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소란함마저 품어주는 넉넉한 품, 왜 이곳이어야 했을까?
엘리베이터가 25층에 닿는 순간, 귓가를 스치는 가벼운 압력과 함께 문이 열렸다. 가장 먼저 마중 나온 것은 쾌적한 냉기와 섞인 은은한 종이 냄새였다. Cheng Yi Jiu Dian의 로비 벽면을 가득 채운 거대한 책장은 마치 도시의 기억을 저장해둔 거대한 도서관 같았다. 수천 권의 책이 뿜어내는 묵직한 공기가 공간을 차분하게 누르고 있었지만, 역설적으로 그 높은 층고는 아이들의 들뜬 목소리를 너그럽게 흡수했다. "와, 진짜 높다!"라고 외치는 아이를 다그치는 대신, 나는 그 개방감이 주는 안도감에 몸을 맡겼다. 우리가 묵은 럭셔리 패밀리 룸은 단순한 숙소가 아니라 가족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공간이었다. 160센티미터 너비의 침대 두 개가 나란히 놓인 방에서, 나는 가족 여행의 핵심은 사랑보다 '적당한 거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서로의 팔꿈치가 닿지 않고 각자의 영역이 확보되는 여유. 아이들이 복도를 뛰어다녀도 소리를 묵묵히 먹어치우는 두툼한 카펫의 질감은 부모의 인내심을 조금 더 늘려주었다. 좁은 곳에서 부딪히며 예민해지는 대신, 우리는 각자의 침대 위에서 뒹굴며 서로를 향해 더 너그러워질 수 있었다.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 가장 반짝였던 순간은 무엇이었을까?
둘째가 인피니티 풀의 끝단에 서서 맑은 눈으로 물었다. "아빠, 여기 수영장은 하늘이랑 연결되어 있어?" 2월의 가오슝 공기는 서늘했지만, 피부에 닿는 물의 온도는 적당히 미지근해 마치 거대한 온수 욕조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물의 무게가 몸을 가볍게 띄워 올릴 때, 아이들은 작은 물고기가 된 양 팔다리를 휘저으며 깔깔거렸다. 수영장 너머로 펼쳐진 가오슝 항구의 풍경은 액자 속 그림처럼 정지해 있었고, 천천히 움직이는 거대한 화물선 한 척을 발견한 순간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침묵했다. 그 배가 싣고 갈 낯선 세계에 대한 동경이 아이의 눈동자 속에 일렁였다. 방으로 돌아와 젖은 머리를 말릴 때, 다이슨 드라이어의 강한 바람이 쏟아졌다. 아이는 그 바람이 마치 태풍 같다며 자지러지게 웃었고, 사방으로 흩날리는 머리카락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장난이 되었다. 네스프레소 머신에서 캡슐이 '툭' 하고 떨어지는 경쾌한 소리는 아이에게 버튼을 누르는 게임처럼 다가왔다. 호텔 밖 '겨울 유원장'에서 만난 15미터 높이의 울트라맨 조형물 앞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작은 키를 확인하며 묘한 경외심을 느꼈다. 사랑강의 짭조름한 강바람이 뺨을 스쳤지만, 아이들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특별한 교육이나 체험이 없어도, 거대한 것과 작은 것의 대비를 온몸으로 느끼는 과정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가장 완벽한 탐험이었다.
체크아웃의 아쉬움 끝에, 가슴 속에 남겨질 조각은 무엇일까?
아침 식탁 위로 21도의 온화한 햇살이 길게 드리워졌다. 갓 구운 빵의 고소한 향기와 아이들이 서투르게 발라놓은 잼 자국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 자체로 평화였다. 체크아웃을 준비하며 짐을 쌀 때, 방 안은 다시 무질서해졌다. 바닥에는 이름 모를 장난감 조각들이 흩어졌고, 수건 한 장이 엉뚱한 곳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그 어지러움이 싫지 않았다. Cheng Yi Jiu Dian의 바스락거리는 고급 침구 속에 몸을 묻고 있었던 그 짧은 정적, 그리고 아이들의 규칙 없는 웃음소리가 공간의 밀도를 촘촘하게 채우고 있었다. 삶은 특별할 필요가 없다. 그저 적당한 온도와 넉넉한 공간, 그리고 함께 있는 사람들이 내는 소음이 조화로우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이곳에 온다면 우리는 여전히 소란스럽겠지만, 이 두툼한 카펫과 높은 천장이 우리를 다시 너그럽게 받아줄 것만 같다.
현관에 덩그러니 남겨진 아이의 작은 운동화 한 짝.
- 사랑강 근처 '겨울 유원장'의 15미터 울트라맨 조형물 앞에서 가족사진을 남겨보세요.
- 25층 로비의 웅장한 서가에서 아이와 함께 운명처럼 끌리는 책 한 권을 골라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