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의 하루를 채운 다섯 가지 소리
- 짝, 짝, 짝. 6미터 높이의 로비 천장까지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아이의 슬리퍼 소리였다. 둘째가 낯선 공간의 개방감에 들떴는지, 은은한 방향제 향이 감도는 하얀 대리석 바닥을 리듬감 있게 쳤다. 정적을 깨는 그 소리가 마치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작은 북소리처럼 들려,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가방의 압박감이 어느새 기분 좋은 설렘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 웅, 하는 낮은 진동음. 1월의 시린 동북계절풍이 Fu Kang Da Fan Dian의 커다란 통창에 부딪히며 내는 소리였다. 얇은 커튼이 바람의 결을 따라 일렁이는 횟수를 세어보다가, 이내 포근한 실내의 온기에 몸을 맡겼다. 창밖으로는 화롄의 웅장한 산맥이 푸르스름한 새벽빛에 잠겨 있었고, 유리 한 장을 사이에 둔 안온한 밀도의 대비가 묘한 안도감을 주었다.
- 달그락거리는 숟가락 소리와 낮은 웅성거림. 조식 식당의 따스한 오렌지빛 조명 아래, 아이들이 접시를 옮기며 내는 소란함이 기분 좋게 섞여 있었다. "채소는 정말 싫어!"라고 투덜거리는 첫째의 투정 섞인 목소리 너머로, 지역 특색이 담긴 율무 우유의 묵직하고 크리미한 단맛이 혀끝에 닿았다. 결국 접시를 깨끗이 비운 아이의 대견한 모습에 작은 웃음이 터져 나왔고, 그 사소한 소음들이 식탁 위를 다정하게 채웠다.
- 쏴아, 하고 쏟아지는 물소리. 하얀 김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욕실에서 들리는 정직한 소리였다. 샤워 부스 안의 뜨거운 물줄기가 매끄러운 타일 바닥에 부딪혀 흩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온몸의 긴장을 천천히 녹여냈다. 젖은 몸으로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는 효율적인 동선과 손끝에 닿는 보들보들한 수건의 감촉 덕분에, 오직 나만의 고요한 휴식에 깊이 고요히 머무할 수 있었다.
- 바스락거리는 흰색 침구의 마찰음. 빳빳하게 잘 마른 면 시트의 서늘함이 이내 체온으로 덥혀질 때 나는 소리였다. Fu Kang Da Fan Dian의 넓은 침대 위로 세 가족이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엉켜 누웠고, 아이들의 고른 숨소리가 규칙적인 리듬처럼 겹쳐졌다. 창밖에는 여전히 시린 겨울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이 방 안의 공기는 우리 가족의 사랑만큼이나 충분히 따뜻하고 밀도가 높았다.
창밖으로 희미하게 겹쳐진 산의 능선을 바라보며, 우리는 비로소 완전한 휴식의 의미를 읽었다.
- 도보 5분 거리의 동대문 야시장을 추천한다. 아이들의 작은 손을 잡고 천천히 걷기에 더없이 좋은 거리다.
- 차이지의 율무 우유를 꼭 맛보길 권한다. 차가운 겨울 공기를 들이마신 뒤 마시는 그 달콤함은 잊지 못할 기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