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바퀴가 보도블록의 틈새에 부딪히며 내는 규칙적인 달그락 소리가 정적을 깨웠다. 1월의 타이둥은 생각보다 서늘했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에는 옅은 소금기가 섞여 있었고,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습한 냉기가 피부에 닿아 눅눅하게 감겼다. 우리는 서로의 얇은 옷차림을 보며 누가 더 준비성이 없었는지 내기를 했다. "설마 이렇게 춥겠어?"라고 호언장담했던 이들의 결말은 셋 다 얇은 가디건 하나뿐이었다는 처참한 결과였다. Men Ting Ruo Shi He Di Zuo An Guan의 로비에 들어섰을 때, 코끝을 스치는 은은한 향기와 따뜻한 공기가 긴장을 단숨에 녹여주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며칠간 머물며, 효율과는 거리가 먼, 오직 즐거움만을 위한 무용한 일들을 하기로 했다.
타이둥에서 저지른 네 가지 무용한 소동
자전거로 박물관 정복하기: 지도를 맹신하며 페달을 밟았으나, 도착한 곳은 이름 모를 논밭 한가운데였다. 하지만 낮게 깔린 구름과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을 마주한 순간, 길을 잃었다는 당혹감은 이내 경이로움으로 변했다. (성공적인 실패)
30분간의 목과 어깨 아로마 테라피: Men Ting Ruo Shi He Di Zuo An Guan에서 제공하는 이 짧은 휴식은 여행의 피로를 씻어내는 마법 같았다. 따뜻한 오일의 촉감과 은은한 향기가 닿는 순간, 팽팽하게 당겨졌던 신경이 툭 끊어지며 깊은 수면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완벽한 성공)
인생 베개 찾기 프로젝트: 제공되는 다양한 베개들을 하나씩 베어보며 누가 더 최적의 안락함을 찾는지 유치한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결국 각자의 취향에 맞는 '운명의 베개'를 찾아냈고, 낯선 타지에서도 집 같은 깊은 잠에 빠져들 수 있었다. (소소한 성공)
겨울바람 맞으며 짠 아이스크림 먹기: 쩡지량췬 팡빙디엔의 짭조름한 아이스크림은 무모한 도전이었다. 18도의 서늘한 공기 속에서 혀끝이 얼어붙는 고통을 겪었지만, 그 묘한 풍미는 차가운 겨울바람과 섞여 잊지 못할 감각으로 남았다. (예상 밖의 성공)
무용함의 성적표
가장 가치 있었던 건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정적의 시간이었다. 푹신한 침대에 파묻혀 천장의 무늬를 세던 그 무용한 순간들이 이번 여행의 진정한 정점이었다. 자전거 타기는 체력적으로는 엉망진창이었지만, 서로의 형편없는 길 찾기 능력을 비웃으며 터뜨린 웃음소리가 공기 중에 흩어지던 기억은 무엇보다 달콤했다. 눅눅한 소금기 섞인 바람마저 포근하게 느껴질 만큼, 우리는 충분히 게을렀고 완벽하게 행복했다.
창밖 철길 위로 새벽 안개가 낮게 내려앉아 있었다.
- 자전거를 빌려 철도변을 따라 무작정 달려보길 추천한다.
- 아로마 테라피를 예약하고 모든 생각을 끄고 깊게 잠겨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