 남짓. 우리는 이 작은 사각형의 공간 속에서 서로의 동선을 세밀하게 살피며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내가 세면대 앞에서 칫솔을 고르는 동안, 당신은 내 등 뒤에서 살짝 비켜나 침대 위에 가방을 내려놓았다. '부딪히지 않아야지' 하는 무언의 배려가 공기 중에 떠다녔다. 닿을 듯 말 듯한 그 짧은 거리감은 긴장감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조심스러운 애정처럼 느껴졌다. 창밖으로 스며드는 타이중의 습한 밤공기와 방 안의 포근한 리넨 향이 섞여 묘한 안정감을 주었다.
말하지 않아도 겹쳐지는 마음의 리듬
다음 날 아침, 조식 식당의 소란함 속에서도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표정을 지었다. 갓 구운 빵의 고소한 향과 쌉싸름한 커피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우리는 서로 무엇을 먹을지 묻지 않았다. 그저 접시에 담긴 잘 익은 과일 한 조각을 슬며시 밀어주고, 동시에 커피 잔을 들어 올렸을 뿐이다. '챙그랑' 하고 컵이 부딪히는 맑은 소리가 났지만, 누구도 놀라지 않았다. 그것은 오랜 시간 맞춰온 호흡 같은 무언의 합의였다.
함께 찾은 추홍구 생태공원은 마치 도시가 숨겨놓은 비밀 정원 같았다. 고층 빌딩 숲 사이로 푹 꺼진 하강형 공원의 풍경은 기묘하면서도 평화로웠다. 투명한 유리 전망대 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았을 때, 발아래 펼쳐진 짙은 초록의 숲은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회색 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세상처럼 보였다. 나무 데크 길을 걸을 때, 당신의 발걸음 속도가 내 보폭에 맞춰 천천히 느려지는 것이 느껴졌다. "여기 정말 신기하다," 내가 나지막이 읊조리자 당신은 말없이 내 손을 살짝 잡았다. 그 온기만으로 충분했다.
근처 식당에서 맛본 푸주 의면은 이번 여행의 정점이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쫄깃한 면발 위에 얹어진 짭짤한 고기 고명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우리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맛있네." 그 짧은 한마디면 충분했다. 구구절절한 설명보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짓는 그 만족스러운 표정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수만 가지의 대화를 나눈 셈이었다.
각자의 섬에서 누리는 완전한 평온
다시 Mi La Shang Wu Lv Dian으로 돌아온 저녁, 방 안에는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하지만 이번의 침묵은 아침의 그것보다 훨씬 밀도 높고 포근했다. 당신은 노란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읽다 만 책의 페이지를 천천히 넘겼고, 나는 침대에 누워 천장의 은은한 무늬를 세며 생각에 잠겼다. 우리는 같은 공간에 머물고 있었지만, 동시에 각자의 고요한 섬에 머물고 있었다.
누군가는 이런 침묵을 어색함이라 부르겠지만, 우리에게 그것은 가장 사치스러운 휴식이었다. 억지로 대화의 소재를 찾아내어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난 자유. 당신이 종이를 넘기는 바스락거리는 소리, 내가 가끔 내뱉는 낮은 숨소리가 방 안의 공기를 적당한 온도로 채웠다.
침구의 적당한 무게감이 몸을 포근하게 눌러주어 마치 거대한 솜사탕 속에 파묻힌 기분이 들었다. 나는 옆으로 돌아누워 스탠드 불빛에 비친 당신의 옆모습을 가만히 관찰했다. 당신은 여전히 책 속의 세계에 빠져 있었고, 나는 그런 당신을 바라보는 무용한 시간 속에 머물렀다. 이 무용함이야말로 여행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고독을 존중하며,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였다.
창밖으로 타이중의 밤거리가 흐릿한 수채화처럼 번져갔다.
- 추홍구 생태공원의 유리 전망대에서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내려다보세요.
- 조식 후 호텔 셔틀을 이용해 펑지아 야시장의 활기찬 분위기를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