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Hotel Dua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눈을 반짝이며 외쳤다. "와, 여기 성이야?" 정말 성은 아니었지만, 압도적인 높이의 천장과 정갈하게 뻗은 현대적인 인테리어가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객실 문이 열리는 순간,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 넓은 바닥을 가로질러 세 번이나 왕복했다. 푹신한 카펫 위로 펄쩍 뛰어드는 둔탁한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고, 빳빳하고 하얀 시트 위에는 작은 발자국들이 훈장처럼 흩어졌다.
모든 짐을 내려놓고 그대로 침대에 몸을 던졌다. 갓 세탁한 시트의 서늘하고 매끄러운 감촉이 뺨에 닿자 팽팽했던 긴장이 한순간에 풀렸다. 11월의 가오슝은 덥지도 춥지도 않은, 마치 잘 말린 린넨처럼 보송보송한 온도였다. 무엇을 해야 한다는 강박 없이 그저 누워있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되었다. 호텔 특유의 포근하고 커다란 베개에 얼굴을 묻고 천장의 무늬를 하나하나 세다 보니, 비로소 내가 일상에서 멀리 떨어져 이곳에 와 있다는 실감이 났다.
미려도역 6번 출구. 문을 열고 나오면 가오슝의 활기찬 소음과 매연 섞인 공기가 파도처럼 쏟아졌다. 하지만 Hotel Dua의 묵직한 유리문을 닫고 들어오는 순간, 세상의 모든 소음은 거짓말처럼 단절됐다. 동양적인 전통 창살 무늬가 돋보이는 로비의 정적인 분위기, 그 사이로 낮게 흐르는 재즈 음악과 직원들의 조심스러운 발소리. 그 극명한 간극이 주는 안도감은 마치 소란스러운 세상으로부터 우리 가족을 보호해 주는 투명한 막처럼 느껴졌다.
1층 로비에 마련된 24시간 드링크 바는 여행자의 지친 밤을 달래주는 작은 배려였다. 밤늦게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 도자기 컵을 쥔 손바닥으로 뭉근한 온기가 전해져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근처 골목 시장에서 산 이름 모를 현지 간식은 생각보다 달지 않았고, 씹을수록 곡물의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차올랐다. 혀끝에 남은 짭조름한 끝맛이 가오슝의 밤공기와 섞여 이번 여행의 기억을 더욱 구체적인 색채로 물들였다.
객실의 조명은 전반적으로 낮게 설계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벽면의 질감을 살려주는 은은한 간접 조명이 방 안을 아늑한 동굴처럼 만들었고, 창밖으로 보이는 가오슝의 야경은 더욱 선명한 유화 그림처럼 다가왔다. 쾌적한 밤공기가 스며드는 창문에 우리 가족의 실루엣이 겹쳐 보였다. 어둠과 스탠드 불빛이 부드럽게 섞인 공간 속에서,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내일 갈 곳에 대해 소곤거리는 소리가 낮은 파도처럼 밀려왔다.
아이의 발에 너무 커서 헐떡이는 하얀 호텔 슬리퍼.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닥에 '직직' 소리를 내며 끌리는 그 소리가 묘하게 정겨웠다. 작은 발이 커다란 슬리퍼 속에 푹 파묻혀, 마치 어른의 신발을 몰래 신어보는 아이의 서툰 모험처럼 보였다. 그 사소한 불균형이 주는 귀여움과 편안함. 아이가 성장하는 속도보다 조금 더 빠르게 커버린 슬리퍼를 보며, 나는 이 순간의 찰나를 마음속에 깊이 저장했다.
폭풍 같던 하루의 소란함이 잦아들고 고요가 찾아왔다. 아이들이 깊은 잠에 빠져든 뒤, 아내와 나란히 누웠다. 방 안에는 규칙적인 숨소리와 낮은 에어컨 바람 소리, 그리고 은은한 책 냄새가 섞인 공기만이 남았다. 거창한 대화는 필요 없었다.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가만히 눈을 감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대화가 되었다. 다시 오고 싶다는 갈망이 생길 만큼, 더없이 완벽하고 다정한 밤이었다.
하얀 시트 위에 나란히 누운 네 사람의 평온한 그림자.
- 미려도역 6번 출구에서 도보로 매우 가까워 어린 아이들과 함께 이동하기에 최적의 위치입니다.
- 1층 24시간 드링크 바에서 아이들을 위한 따뜻한 우유나 차를 준비해 여유로운 밤을 보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