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하오 행관의 무거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제8플랫폼'이라는 독특한 테마가 우리를 맞이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인위적인 설정으로 보일지 모르나, 내게는 그 무용한 장식들이 오히려 여행의 설렘을 증폭시키는 장치처럼 느껴졌다. 방 안으로 들어와 짐을 풀며 나는 공간이 주는 물리적 거리감에 집중했다. 푹신한 소파에서 침대까지, 그리고 창가에서 화장실로 이어지는 짧은 동선들. 그 작은 보폭을 옮길 때마다 우리는 서로의 리듬을 확인했다. 10월의 창화는 섭씨 25도, 땀 한 방울 흐르지 않는 쾌적한 공기가 피부를 감쌌다. 약하게 틀어놓은 에어컨의 낮은 웅웅거림 속에서, 손끝에 닿는 하얀 시트의 빳빳하고 서늘한 감촉이 기분 좋게 전해졌다. 우리는 침대 양 끝에 나란히 누웠다. 우리 사이에는 한 뼘 정도의 빈 공간이 있었고, 그 틈으로 적당한 온도의 공기가 유영했다. 서로의 어깨가 닿지 않을 만큼의 거리였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거리 덕분에 상대의 고요한 숨소리는 더욱 선명하게 들려왔다. 억지로 가까워지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마치 나란히 달리는 철길처럼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는 이 상태가 말할 수 없이 편안했다.
침묵의 결을 따라 공유한 감각들
우리는 함께 밖으로 나가 창화의 명물인 육원을 맛보러 갔다. 육원수라는 곳에서 마주한 육원은 투명하고 쫀득한 피부를 가지고 있었고, 그 위로 진득하게 흘러내리는 갈색 소스는 달콤한 향기를 풍겼다. 젓가락으로 육원을 집어 올리자 소스가 가느다란 실처럼 길게 늘어졌다. 한 입 베어 문 순간, 죽순의 아삭한 식감과 고기의 묵직한 풍미가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졌고, 혀끝에는 진한 단맛이 여운처럼 남았다. 문득 곁을 보니 상대의 입가에 작은 소스 한 방울이 묻어 있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휴지를 건넸고, 상대는 자연스럽게 그것을 받아 입가를 닦아냈다. 찰나의 시선 교환, 그 짧은 순간에 우리는 수많은 단어보다 더 깊은 이해를 나누었다. 이어 방문한 부채꼴 차고로 향하는 길은 평탄했다. 공기 중에는 오래된 기차들이 내뿜는 특유의 기름 냄새와 쇳덩이의 서늘한 기운이 섞여 있었다. 우리는 나란히 걸으며 거대한 바퀴와 레일이 이루는 정교한 각도를 관찰했다. 어떤 대화도 필요치 않았다.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같은 냄새를 맡으며, 같은 속도로 걷고 있다는 감각만으로도 충분했다. 불이방에서 산 단황수를 나누어 먹을 때, 갓 구운 빵의 온기와 노란 달걀노른자의 퍽퍽함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서로의 입가에 묻은 작은 빵가루를 발견하고 우리는 아주 조금, 하지만 명확하게 웃었다.
각자의 고요가 머무는 밀도
다시 지우하오 행관으로 돌아온 방 안은 깊은 정적에 잠겼다. 나는 침대 헤드에 몸을 기대어 책장을 넘겼고, 상대는 작은 테이블 앞에 앉아 스마트폰의 푸른 빛 속에 잠겼다. 우리는 같은 공간에 머물고 있었지만, 각자 서로 다른 세계를 여행하고 있었다. 냉장고가 내는 낮은 기계음과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시계 초침 소리가 방 안의 적막을 오히려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한 시간 남짓 흐르는 동안 우리는 단 한 마디의 말도 섞지 않았다. 그것은 고립이 아니라, 서로의 고요를 온전히 존중하는 성숙한 시간이었다. 10월의 밤바람이 창문 틈으로 가늘게 스며들어 피부에 닿을 때, 나는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서도 완벽하게 혼자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급스러운 경험인지를 깨달았다. 종이를 넘기는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화면을 스크롤 하는 미세한 마찰음이 규칙적으로 교차했다. 이 무용한 시간의 흐름이 역설적으로 우리를 더 단단하게 묶어주고 있었다. 억지로 대화를 만들어내지 않아도 되는 관계의 편안함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정적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가장 깊게 확인했다. 꽤 근사한 밤이었다.
스탠드 불빛 아래, 나란히 놓인 두 켤레의 신발이 보였다.
- 부채꼴 차고의 오래된 철도 냄새를 맡으며 천천히 걸어보길 권한다.
- 불이방의 단황수는 식기 전에 먹어야 그 바삭함이 온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