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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햇살이 긴 사각형으로 내려앉은 복도

창화역에 내려 민숙으로 향하는 길은 생각보다 아득했다. 약 20분 정도를 걸었을까. 3월의 공기는 20도 언저리에서 적당히 미지근했고, 피부에 닿는 바람은 눅눅함과 쾌적함 그 경계 어디쯤에 머물러 있었다. 우리는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그저 발길이 이끄는 대로, 이름 모를 골목의 리듬에 몸을 맡긴 채 천천히 걸었다. 팔괘산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마주친 로디 점핑 호스 등불들은 원색의 강렬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 유치할 정도로 선명한 색감들이 오히려 팽팽하게 조여 있던 마음의 끈을 느슨하게 풀어주었다. 우리는 서로의 보폭을 맞추려 애쓰지 않았다. 그저 걷다 보면 어느새 곁에 있었고, 그 적당한 거리감이 주는 안도감만으로도 충분한 오후였다.

길가 부이팡에서 산 단황수를 하나씩 입에 물었다. 갓 구워낸 껍질이 '바스락' 소리를 내며 경쾌하게 부서졌고, 그 안의 진한 붉은 팥소와 짭조름한 노른자가 혀끝에서 부드럽게 뭉개졌다. 달콤함과 짭짤함이 교차하는 그 단순하고 정직한 맛이 왜 그렇게 위로가 되었을까. 우리는 맛에 대해 길게 논하지 않았다. 그저 서로를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다.

골목 깊숙한 곳,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 속에 `단화탕 반려동물 동반 빌라`가 나타났다. 60년의 세월을 견뎌온 낡은 집.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가슴속에 꽉 묶여 있던 매듭이 스르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오래된 목조 건물 특유의 눅눅하면서도 포근한 나무 냄새와 희미한 먼지 향이 코끝을 스쳤다. 복도의 조명은 낮게 고요해지은 노란색이었다. 마치 녹인 버터를 발라놓은 듯 부드러운 그 빛은 화려하지 않아서 더 안심이 되었다. 계단을 오르다 내가 발을 헛디뎌 휘청였을 때, 그 모습을 본 상대가 '푸흡' 하고 낮은 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따라 웃었다. 별거 아닌 찰나였지만, 그 웃음소리가 정적을 깨우는 순간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생생한 조각으로 남았다. 팽팽했던 일상의 줄이 느슨하게 풀려 바닥에 툭 떨어진, 그런 나른한 오후였다.

밤 11시, 나무의 숨소리와 낮은 대화

방 안은 깊은 고요에 잠겨 있었다. 창밖으로는 가끔 자동차가 지나가는 낮은 소음이 들려왔지만, 그것조차 이 집이 가진 거대한 정적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나란히 침대에 누웠다. 매트리스는 최신식 호텔처럼 탄력 있게 튀어 오르지 않았다. 대신 우리의 무게를 그대로 받아내며 천천히, 아주 깊숙이 고요해졌다. 그 묵직한 안정감이 마치 오래된 품에 안긴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천장의 나무 무늬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6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천장을 올려다보았을 이름 모를 이들의 삶을 상상했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뜨겁게 사랑을 속삭였을 것이고, 누군가는 견디기 힘든 외로움을 삼켰을 것이다. 우리는 그 거대한 시간의 흐름 속에 아주 잠시 머무는 찰나의 손님일 뿐이었다. 그 사실이 오히려 우리를 가볍게 만들었다. 영원이라는 무겁고 거창한 단어를 꺼낼 필요가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서로의 고른 숨소리가 들리는 이 거리면 충분했다.

"이 집은 모든 걸 기억하고 있을까?"

상대가 낮게 속삭였다. 나는 대답 대신 상대의 손등을 가만히 덮었다. 손등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적당했고, 그 온도는 우리 사이의 공기를 더욱 밀도 있게 만들었다. 우리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억지로 대화를 이어가려 노력하지 않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침묵. 그것은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만큼이나 두터워진 신뢰의 다른 이름이었다.

`단화탕 반려동물 동반 빌라`에서의 머무름은 말 그대로 '미주(미니 스테이)', 조금만 머무는 것이었다. 거창한 관광이나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그저 낡은 벽지에 기대어 멍하게 시간을 보내고, 발을 옮길 때마다 들려오는 나무 바닥의 삐걱거리는 소리를 음악 삼아 누워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 무용한 시간들이야말로 가장 밀도 높게 다가왔다. 풀려버린 매듭의 자리에 남은 건 가벼운 여백이었다. 그 여백 속에 우리가 있었다. 다시 돌아가야 할 일상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여기서 보낸 이 건조하고 따뜻한 정적을 마음 한구석에 비축해둘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쁘지 않은, 아니 꽤 다정한 밤이었다.

노란 불빛은 우리가 떠날 때까지 그 자리에 머물렀다.

근처 맛집 & 명소

에이비즈

ABees(구 명칭 자펑미)는 장화시 장수로 215번지에 있는 카페로 커피와 크리에이티브 갈레트, 디저트 크레페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합니다. 시그니처 메뉴는 꽃가루 커피, 스파이스 토마토 주키니 갈레트, 케일과 마 갈레트, 시나몬 사과 꿀 크레페 등이며 1인당 약 400위안대가 일반적입니다. 영업시간은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평점이 높고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요리로 현지에서 인기 있는 줄 서는 맛집 중 하나입니다.

100 미식

크리스 카페

Chris Cafe는 타이중 치치 상권에 숨어있는 홍콩식 다방으로 가정식 광동 요리를 선보입니다. 대표 메뉴는 주성치 영화로 유명해진 차슈 계란밥 '암연소혼반' 과 칼로리 가득한 '땅콩 프렌치 토스트' 로 현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매장은 조용하고 여유로워 다위안바이 백화점이나 치치 상권 쇼핑 중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인기 메뉴를 놓치지 않도록 예약을 권장합니다.

115 미식

부얼팡

불이방은 장화현에서 유일하게 전통 노른자 패이스트리(단황소)를 전문으로 하는 50년 가까운 역사의 노포입니다. 라드와 버터로 황금빛 겉껍질을 구워내고 그 안에 윤기 흐르는 짭짤한 오리 노른자와 부드러운 팥앙금을 채웁니다. 추석이나 명절마다 줄이 끊이지 않아 장화의 필수 기념품으로 통합니다. 노른자 패이스트리 외에도 녹두파이, 아내과자 등 옛날 과자를 함께 팝니다. 온라인 주문은 받지 않으며 직접 매장에서 줄 서서 사야만 맛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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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셴지 훠궈 루강 기함점

우셴지 샤브샤브 루캉 플래그십은 장화현 루캉진 중정로 496번지에 있는 인기 샤브샤브 전문점으로 세련된 인테리어와 편안한 조명이 특징입니다. 다양한 육수와 단품 주문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대표 메뉴는 대용량 고기 플레이트와 밥·음료 무한 리필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라 늦은 밤에도 따끈한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습니다. 1인당 약 250~300위안으로 가성비가 뛰어나 장화 필수 샤브샤브 맛집으로 자주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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