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층 인피니티 풀에서 버티기: 누가 더 오래 물속에 머무는지 내기를 했다. 결과는 처참한 패배. 소독약 냄새 섞인 미지근한 물속은 천국이었지만, 피부를 날카롭게 베어내는 12월의 타이중 바람은 가혹했다. 결국 5분 만에 젖은 생쥐 꼴이 되어 수건 속으로 도망쳤지만, 푸른 물결 너머로 펼쳐진 회색빛 도시의 스카이라인은 묘한 쾌감을 주었다.
대형 욕조의 수압 측정: 객실에 딸린 넓은 욕조의 수압이 정말 '호화로운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결과는 대성공. 뽀얀 김이 서린 욕실에서 뜨거운 물이 피부에 닿는 촉감은 마치 매끄러운 비단 한 겹을 두른 것 같았다. 발끝에 닿는 대리석 바닥의 서늘함과 몸을 감싸는 뜨거움이 교차하는 감각에 취해, 손가락 끝이 퉁퉁 불 때까지 서로의 멍청한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새벽 6시 조식 뷔페 기습: 남들보다 빠르게 일어나 층고 높은 레스토랑의 명당을 선점하기로 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 식기들이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와 갓 구운 빵의 고소한 버터 향이 공간을 채웠고, 잠결에 먹은 오믈렛은 구름처럼 부드러웠다. 다만 너무 의욕적으로 마신 커피에 혀를 덴 탓에 한동안 멍하니 창밖의 새벽빛만 바라봐야 했다.
크리스마스 카니발까지 무작정 걷기: 호텔 문을 나서서 칭메이 성품점의 축제 현장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결과는 예상대로의 길 잃음. 지도 앱이 방향을 잡지 못해 엉뚱한 골목으로 들어섰지만, 오히려 좋았다. 이름 모를 작은 가게에서 풍겨 나오던 달콤한 시나몬 향과 12월의 건조한 공기가 코끝을 스쳤고, 계획에 없던 길을 헤매는 것이 여행의 진짜 묘미임을 깨달았다.
이번 여행의 감성 스코어보드
Tai Zhong Shun Tian Huan Hui Jiu Dian의 42제곱미터 딜럭스 룸은 포근한 낙타색과 차가운 대리석이 조화를 이룬 안식처였다. 바스락거리는 흰 시트에 몸을 던지며 "이걸 진짜 믿고 왔냐"고 낄낄거렸던 유치한 대화들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투명한 겨울 햇살이 가구 위에 정직하게 내려앉은 이 방의 온도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가치 있는 수확이었다.
창밖으로 흩뿌려진 도시의 불빛이 꼭 설탕 가루 같았다.
- 자정쯤 옥상 수영장에 올라가 고요한 도시의 숨소리를 감상해 볼 것.
- 체크아웃 후 근처 미츠이 아울렛 스노우타운에서 가짜 눈 속에 파묻혀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