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an Shan Da Fan Dian에서 우리 가족이 함께 발견한 다섯 가지
발끝을 감싸는 두터운 붉은 카펫.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푹신한 감촉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복도를 뛰어다니던 첫째가 갑자기 멈춰 서더니, "엄마, 내 발소리가 어디 갔지?"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궁전의 위엄을 닮은 짙은 붉은색이 사방을 채우고 있었고, 그 색채는 소음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소란함까지 빨아들이는 듯했다. 정적 속에 아이의 가쁜 숨소리만 들려오던 그 찰나, 우리는 비로소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오직 서로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다. 첫째가 가장 먼저 발견했다.
셔틀버스 창문에 맺힌 하얀 김 서림. 8월의 타이베이 거리는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는 습기로 가득했다. 역 앞에서 기다리던 작은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쏟아지는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땀방울을 식혀주었다. 둘째는 창문에 딱 달라붙어 손가락으로 정체 모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바깥의 눅눅한 열기와 버스 안의 서늘한 냉기가 충돌해 만들어낸 뿌연 유리창. 그 흐릿한 풍경 너머로 보이는 도시의 실루엣을 보며,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둘째가 가장 먼저 발견했다.
입안에서 춤추는 포도색 와인 젤리. 송허팅 뷔페의 화려한 음식들 사이에서 아이들이 새우와 고기를 두고 작은 전쟁을 벌이는 동안, 나는 접시 한구석에 놓인 작은 보석 같은 젤리를 발견했다. 혀끝에 닿는 매끄럽고 차가운 감촉, 그리고 뒤이어 퍼지는 은은한 단맛. 기름진 요리들의 잔향 사이에서 만난 이 작은 디저트는 그날의 가장 정직하고 순수한 즐거움이었다. "이거 진짜 맛있어!"라고 외치는 아이의 목소리가 뷔페의 소란스러움을 뚫고 기분 좋게 들려왔다. 내가 가장 먼저 발견했다.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올림픽 규격 수영장. Yuan Shan Da Fan Dian의 웅장한 붉은 외관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거대한 푸른 물웅덩이였다. 1.2미터에서 5미터까지 깊어지는 수심을 확인하며 첫째는 마치 미지의 대륙을 발견한 탐험가처럼 굴었다. 아이들 전용 풀장에서는 끊임없이 하얀 물보라가 일었고, 공기 중에는 특유의 소독약 냄새와 여름의 열기가 섞여 있었다. 피부를 파고드는 서늘한 물의 촉감에 몸을 맡긴 채 누워 있자니, 이번 여행의 목적을 이미 다 달성한 것 같은 충만함이 밀려왔다. 첫째가 가장 먼저 발견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서늘한 비밀 통로. 외부 온도가 30도를 훌쩍 웃돌던 나른한 오후였다. 호텔 내부의 비밀 통로로 들어서는 순간, 공기의 밀도가 바뀌며 온도가 뚝 떨어졌다. 눅눅한 돌벽에서 배어 나오는 오래된 흙 내음과 낮은 조도의 조명이 마음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혔다. 평소엔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던 아이들이 이곳에서만큼은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걸었다. 서늘함이 주는 묘한 안도감이 우리 가족 모두를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우리 가족 모두가 동시에 느꼈다.
현관에 놓인 젖은 수건과 흩어진 슬리퍼가 이번 여행의 완벽한 마침표였다.
- 셔틀버스는 공간이 협소하므로, 정해진 시간보다 조금 일찍 정류장에 도착하는 것을 추천한다.
- 송허팅 뷔페는 예약 필수이며, 미리 예약해야 대기 없이 그 풍성함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