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어깨에 붙은 작은 보풀 하나를 3분 동안 빤히 쳐다봤다. 친구는 이번 여행의 핵심 전략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었지만, 내 관심은 오직 그 보풀이 기울어진 각도에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며, 조금은 엉뚱한 여행을 시작했다.
우리의 서툰 순간들을 기억하는 다섯 가지 증거들
유리 물병: 손끝에 닿는 서늘한 응결과 묵직한 무게감, 찰랑이는 물소리. 복도 정수기 앞에서 누가 더 물을 찰랑거리게 채우나 내기하던 유치한 경쟁을 지켜봤다. 투명한 유리벽 너머로 보였던 우리의 멍청한 표정과 헛웃음이 그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브이아이피 라운지의 맥주잔: 황금빛 액체 위로 톡 쏘는 탄산의 소리와 입술에 닿는 끈적한 거품. 7층 해피아워의 소란함 속에서 다음 행선지를 정하지 못해 같은 말만 뱅뱅 돌던 대화의 궤적을 지켜봤다. 정적 끝에 터져 나온 맥락 없는 농담들에 잔 속의 맥주가 함께 출렁였다.
딤섬 찜기: 뽀얀 수증기가 안경을 가리던 몽롱한 시야, 짭조름한 새우 향과 뜨거운 열기. 오전 6시 30분, 잠이 덜 깬 눈으로 하가우를 집어 들던 손길과 마지막 만두 하나를 두고 벌어진 소리 없는 전쟁을 지켜봤다. 그것은 아침의 평화를 깬 가장 치열한 전투였다.
폭신한 호텔 침대: 바스락거리는 고밀도 면 시트의 서늘함과 서로의 체온이 섞이던 나른한 온기. 그랜드 하이래이 호텔의 이 안락한 공간에서, 우리는 '탐험가'를 자처하며 짠 일정표를 무시한 채 정오까지 엉켜 자던 정직한 게으름을 지켜봤다. 욕실과 화장실이 분리된 쾌적한 구조 덕분에 우리의 아침 준비는 조금 더 여유로웠다.
평화기념공원의 벤치: 2월의 미지근한 바람과 낡은 나무의 거친 질감, 코끝을 스치는 도시의 냄새. 호텔 바로 앞, 잘못 든 길 끝에서 20분 동안 엉뚱한 방향으로 걸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허탈한 웃음을 지켜봤다. 우리는 그냥 거기 더 앉아 있기로 했다.
이 물건들이 입을 열어 우리를 말한다면
아마 이 방은 우리를 '역사상 가장 비효율적인 탐험가들'이라고 정의했을 것이다. 옌청푸역까지 걷는 데 고작 3분밖에 안 걸리는데, 그 짧은 거리를 갈지 아니면 그냥 옌청 구역을 정처 없이 떠돌지 결정하는 데 두 시간을 쓴 집단. "야, 그냥 여기 있자"라는 말 한마디에 모든 계획이 무너지는 단순함. 가오슝 시립 역사 박물관에 관심을 가진 척했지만, 실제 목적지는 언제나 호텔 뒤편의 후다 밀크티 가게였던 은밀한 진실을 이 방은 알고 있을 것이다. 러브 리버의 물결처럼 정처 없이 흘러가다 15미터짜리 울트라맨을 보며 그것이 마치 실존하는 신이라도 되는 양 진지하게 토론하던 모습, 그리고 호텔로 돌아와 7층 라운지에서 대만 맥주를 마시며 '내일은 진짜 일찍 일어나자'고 다짐하던 달콤한 거짓말들까지. 우리는 냉소적인 대화를 주고받았지만, 마지막 딤섬 하나를 말없이 나눠 먹던 이상한 다정함을 가진 무리였다. 이 공간에게 우리는 그저 고품질의 침대 위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을 깨달은, 조금 시끄럽고 사랑스러운 손님들이었을 뿐이다.
오렌지빛 조명이 내려앉은 로비, 우리의 그림자가 길게 겹쳐졌다.
- 7층 전용 라운지에서 즐기는 해피아워의 맥주와 스낵을 놓치지 말 것.
- 호텔 뒤편 후다 밀크티 본점에서 달콤한 한 잔을 들고 옌청 거리를 거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