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신베이는 끈적였다. 아스팔트 위로 열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고, 숨을 쉴 때마다 습한 공기가 폐부 깊숙이 들어찼다. Tai Bei Xin Ban Xi Er Dun Jiu Dian 로비의 육중한 유리문이 열리는 순간, 날카로울 정도로 서늘한 에어컨 바람이 땀에 젖은 피부를 훑고 지나갔다. 친구의 셔츠가 등에 흉하게 달라붙어 있었지만, 그 서늘함이 주는 해방감에 우리는 모두 바보처럼 웃었다.
호텔 내 레스토랑에서 마주한 해산물 요리는 강렬했다. 붉은 육수 속에서 탱글하게 몸을 웅크린 새우가 하얀 김을 모락모락 내뿜고 있었다. 한 입 베어 물자 톡 터지는 식감과 함께 진한 바다의 풍미가 혀끝을 자극했다. 안경에 하얗게 서린 김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닦아낼 생각조차 못 할 만큼 그 맛에 매료되었다.
"공랴오 해양 음악제 가야지, 안 그래?" 누군가 들뜬 목소리로 제안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냉정했다. "지금 밖은 35도야. 나가면 바로 익어버릴걸."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호텔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화려한 계획들이 하얀 시트 위로 힘없이 지워졌지만, 오히려 그 포기가 주는 달콤함에 안도했다.
베개가 구름처럼 푹신했다. 우리는 누가 먼저 잠드는지 내기를 했고, 정적 속에서 서로의 숨소리에 집중했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옆에서 고른 코골이 소리가 들려왔다. 패배자는 입을 반쯤 벌린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고, 그 우스꽝스러운 얼굴을 놓칠세라 셔터 소리를 죽이며 사진을 찍었다.
창밖의 세상은 온통 무채색의 회색이었다. 굵은 빗줄기가 유리창을 거칠게 때렸고, 도시의 소음은 두꺼운 이중창 너머로 뭉툭하게 깎여 들어왔다. 은은한 조명 아래,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시간.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갈구했던 진정한 사치였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푹신하게 고요해지는 두꺼운 카펫이 소리를 집어삼켰다. Tai Bei Xin Ban Xi Er Dun Jiu Dian 의 침대 시트는 빳빳하게 다려져 차가운 감촉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서늘한 천 속에 몸을 깊숙이 밀어 넣었을 때, 피부에 닿는 쾌적함이 마치 깨끗한 물속으로 잠겨 드는 기분이었다.
갑작스러운 번개가 쳤다. 찰나의 순간 방 안이 백색으로 환해졌다가 다시 깊은 어둠 속으로 고요해졌다. 밖은 폭풍우로 소란스러웠지만, 방 안은 기묘할 정도로 고요했다. 우리는 바스락거리는 과자 봉지를 뜯어 나눠 먹으며 빗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속삭였다. 젖지 않은 공간이 주는 안온함이 우리 사이의 거리마저 좁혀주었다.
대단한 명소나 특별한 발견은 없었다. 그저 몸을 온전히 맡길 수 있는 좋은 침대와, 적당히 무심하고 다정한 친구들이 있었을 뿐이다. 삶은 늘 특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가장 평범하고 나른한 순간이 사실은 가장 기억에 남는 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이곳의 정적 속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생각했다.
눅눅한 공기를 밀어낸 하얀 시트의 서늘한 감촉.
- 푹신한 베개에 몸을 맡기고 세상 모든 걱정을 잊어봐.
- 비 오는 날 창가에 기대어 멍하니 도시의 소음을 들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