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다섯 가지의 찰나
야식 뷔페에서 벌인 무모한 식욕 대결. Kang Qiao Shang Lv의 밤은 지나치게 다정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계원糯米粥의 달콤한 향기와 짭조름한 차엽란의 냄새가 복도까지 흘러나왔고, 우리는 누가 더 많이 먹나 내기를 시작했다. "한 접시만 더!"라고 외쳤지만 결국 모두가 배를 움켜쥐고 웃음을 터뜨렸고, 차가운 맥주 캔 표면에 맺힌 이슬이 손등을 적실 때쯤에야 우리는 기분 좋은 패배를 인정했다.
기대 너머의 환대, Kang Qiao Shang Lv가 주는 뜻밖의 위로. 단순한 비즈니스 호텔일 거라는 예상은 밤 7시 이후 펼쳐진 화려한 야식 뷔페 앞에서 산산조각 났다. 정성스럽게 준비된 닭날개와 만두, 신선한 과일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광경에 "굳이 밖으로 나갈 이유가 있나?"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낯선 도시의 밤, 예상치 못한 풍성함이 주는 안도감은 여행자의 긴장된 마음을 말랑하게 녹여주기에 충분했다.
지친 몸을 온전히 품어준 광활한 침대의 기억. 타로코 협곡의 험한 길을 걷느라 발바닥이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질 때쯤 방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자마자 마주한 200센티미터에 달하는 광활한 침대는 마치 거대한 구름 같았고, 바스락거리는 흰 시트의 서늘한 감촉이 피부에 닿는 순간 온몸의 긴장이 탁 풀렸다. "아, 이제야 살 것 같다"는 짧은 탄식과 함께 깊은 매트리스 속으로 고요히 머무르던 그 순간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평온한 위로였다.
거대한 협곡의 침묵이 가르쳐준 겸손. 타로코 국립공원의 깎아지른 듯한 수직 절벽 앞에 섰을 때, 우리는 한동안 말을 잃었다. 걷기 힘들다며 투덜대던 친구의 목소리는 거대한 바위 틈을 타고 흐르는 날카로운 바람 소리에 금세 묻혀 사라졌다. 압도적인 자연의 무게감 앞에서 우리가 품었던 사소한 고민과 갈등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먼지처럼 느껴졌고, 그저 그 거대한 정적 속에 가만히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치싱탄의 자갈들이 연주하는 무심한 노래. 신월형 해변을 따라 걸으며 발밑에서 자갈들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자그락'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11월의 차가운 바닷바람이 코끝을 스치며 뺨을 얼어붙게 만들었지만, 그 덕분에 우리는 서로의 어깨를 더 밀착시키며 온기를 나누었다. 짙푸른 바다와 무채색의 자갈, 그리고 적당한 추위가 어우러진 그 풍경은 특별할 것 없었기에 오히려 더 오래도록 기억 속에 머물 것 같았다.
이 모든 순간이 겹쳐져 만들어낸 온도
어떤 이는 여행에서 인생의 정답을 찾는다고 하지만, 우리는 정답 대신 맛있는 음식과 푹신한 침대를 선택했다.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좋았다. 그저 함께 걷고, 함께 먹고, 함께 게으름을 피운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Kang Qiao Shang Lv의 깨끗한 복도를 지나 방으로 돌아오던 길, 우리는 서로의 얼굴에 묻은 음식 부스러기를 보며 아이처럼 낄낄거렸다. 무용한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비로소 마음 한구석이 눅눅하게 젖어 들었고, 애써 힘내지 않아도 그대로의 모습으로 충분하다는 안도감이 우리 사이를 메웠다.
체크아웃 하는 길, 로비의 조명이 유난히 포근하게 느껴졌다.
- 밤 10시 전까지 제공되는 무제한 맥주와 야식 뷔페를 최대한 즐길 것.
- 타로코 협곡의 서늘한 돌벽에 손을 대고 자연의 무게감을 직접 느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