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젖은 우산 끝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매끄러운 바닥 위에 작은 점들을 그려냈다. 둘째는 Kai Sa Qu Tao Man Lv의 '디스커버리 룸'이라는 이름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긴 듯, 방 안의 모든 구석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연한 분홍색과 회색이 묘하게 섞인 벽지를 작은 손가락으로 슥 훑어보더니, 정말로 사탕 맛이 나는지 혀를 살짝 대보았다. "엄마, 여기선 사탕 맛이 안 나!"라며 시무룩해하는 아이의 표정을 보며 나는 작게 미소 지었다. 무언가를 발견한다는 건 사실 거창한 게 아니었다. 그저 이 색깔이 예쁘다는 것, 그 낯선 설렘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충분한 발견이었을 것이다.
아이들이 침대 위에서 작은 전쟁을 치르며 깔깔거리는 동안, 나는 욕조에 몸을 깊숙이 담갔다. 생강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비누 거품이 피부에 닿았을 때, 그것은 세련된 향기라기보다 어느 다정한 주방에서 풍겨 나오는 포근한 냄새에 가까웠다. 뜨거운 물이 목덜미까지 차올랐고, 욕실 거울에는 하얀 김이 서려 내 모습이 흐릿하게 지워졌다. 6월의 끈적한 습기가 피부에서 씻겨 내려가고, 그 자리를 온기가 채우는 감각. 나쁘지 않았다. 아니, 꽤 오랫동안 갈구해온 평온이었다.
로비의 셀프 체크인 기계가 내뱉는 규칙적인 비프음. 삑, 삑. 그 소리가 묘하게 경쾌하게 들렸다. 통유리창 너머의 반차오 시내는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젖어 온통 회색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 없이 빠르게 방 키를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그 효율성. 복잡한 세상 속에서 가끔은 이런 단순한 기계적 절차가 주는 명쾌한 안도감이 있다. 창밖의 거친 빗소리와 실내의 정교한 기계음이 섞여 묘한 도시의 리듬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미니바에서 꺼낸 얼그레이 밀크티 캔의 표면에 차가운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Kai Sa Qu Tao Man Lv에서 제공하는 무료 간식과 음료라는 소소한 배려가 여행자의 마음을 더 너그럽게 만든다. 한 모금 마시자 적당한 단맛과 찻잎의 쌉싸름함이 혀끝에 기분 좋게 남았다. 시장에서 사 온 망고를 깎아 접시에 담으니, 노란 과육이 끈적하게 입술에 달라붙고 아이들의 턱 끝에는 달콤한 망고 즙이 흘러내렸다. 6월의 신베이는 망고의 계절이다. 특별한 요리는 아니었지만, 에어컨 바람 아래서 먹는 차가운 과일은 그 어떤 만찬보다 정확한 만족감을 주었다.
고층 객실의 창밖으로 신광보험 빌딩이 정면으로 보였다. 커튼을 치면 그만일 일이지만, 비가 그친 뒤 도시의 불빛들이 젖은 도로 위로 번지는 모습이 아름다워 한참을 바라보았다. 낮의 소란함이 고요해지고, 도시가 짙은 푸른빛으로 변해가는 시간. 아이들은 어느새 지쳤는지 침대 한가운데서 서로 엉킨 채 잠들었다. 빛과 그림자가 부드럽게 교차하는 방 안에서, 나는 그제야 비로소 나의 호흡을 천천히 되찾았다.
협탁 위에 놓인 작은 시계와 전화기가 눈에 들어왔다. 현대적이고 활기찬 호텔의 분위기를 닮아 디자인이 꽤 귀여웠다. 아이들은 미니바에 있던 과자 봉지를 뜯으며 누가 더 많이 먹나 내기를 했고, 바삭거리는 소리가 방 안의 정적을 기분 좋게 채웠다. 거창한 여행의 목적 같은 건 없었다. 그저 낯선 곳의 침대에 누워, 익숙한 가족들의 소음을 듣는 것. 그렇게 무용한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여행이라는 형태가 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에어컨의 낮은 웅웅거림이 배경음악처럼 잔잔하게 깔렸다. 빳빳하고 시원한 호텔 침구의 촉감이 팔뚝에 닿을 때마다 마음의 긴장이 풀렸다. 누군가 '힘내라'고 말해주지 않아도, 그냥 이렇게 함께 누워있는 것만으로 마음의 무게가 조금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6월의 열기를 피해 들어온 이 작은 사각형의 공간은, 우리 가족에게 딱 맞는 크기의 안식처였다. 다시 이곳에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아주 깊게 스며들었다.
창밖의 도시 불빛이 느린 호흡으로 깜빡이고 있었다.
- 아이와 함께라면 '디스커버리 룸'의 다채로운 색감 놀이를 추천합니다. 작은 디테일을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 체크아웃 후 신베이 미술관에서 열리는 여름 음악제의 잔잔한 선율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