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문이 열리는 순간, 타이중의 눅눅하고 무거운 공기가 밀려나고 서늘한 냉기가 피부를 날카롭게 감쌌다. Feng Hua Mu Yue Tai Wan Da Dao Xing Guan hotel maple taiwan boulevard의 로비는 마치 도시의 소음과 열기를 걸러내는 거대한 필터 같았다. 발바닥에 닿는 대리석의 매끄럽고 차가운 감촉이 7월의 태양이 남긴 열기를 빠르게 앗아갔다. 체크인을 돕는 직원의 나직하고 여유로운 말투, 그리고 그 사이로 흐르는 적당한 농담은 낯선 도시에 대한 긴장을 느슨하게 풀어주었다. '아, 이제야 숨이 쉬어지네.' 나는 그 찰나의 서늘함 속에서 이번 여행의 안녕을 예감하며 깊은 숨을 들이켰다.
우리는 이번 숙소가 뻔한 비즈니스 호텔일 거라는 내기를 했다. 셋 중 둘이 '평범함'에 걸었지만, 나는 왠지 모를 '의외성'에 걸었고 결국 내가 이겼다.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세련된 부티크 호텔의 분위기에 모두의 입이 떡 벌어졌다. '와, 생각보다 훨씬 근사한데?' 투덜거리던 친구들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들뜬 톤으로 바뀌었다. 쾌적한 공기와 감각적인 인테리어, 그리고 은은하게 퍼지는 디퓨저 향기 덕분에, 우리의 엉성한 계획조차 왠지 영화처럼 근사하게 흘러갈 것만 같은 기분 좋은 착각이 들었다. 나쁘지 않은, 아니 아주 완벽한 시작이었다.
같은 식탁, 엇갈린 기억의 조각
11층 조식 식당의 공기는 갓 구운 빵의 온기와 쌉싸름한 커피 향으로 촘촘하게 채워져 있었다. 접시 위에 놓인 과바오의 뽀얀 김이 코끝을 간질였고, 푹신한 빵 사이로 짭조름한 돼지고기와 고소한 땅콩 가루가 어우러져 입안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화려한 성찬은 아니었지만, 타이중의 아침을 정직하게 증명하는 맛이었다. 갓 내린 커피의 쓴맛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자, 창밖으로 멍하게 펼쳐진 도시의 풍경이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나는 천천히 씹으며 이 무용한 식사 시간이 주는 안락함을 온몸으로 음미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아침이었다.
식탁 위로 쏟아지는 7월의 아침 햇살이 금가루처럼 눈부시게 부서졌다. 우리는 서로의 헝클어진 머리를 보며 낄낄거렸고, 어제 먹은 야식 이야기를 나누며 다시 배가 고파졌다고 투덜댔다. 11층에서 내려다보는 타이중 시내는 마치 정교하게 만들어진 미니어처 마을 같아, 그 거리의 소음조차 아득한 음악처럼 느껴졌다. '여기 진짜 뷰 맛집이다!'라며 셔터를 눌러대는 친구들의 소란스러움이 싫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과 적당한 소음, 그리고 함께라는 안도감이 섞여 비로소 '여름 휴가'라는 실감이 났다. 배를 채우고 나니 비로소 오늘 어디로 갈지 결정할 기운이 솟았다.
우리가 유일하게 합의한 낙원
결국 우리가 입을 모아 찬양한 것은 Feng Hua Mu Yue Tai Wan Da Dao Xing Guan hotel maple taiwan boulevard 객실의 침대였다. 문 밖은 고온다습한 전쟁터였지만, 방 안은 완벽한 도피처였다. 바스락거리는 하얀 시트의 서늘한 촉감과 몸을 감싸는 적당한 탄성.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가방을 던져두고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누군가는 코를 골았고, 누군가는 스마트폰을 만졌으며, 나는 천장의 무늬를 세었다. 그 무용함이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만들었다. 쾌적한 온도 속에서 누워 있는 것, 그것이 이번 여행의 핵심이었다는 사실에 모두가 동의했다.
시트 위에 남은 서늘한 기운이 피부 끝에 머물렀다.
- 타이중 제2시장에서 현지 간식을 맛보며 느릿하게 걷기
- 11층 라운지에서 도시의 소음을 구경하며 커피 한 잔 마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