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 왜 이곳이어야 했을까?
차 안에서 둘째가 뜬금없이 물었다. "아빠, 온천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야?" 나도, 아내도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저 땅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숨결이 올라오는 거라고 대충 얼버무렸을 뿐이다. 3월의 화롄은 적당히 미지근한 공기가 피부를 감쌌지만, 228 연휴와 겹쳐 거리는 이미 인파로 북적였다. 아이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고, 부모인 우리의 인내심도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그때 구원투수처럼 나타난 Kang Qiao Shang Lv의 넓은 주차장은 그 자체로 안도감이었다. 주차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여행의 난이도는 급격히 낮아졌다. 12층 규모의 웅장한 건물이 마치 지친 여행자를 품어주는 거대한 요새처럼 느껴졌다.
체크인을 마치고 방에 들어서자마자 첫째는 가방을 내팽개쳤고, 둘째는 침대 위에서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가족 여행의 우아함 따위는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의 세탁실을 발견한 순간, 나는 비로소 완전한 해방감을 느꼈다. 아이들이 밖에서 묻혀온 정체 모를 흙먼지와 얼룩들이 세탁기 속에서 빠르게 회전하며 사라지는 광경은 일종의 카타르시스였다. 복도에 은은하게 퍼지는 세제 향기와 건조기에서 갓 꺼낸 수건의 눅눅하지 않은 포근한 온기가 손끝에 닿았다. 누군가 챙겨줘야 하는 노동의 무게가 줄어드는 것, 그것이 가족 여행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이었다. 직원들의 미소는 과하지 않았고, 필요한 것을 묻기도 전에 먼저 건네주는 태도는 담백했다. 억지로 꾸며낸 친절이 아니라, 삶에 여유가 깃든 사람들의 다정함이었다.
아이들의 마음을 훔친 결정적인 순간은 무엇이었을까?
아이들은 호텔의 24시간 카페와 무제한 간식 서비스를 발견하고는 눈을 반짝였다. 특히 오후 3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간식 시간'은 아이들에게 천국과도 같았다.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바삭한 쿠키가 끊임없이 제공되는 공간에서 아이들은 더 이상 보채지 않았다. 하지만 이 여행의 정점은 자정에 제공되는 야식 서비스였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두부 푸딩과 매콤한 단쯔면이 식탁 위에 올랐다. 둘째는 두부 푸딩을 한 숟가락 크게 떠먹더니, 입가에 하얀 흔적을 남긴 채 배시시 웃었다. 혀끝에 닿는 미끄러운 촉감과 달콤한 풍미가 좋았는지 아이는 작은 그릇을 깨끗이 비워냈다. 진한 국물 냄새가 방 안을 포근하게 채웠고, 우리는 나란히 앉아 서로의 얼굴을 보며 낄낄거렸다.
낮에는 마타안 습지로 향했다. 3월 하순이면 시작된다는 반딧불이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작은 빛들이 무심히 깜빡이는 것을 보며,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숨을 죽였다. "아빠, 저건 숲속 요정들이 춤추는 거야!" 첫째의 속삭임에 둘째는 그걸 잡아서 병에 담아 집으로 가져가고 싶다고 칭얼거렸다. 우리는 그저 함께 걷는 것에 집중했다. 3월의 밤공기는 제법 서늘했지만, 맞잡은 손에서 전해지는 온기만으로 충분했다. 태평양 등불 축제의 화려한 색채들이 아이들의 맑은 눈동자에 그대로 담겼다. 거창한 교육적 목적은 없었다. 그저 배불리 먹고, 신기한 것을 보고, 편안한 곳에서 잠드는 것. 아이들에게는 그것이 여행의 전부였고, 나에게는 그것이 가장 완벽한 설계였다.
떠나는 길, 가슴 속에 남은 잔상은 무엇일까?
마지막 날 아침, 창밖으로 본 화롄의 바다는 회청색에서 서서히 에메랄드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 바다 밑에서 거대한 조명을 바꾼 것처럼 신비로운 색감이었다. 조식 뷔페에서 풍겨오는 갓 구운 빵의 고소한 향기와 따뜻한 광둥식 죽, 그리고 노릇하게 구워진 蛋餅의 풍미가 공기 중에 섞여 있었다. 바스락거리는 깨끗한 침대 시트의 촉감을 뒤로하고 우리는 느릿하게 움직였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억지로 무언가를 배우려 하거나 특별한 깨달음을 얻으려 애쓰지 않았다. 그저 평소의 60% 정도의 힘만 쓰며, 흐르는 시간 속에 몸을 맡겼다.
체크아웃을 하며 마주친 직원의 가벼운 목례, 그리고 로비에서 아이들이 조금 소란스럽게 뛰어다녀도 너그럽게 웃어주던 그 표정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과한 환대는 아니었지만, 적당한 거리감과 적당한 온기가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짐을 챙겨 다시 차에 올랐을 때, 아이들은 이미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엉망진창으로 흐트러진 옷가지와 흙이 묻어 눅눅해진 운동화가 보였지만, 전혀 싫지 않았다. 오히려 그 무질서함이 우리가 함께 치열하게 즐긴 시간의 증거 같아 마음이 뭉클했다. Kang Qiao Shang Lv에서의 시간은 단순한 숙박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이름의 서툰 여행자들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던 안식처였다.
포근한 침구 속에 몸을 뉘었을 때의 그 안온함이 여전히 손끝에 머물러 있다.
- 3월의 화롄 바다색이 가장 아름다운 이른 아침의 해변 산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 Kang Qiao Shang Lv의 조식 중 蛋餅와 야식으로 제공되는 두부 푸딩은 아이들과 꼭 함께 맛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