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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눈동자에 맺힌 하얀 영토와 등불의 잔상

현관에 덩그러니 놓인 아이의 한쪽 신발을 보았다. 짝을 잃은 신발은 마치 이 여행의 성격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계획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나쁘지 않은 여정이었다.

아이들의 눈동자에 맺힌 하얀 영토와 등불의 잔상

청셰 행려의 객실 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한 것은 생각보다 훨씬 광활하게 펼쳐진 하얀 바닥이었다. 보통의 비즈니스 호텔이라면 가방 하나 펼치기도 벅찼을 텐데, 이곳은 아이들이 제멋대로 뒹굴고 뛰어놀아도 공간이 남을 만큼 넉넉했다. 특히 여행자의 편의를 배려한 커다란 화장대 앞에 선 아이들은 마치 자신들만의 비밀 기지를 발견한 듯 들떠 있었다. 12월의 창화는 밖에서 보면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커튼 사이로 쏟아지는 오후의 햇살은 적당히 미지근한 온도로 방 안을 채우고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창화 시내의 풍경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었으나, 그 익숙함이 오히려 낯선 타지에서 우리 가족에게 안도감을 주었다. 저녁 무렵 방문한 팔괘산 대불 광장에서는 월영등축제의 불빛들이 하나둘 깨어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화려한 등불 그 자체보다, 그 빛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서로의 눈동자를 확인하며 낄낄거렸다. 거창한 감동보다는 그런 작은 발견들이 이 여행의 진짜 색깔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복도를 채운 작은 소란과 다정한 낮은 목소리의 울림

호텔 복도에는 캐리어 바퀴가 바닥을 긁으며 굴러가는 규칙적인 마찰음과 아이들의 높은 웃음소리가 층층이 섞여 있었다. 둘째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아빠, 호텔 이름이 왜 가이드야? 여기서 우리가 길을 알려줘야 하는 거야?" 그 엉뚱한 질문에 옆에 있던 첫째가 한심하다는 듯 쳐다봤지만, 결국 두 아이는 약속이라도 한 듯 킥킥거리며 앞서 달려나갔다. 체크인 데스크의 직원은 아이들의 소란함에도 당황하지 않고,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천천히 안내를 해주었다. 서두르지 않는 그 말투는 마치 우리에게 이곳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쉬어가라고 말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졌다. 방 안으로 돌아오면 벽 너머로 희미하게 들리는 다른 여행자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완전한 적막함보다는 적당한 소음이 섞여 있는 상태. 그 소리들이 오히려 우리가 이 낯선 도시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주어 포근한 이불처럼 느껴졌다. 밤이 깊어지자 아이들의 숨소리가 규칙적인 리듬으로 변했고, 그 고요한 파동이 방 안의 공기를 천천히 고요해지혔다.

18도의 서늘한 공기와 빳빳한 면의 정직한 감촉

12월 창화의 공기는 건조하면서도 쾌적했다. 평균 기온 18도. 얇은 외투 하나를 걸치고 걷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온도였다. 푸마오 화시장에 들렀을 때, 아이들은 이름 모를 다육식물의 통통한 잎사귀를 조심스럽게 만져보았다. 손끝에 닿는 그 서늘하고 단단한 촉감에 아이들은 한참 동안 말을 잊은 채 자연의 생명력을 느꼈다. 다시 청셰 행려로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침대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을 때, 피부에 닿는 시트의 감촉은 빳빳하면서도 청결했다. 너무 부드럽기만 한 것보다 적당히 힘이 있는 면의 느낌이 오히려 정직한 신뢰감을 주었다. 특히 몸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 푹신한 매트리스의 탄성은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 주었다. 아이들이 내 팔을 베고 누웠을 때 느껴지는 작은 체온과, 그 아래로 전해지는 침구의 안락함. 그 사이에서 나는 비로소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긴장의 끈을 풀 수 있었다. 굳이 무언가를 더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그저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을 달성한 것 같은 충만함이 밀려왔다.

쌉쌀한 파파야 우유와 끈적하게 감기는 달콤한 여운

창화의 맛은 생각보다 솔직하고 꾸밈이 없었다. 60년 전통이라는 파파야 우유 가게에서 산 우유는 첫맛은 부드럽고 달콤했지만, 목을 타고 넘어가는 끝맛에 아주 약간의 쌉쌀함이 남아 있었다. 그 묘한 경계가 오히려 질리지 않게 만들며 계속해서 빨대를 찾게 했다. 아이들은 경쟁하듯 우유를 빠르게 들이켰고, 입가에는 하얀 우유 수염이 훈장처럼 남았다. 이어 맛본 육원은 쫄깃한 식감과 함께 진득하고 달콤한 소스가 입안을 가득 채웠다. 첫째는 소스가 너무 달다며 미간을 찌푸렸지만, 결국 접시를 깨끗이 비우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웠다. 우리는 작은 식탁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누가 더 크게 한 입을 먹는지 내기를 하며 소박한 만찬을 즐겼다. 화려한 코스 요리는 아니었지만, 입안에 남은 그 끈적하고 달콤한 여운이 겨울의 서늘함을 잠시 잊게 해주었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아이들이 짓는 무방비한 표정은 언제 봐도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겨울 흙내음과 갓 세탁한 수건이 주는 안식의 향기

창화의 거리에는 오래된 건물들이 뿜어내는 눅눅한 나무 냄새와 겨울철 특유의 마른 흙내음이 묘하게 섞여 있었다. 그 냄새를 맡으며 걷다 보면 내가 지금 낯선 곳에 와 있다는 사실이 피부로 생생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호텔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의 결은 다시 바뀌었다. 자극적이지 않은 은은한 세제 향과 정돈된 공간 특유의 쾌적한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욕실에 가지런히 놓인 수건에서는 갓 세탁해 햇볕에 잘 말린 듯한 포근한 향기가 났다. 그 냄새는 마치 "이제 모든 짐을 내려놓고 쉬어도 좋다"고 다정하게 속삭여주는 신호 같았다. 잠들기 전, 아이들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은은한 샴푸 향과 방 안의 깨끗한 공기가 섞여 묘한 안정감을 주었다. 화려한 향수는 없었지만, 가장 기본적이고 정직한 냄새들이 우리 가족의 겨울 밤을 빈틈없이 채우고 있었다. 그 소박한 향기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더 깊게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이 잠든 방, 스탠드 불빛 아래서 나는 생각했다.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 팔괘산 대불 광장의 등불을 보러 갈 때는 편한 운동화를 신으세요. 생각보다 걷는 거리가 꽤 됩니다.
  • 파파야 우유는 받자마자 바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특유의 쌉쌀한 맛이 강해집니다.

근처 맛집 & 명소

에이비즈

ABees(구 명칭 자펑미)는 장화시 장수로 215번지에 있는 카페로 커피와 크리에이티브 갈레트, 디저트 크레페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합니다. 시그니처 메뉴는 꽃가루 커피, 스파이스 토마토 주키니 갈레트, 케일과 마 갈레트, 시나몬 사과 꿀 크레페 등이며 1인당 약 400위안대가 일반적입니다. 영업시간은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평점이 높고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요리로 현지에서 인기 있는 줄 서는 맛집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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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카페

Chris Cafe는 타이중 치치 상권에 숨어있는 홍콩식 다방으로 가정식 광동 요리를 선보입니다. 대표 메뉴는 주성치 영화로 유명해진 차슈 계란밥 '암연소혼반' 과 칼로리 가득한 '땅콩 프렌치 토스트' 로 현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매장은 조용하고 여유로워 다위안바이 백화점이나 치치 상권 쇼핑 중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인기 메뉴를 놓치지 않도록 예약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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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얼팡

불이방은 장화현에서 유일하게 전통 노른자 패이스트리(단황소)를 전문으로 하는 50년 가까운 역사의 노포입니다. 라드와 버터로 황금빛 겉껍질을 구워내고 그 안에 윤기 흐르는 짭짤한 오리 노른자와 부드러운 팥앙금을 채웁니다. 추석이나 명절마다 줄이 끊이지 않아 장화의 필수 기념품으로 통합니다. 노른자 패이스트리 외에도 녹두파이, 아내과자 등 옛날 과자를 함께 팝니다. 온라인 주문은 받지 않으며 직접 매장에서 줄 서서 사야만 맛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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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셴지 훠궈 루강 기함점

우셴지 샤브샤브 루캉 플래그십은 장화현 루캉진 중정로 496번지에 있는 인기 샤브샤브 전문점으로 세련된 인테리어와 편안한 조명이 특징입니다. 다양한 육수와 단품 주문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대표 메뉴는 대용량 고기 플레이트와 밥·음료 무한 리필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라 늦은 밤에도 따끈한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습니다. 1인당 약 250~300위안으로 가성비가 뛰어나 장화 필수 샤브샤브 맛집으로 자주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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