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중역에 내리자마자 우리는 가벼운 내기를 했다. 지도 앱을 켜고 Le Wei Xing Lv the way inn.까지 걷는 1.3km의 거리 동안, 누가 먼저 방향을 틀리는지 겨루기로 한 것이다. 1월의 공기는 건조했고, 피부에 닿는 햇살은 미지근한 온기를 품어 걷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내가 앞장설게, 다들 내 뒤만 잘 따라와!" 자신만만하게 외친 친구가 성큼성큼 앞서 나갔고, 우리는 그 뒷모습을 보며 낄낄거렸다. 누군가는 가방 끈을 고쳐 매며 느릿하게 뒤처졌고, 누군가는 끊임없이 수다를 떨며 낯선 거리의 풍경을 감상했다. 하지만 5분 뒤, 우리는 이름 모를 주택가 골목 끝에 멈춰 섰다. 구두 굽이 보도블록에 부딪히는 규칙적인 소리만이 정적을 깨웠다. 내기에서 진 친구의 당황한 표정이 우스웠지만, 낮은 담벼락을 타고 흐르는 오후의 금빛 햇살이 너무 예뻐 아무도 화내지 않았다. 계획 없는 여행이 주는 첫 번째 선물, 우리는 그렇게 기꺼이 길을 잃기로 했다.
우연히 마주친 시장의 소란함
호텔로 향하던 발걸음은 예정에 없던 충효 야시장의 입구에서 멈췄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진한 튀김 기름 냄새와 숯불에 구운 고기 향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배는 안 고픈데, 딱 하나만 먹어볼까?"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김이 모락모락 나는 춘권을 집어 들었다. 바삭한 질감이 입안에서 경쾌하게 터졌고, 옅은 갈색 소스의 달콤함이 혀끝에 감돌았다. 1월의 타이중 하늘은 투명한 유리처럼 높았고, 멀리 보이는 건물들의 윤곽은 날카로울 정도로 또렷했다. 서로의 어설픈 옷차림을 두고 툭툭 내뱉는 농담 속에, 목적지를 향한 직선의 강박은 사라지고 무용한 움직임이 주는 묘한 해방감이 우리 사이를 채웠다. 낯선 이들의 활기찬 외침과 상인들의 투박한 손길이 섞인 그 소란함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정말로 여행을 왔음을 실감했다.
나무 향과 세탁기 소리가 머무는 방
Le Wei Xing Lv the way inn.의 문을 열자 차가운 금속 질감의 셀프 체크인 기계가 우리를 맞았다. 푸른 화면을 터치해 카드키를 받는 과정은 간결했고, 그 효율성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우리가 묵은 일식 스타일의 더블룸에 들어서자마자 은은한 편백나무 향이 코끝을 스쳤다. 매끄러운 목재 톤의 가구들이 1월의 낮은 채도와 어우러져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문이 닫히자마자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침대로 달려갔다. 가장 먼저 몸을 던진 친구가 넓은 침대의 정중앙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그 주변에 짐을 풀며 작은 영토 전쟁을 벌였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리는 발코니로 향했다. 그곳에 놓인 작은 세탁기에 여행의 먼지가 밴 옷가지들을 밀어 넣었다. '웅- 웅-' 하는 낮은 진동음이 방 안을 채우기 시작하자, 투명한 창 너머로 회전하는 옷감들을 멍하니 바라보게 되었다. 그것은 마치 여행의 피로를 씻어내는 정화 의식 같았다. 환경 보호를 위해 칫솔과 치약 같은 일회용품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안내를 보고, 각자 챙겨온 세면도구를 꺼내며 우리는 소소한 웃음을 터뜨렸다. 욕실에 들어서자 쏟아지는 강력한 수압의 온수가 온몸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빳빳하게 마른 시트의 서늘한 촉감이 등에 닿았을 때, 우리는 각자의 침묵 속으로 고요히 머무했다. "내일은 그냥 계속 누워 있자." 누군가의 나지막한 제안에 모두가 동의했다. 좁지 않은 공간과 깨끗한 욕실, 그리고 발코니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겨울바람까지. 이 방의 온도와 습도에 몸을 맡기는 것만으로 충분한 밤이었다.
발코니 너머로 타이중의 밤하늘이 낮게 내려앉아 있었다.
- 충효 야시장의 활기찬 길거리 음식을 맛본 뒤 호텔로 천천히 걸어 들어오세요.
- 일식 룸의 발코니 세탁기를 이용해 여행의 흔적을 가볍게 정리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