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창화는 공기가 눅눅하다. 피부에 닿는 습도가 80%에 육박하면, 숨을 쉴 때마다 물기를 머금은 솜사탕을 삼키는 기분이 든다. 끈적이는 피부를 뒤로하고 지우하오 행관의 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나를 맞이한 것은 서늘한 에어컨 바람과 정돈된 정적이었다. 로비의 은은한 조명은 마치 밤 기차를 기다리는 대합실처럼 차분했고, 바닥을 구르는 캐리어 바퀴 소리마저 이곳의 테마인 '제8플랫폼'의 일부처럼 들렸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설정일지 모르나, 짐 가방을 끌고 들어오는 가족들에게는 일상의 궤도를 잠시 벗어나는 유희가 된다. 우리가 묵은 가족 스위트룸은 생각보다 넉넉했다. 아이들이 복도에서 가벼운 경주를 해도 벽에 부딪혀 울음을 터뜨릴 일 없는 거리감. 빳빳하게 다려진 하얀 면 시트의 서늘한 촉감이 피부에 닿는 순간, 밖의 눅눅함은 먼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아, 이제 좀 살 것 같다."라는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화려한 장식보다 중요한 건, 서로의 팔꿈치가 닿지 않고도 편하게 누워 있을 수 있는 물리적 너그러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공간은 가족이라는 이름의 소란함을 너그럽게 품어주는 정거장 같았다.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가짜 플랫폼이었을까, 진짜 맛이었을까?
둘째는 체크인하자마자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아빠, 여기 진짜 기차역이야? 그럼 기차표는 어디서 사?" 역무원 제복을 입은 직원이 없다는 사실에 잠시 실망한 듯 보였지만, 이내 방 안의 간식들과 낯선 가구들에 마음을 뺏겼다. 우리는 곧장 근처 부채꼴 차고로 향했다. 거대한 부채꼴 모양으로 늘어선 오래된 기차들의 풍경은 아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이는 기차 바퀴에서 풍기는 묵직한 쇠 냄새와 오래된 기름 섞인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며, 마치 거대한 기계 생명체를 만난 것처럼 흥분해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진짜 정점은 창화의 길거리 음식이었다. 아삼육원에서 맛본 육원은 튀기듯 구워내 겉은 과자처럼 바삭했고, 속은 쫀득한 식감이 씹을 때마다 묘한 쾌감을 주었다. 달콤 짭짤한 특제 소스가 입안 가득 퍼지자, 아이들은 입가에 소스를 묻힌 채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맛본 부이팡의 에그요크 페이스트리는 갓 구워져 나와 손끝에 온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한 입 베어 물자 진한 버터의 풍미가 파도처럼 밀려왔고, 중심의 노란 달걀노른자가 짭조름하게 혀끝을 자극했다. 아이의 입가에 묻은 노란 빵가루를 닦아내며 생각했다. 정답을 찾는 여행보다, 이렇게 혀끝으로 느끼는 확실한 즐거움이 가족 여행의 본질일지도 모른다고. 아이의 웃음소리가 창화의 거리 위로 경쾌하게 흩어졌다.
체크아웃의 순간, 마음속에 남겨질 가장 무용한 기억은 무엇일까?
어머니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을 묻는 말에, 호텔 방에서의 조용한 오후였다고 답하셨다. 5월의 백합꽃 향기가 창틈으로 은은하게 스며들 때, 아이들이 낮잠에 든 사이 누렸던 그 짧은 정적. 창밖으로는 오후의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해 유리창에 작은 물방울들이 진주알처럼 줄지어 내려오고 있었다. 토독토독, 규칙적인 빗소리가 방 안의 온기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푹신한 침대에 몸을 깊숙이 묻은 채 아무런 생각 없이 천장의 무늬를 세던 시간. 억지로 힘을 내어 관광지를 정복하는 대신, 지우하오 행관의 안락함 속에 머물며 좋은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 무용한 시간이 어머니에게는 세상 그 어떤 명소보다 값진 선물이었으리라.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며, 여행이 주는 가장 느린 속도의 행복을 만끽했다.
아이의 젖은 운동화가 현관 앞에 나란히 놓여 있었다.
- 팔괘산 대불 풍경구의 산책로는 완만해서 아이들과 천천히 걷기에 적당하다.
- 부이팡의 에그요크 페이스트리는 식기 전에 먹어야 겉바속촉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