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He Ti Jiu Dian

서가 구석에서 발견한 무용한 것

낡은 시집. 모서리가 닳아 하얗게 일어난 종이의 까슬한 질감. 누군가의 손가락 끝이 오래도록 머물렀을 법한 누런 페이지의 온기. 로비의 십본서당 서가 가장 낮은 곳에 비스듬히 꽂혀 있던, 가벼우면서도 묵직한 오래된 종이 냄새와 정적인 공기.

읽지 않아도 충분한 대화

"이 책, 누가 읽다 말았을까?" 그가 책장을 넘기다 멈추며 나지막이 물었다. 나는 찻잔에서 피어오르는 따뜻한 김 너머로 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글쎄, 중간에 너무 지루했나 보지." "우리가 읽기엔 너무 길지 않아?" "그냥 펴놓고 누워있자. 읽는 게 목적은 아니니까." 그는 피식 웃으며 책을 덮었다.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로비의 낮은 소음 속에 섞여 있었다. 특별한 결론이 필요 없는, 적당한 온도의 대화였다.

우리가 머물렀던 적당한 거리

체크아웃을 하고 나면 그 시집은 다시 서가의 어두운 구석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내 기억 속의 그 책은 우리가 He Ti Jiu Dian에서 보낸 시간의 모양을 닮아 있다. 굳이 끝까지 읽지 않아도 괜찮은, 적당히 비어 있는 시간의 여백 말이다.

로비의 십본서당은 단순히 책을 진열해 놓은 곳이 아니었다. 그곳은 누군가의 취향이 겹겹이 쌓인 지층 같았다. 정돈되지 않은 책등의 높낮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팽팽했던 마음이 느슨하게 풀렸다. 우리는 그곳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꼭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 없이, 그저 손끝에 닿는 종이의 서늘한 질감을 즐겼다. 정적인 공기 속에 섞인 은은한 종이 향이 마음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혔다.

객실로 들어서자 휴식 중심의 여유로운 분위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바스락거리는 침구의 감촉이 기분 좋게 피부에 닿았다. 오후 세 시의 나른한 햇살이 바닥에 길게 누워 있을 때,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함께 침대에 몸을 던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이번 여행의 유일한 계획이었다. 룸서비스로 주문한 음식의 온기가 방 안에 몽글몽글 퍼졌고, 우리는 서로의 규칙적인 숨소리를 들으며 천장의 무늬를 천천히 세었다. 욕실 타일의 서늘한 감촉이 발바닥에 닿았을 때의 명징함, 샴푸의 은은한 향기가 수증기와 섞여 좁은 공간을 채우던 순간, 그리고 적당한 수압의 물줄기가 어깨의 긴장을 씻어내리던 감각들이 조각조각 기억에 남았다.

다음 날 아침, He Ti Jiu Dian의 전통미가 느껴지는 레스토랑에서 만난 밀크피쉬 죽은 생각보다 담백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죽 한 숟가락에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다의 짠맛과 쌀의 단맛이 조화로웠다. 주말 특선으로 나온 치킨 라이스의 짭조름한 소스는 잠든 입맛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화려한 진수성찬은 아니었지만, 배를 채우고 나니 비로소 주변의 풍경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갓 구운 토스트의 고소한 냄새와 따뜻한 두유 한 잔이 주는 포만감은 꽤 오래 지속되었다.

호텔 밖으로 나서자 4월의 타이중은 온통 하얀색이었다. 오동나무꽃 시즌이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하얀 꽃잎들이 어깨 위로 툭툭 떨어졌다. 눈이 내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피부에 닿는 공기는 미지근했다. 다컹 산책로를 따라 걷는 길, 우리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발걸음의 속도를 맞추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멀리서 들려오는 고속도로의 소음마저 이곳의 정적 속에서는 풍경의 일부가 되었다. 쾌적한 습도와 적당한 온도가 피부를 감싸는 느낌이 좋았다.

누군가는 이 여행에서 무엇을 얻었느냐고 묻겠지만, 나는 대답할 말이 없다. 다만 쾌적한 방에서 늦잠을 잤고, 따뜻한 죽을 먹었으며, 하얀 꽃잎이 떨어지는 길을 함께 걸었다는 사실만이 남았다. 무용한 것들이 주는 안온함. 그것이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찾은 가장 실용적인 결과였다.

하얀 꽃잎 하나가 그의 어깨 위에 가만히 내려앉아 있었다.

  • 주말 아침, 밀크피쉬 죽과 치킨 라이스로 시작하는 여유로운 식사를 추천한다.
  • 4월의 오동나무꽃이 만개한 다컹 산책로를 천천히 걷는 시간을 가져보길.

근처 맛집 & 명소

다칭 야시장

다칭 관광 야시장은 타이중시 남구 건궈난로 1단에 위치하며 매주 수·금·토·일, 주 4일만 문을 여는 타이중에서 드문 야시장입니다. 약 4,000평 부지에 250개 이상의 노점이 전통 간식부터 창의 요리까지 폭넓게 자리하며 대표 메뉴는 정통 라크사 면, 옛 감성의 강쯔토우 빵, 갓 구운 카라멜 푸딩, 각종 튀김, 치킨, 디저트입니다. 음식 외에도 게임존과 생활 잡화 노점이 있고 주차장과 공중화장실이 계획되어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중산 의과대학 인근이라 학생과 지역 주민이 해질 무렵부터 모여들고 밤이 깊어지며 조명이 켜지면 활기가 가득해 타이중의 야간 문화와 길거리 음식을 경험하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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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T 터미널 야시장

제윈 종잔 야시장은 타이중시 베이툰구에 위치해 제윈 베이툰 종착역 바로 옆에 자리하며, 대만 최초의 지하철역 인접 합법 야시장입니다. 원래 쉐스루 야시장 팀이 만들어 전통 야시장의 번잡함과 현대 도시의 편리함을 결합하며 출퇴근객과 관광객을 끌어들입니다. 시장에는 팝콘 치킨, 굴전, 루웨이, 창의 디저트와 음료까지 다양한 노점이 모여 지역 맛과 참신한 변주를 함께 선보입니다. 분위기가 활기차고 조명이 다채로우며 길거리 공연과 음악 행사가 흔해 활기차고 환영받는 야간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았고 베이툰구의 야간 명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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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위안 사원동 야시장

펑위안 먀오둥 야시장은 타이중시 펑위안구 중정로 167골목에 위치하며 지역 여행 일정에 자주 등장하는 야시장 중 하나입니다. 공개 정보는 제한적이지만 펑위안 자유 여행 명소로 등재되어 있고 쯔지궁과 청황묘 등과 인접해 있어 주변 명소를 둘러본 후 지역 간식과 야시장 분위기를 즐기기에 알맞은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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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다이 푸저우 이면

삼대 푸저우 이면은 타이중시 중구 산민로 2단 1-7호에 위치한 80년 전통의 노포로 현재 5대째 운영되고 있습니다. 푸저우 마른 이면, 수제 완탕, 혼합 어환 탕이 대표 메뉴로 넓고 쫄깃한 면에 고기 소스가 곁들여지고 어환 탕은 감칠맛이 진합니다.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단품은 약 100대만 달러이며 세트 메뉴도 있습니다. 독특한 맛과 인기로 줄을 서는 일이 흔합니다. 단품 구매도 가능해 집에서 직접 요리할 수도 있습니다. 타이중 노포 간식을 맛보거나 정통 푸저우 면 요리를 찾는 이에게 놓칠 수 없는 미식 목적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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