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여기 진짜 성 같아!" 작은 발걸음이 발견한 세계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첫째가 외친 말에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았다. 아득하게 높은 층고는 아이의 시선에서 이곳을 거대한 성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둘째는 체크인 절차보다 웰컴 주스의 차가운 감촉에 마음을 빼앗겼다. 유리잔 표면에 맺힌 송골송골한 물방울이 아이의 작은 손가락을 타고 흐를 때마다, 아이는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로비의 서늘한 공기 속에 섞인 은은한 시트러스 향과 푹신한 벨벳 소파의 질감은 아이들에게 이곳이 일상을 벗어난 특별한 모험의 장소임을 알려주는 신호탄 같았다. 나는 아이들이 소란스럽게 소파 위를 구르는 동안, 그들의 웃음소리가 높은 천장에 부딪혀 부드럽게 흩어지는 풍경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5월의 화롄은 습도가 높았지만, Li Xuan Guo Ji Fan Dian의 내부는 쾌적한 온도로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특별할 것 없는 진입이었으나, 아이들에게는 이미 전설 속 성으로의 입성이었다.
나무 향 가득한 요새와 초록빛 비밀 정원
객실 문을 열자마자 코끝을 스치는 것은 정갈하고 묵직한 나무의 향이었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우드 톤으로 꾸며진 인테리어는 마치 숲속의 작은 오두막에 들어온 듯한 안락함을 주었다. 첫째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침대 위로 몸을 던졌고, 적당한 탄성을 가진 매트리스는 아이의 몸을 기분 좋게 튕겨 올렸다. 둘째는 방 구석구석을 누비며 이곳을 자신만의 '비밀 기지'라고 선언했다. 우리는 짐을 풀고 호텔의 자랑인 공중 정원으로 향했다. 5월의 화롄 공기 속에는 바다의 짭조름한 내음과 이름 모를 야생화의 달콤한 향기가 묘하게 섞여 있었다. 아이들은 정원 구석의 젖은 흙 위에 엎드려 작은 벌레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손끝에 닿는 풀잎의 까슬함과 콧등을 간지럽히는 시원한 바람이 아이들의 감각을 깨우고 있었다.
아이들의 눈에 이 정원은 아마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밀림처럼 보였을 것이다. 나는 그 곁의 벤치에 앉아 멀리 겹겹이 쌓인 산의 능선을 바라보았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었지만, 정원을 가로지르는 바람은 제법 서늘해 마음속의 소란함까지 씻어내 주는 듯했다. 호텔에서 빌린 자전거를 타고 해변 도로를 달릴 때, 바람에 머리카락이 엉망이 된 채 뒤를 돌아보며 웃던 아이들의 얼굴이 기억난다.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그저 걷고, 보고, 만지는 단순한 행위들의 연속이었지만, 그 무용한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우리 가족의 기억 속에 가장 선명한 색채로 기록되고 있었다. 저녁으로 맛본 현지 음식의 정갈한 간과 신선한 재료의 풍미는 하루의 피로를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모든 소란이 잠든 뒤, 비로소 마주하는 고요의 시간
아이들이 깊은 잠에 빠져들고 나서야 방에는 밀도 높은 정적이 찾아왔다. 가장 먼저 내 마음을 붙잡은 것은 묵직한 철문이 닫힐 때 나는 '툭' 하는 낮은 소리였다. 그 소리와 함께 외부의 모든 소음이 완벽하게 차단되는 순간, 비로소 나는 온전한 나 자신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호텔 내 스파 구역으로 향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자, 하루 종일 아이들을 쫓아다니며 팽팽하게 당겨졌던 신경의 줄이 느슨하게 풀려나갔다. 피부에 닿는 물의 감촉은 매끄러웠고, 적당한 무게감으로 몸을 눌러주는 온기는 마치 액체로 된 포근한 담요처럼 나를 감싸 안았다. 은은하게 퍼지는 아로마 향이 폐부 깊숙이 들어오자 비로소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다시 방으로 돌아왔을 때, 아이들은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엉겨 붙어 잠들어 있었다. 낮 동안의 그 소란함이 거짓말처럼 사라진 공간에서, 나는 침대 헤드에 기대어 창밖의 어스름한 풍경을 응시했다. Li Xuan Guo Ji Fan Dian의 침구는 피부에 닿는 면의 감촉이 쾌적하고 포근해 마음까지 차분하게 고요해지혀 주었다. 무언가 대단한 깨달음을 얻으려 애쓰지 않았다. 그저 지금 이 순간, 적당한 온도의 방과 깊게 잠든 아이들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삶이 늘 특별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적당히 편안하고, 적당히 고요한 밤이면 그것으로 좋았다. 내일 아침이면 다시 시작될 아이들의 소란함이 벌써 예상되었지만, 그 소란함마저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 밤이었다.
창밖으로 5월의 바다 냄새가 옅은 안개처럼 배어 나왔다.
- 옥상 공중 정원에서 아이와 함께 5월의 꽃향기를 맡으며 느리게 걸어보길 권한다.
- 호텔 자전거를 빌려 해변 도로를 달리며 화롄의 바람을 온몸으로 느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