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문이 열리자마자 아이는 참았던 숨을 터뜨리며 환호성을 질렀다. "엄마, 여기 진짜 초콜릿 성이야!" 아이의 눈에 비친 Tai Zhong Ri Guang Wen Quan Hui Guan의 외벽은 거대한 디저트 성처럼 보였나 보다. 12월의 낮은 햇살을 머금은 흑관음석의 묵직한 빛깔은 어른의 눈에는 세련된 건축미로 다가왔지만, 아이에게는 정복해야 할 신비로운 검은 요새였다. 로비의 높은 천장 아래로 아이의 작은 발소리가 맑게 울려 퍼졌고, 공기 중에는 서늘한 겨울바람과 은은한 돌 향기가 섞여 있었다. 아이는 매끄러운 돌벽에 손바닥을 가만히 대보더니, 예상보다 차가운 감촉에 몸을 움츠리며 킥킥거렸다. 무거운 겨울 외투의 단추를 하나씩 푸는 것처럼, 아이는 이곳의 낯선 분위기에 천천히, 하지만 아주 설레는 마음으로 적응하고 있었다.
물속에서 발견한 비밀의 바다
야외 스파 구역으로 나서자 알싸한 겨울 공기가 뺨을 스쳤지만, 온천수에 몸을 담그는 순간 포근한 온기가 온몸을 감싸 안았다. 아이는 수영모를 썼지만 사이즈가 조금 커서 자꾸만 눈을 가렸고, 그 엉뚱한 모습에 우리는 한참을 웃었다. 그러다 갑자기 아이가 비명을 지르며 외쳤다. "물고기다! 여기 물고기가 있어!" 가까이 다가가 보니 물결에 일렁이는 아이의 작은 발가락이었다. 우리는 그 사소한 착각 속에 함께 파묻혀 한참을 웃었다. 비단결처럼 매끄러운 물의 촉감이 피부를 부드럽게 감쌌고, 튜브 위에서 둥둥 떠다니는 아이의 표정은 세상을 다 가진 왕자님 같았다.
출출해질 무렵 맛본 짭조름한 라면의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코끝을 간지럽혔다. 찬 바람을 맞으며 후루룩 들이킨 뜨거운 국물은 몸속 깊은 곳까지 온기를 전달했다. 아이는 면발을 입에 가득 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아이에게 이곳은 단순한 온천이 아니라, 발가락 물고기가 헤엄치고 마법의 국수가 나오는 거대한 액체 놀이터였다. 젖은 발바닥이 복도 바닥에 남긴 하얀 자국들은 아이가 지나온 즐거운 탐험의 경로를 그대로 보여주는 지도 같았다.
소란이 잠든 뒤, 오직 나만을 위한 온도
아이들의 고른 숨소리가 방 안을 채우고 나서야 비로소 깊은 고요가 찾아왔다. 임페리얼 객실의 빳빳하고 쾌적한 시트 향기가 마음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혔다. 나는 낮 동안의 소란함을 뒤로하고 객실 내 마련된 넓은 온천탕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뜨거운 물이 피부의 모공을 천천히 열어젖히자, 팽팽하게 긴장했던 근육들이 물속으로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창밖으로는 12월의 짙은 밤하늘이 펼쳐졌고, 멀리 다컹 등산로의 나무들이 검은 실루엣으로 서서 정적을 지키고 있었다.
곧이어 냉탕으로 몸을 옮겼을 때 느껴진 짜릿한 온도 차는 몽롱했던 정신을 맑게 깨웠다. 뷔페에서 맛본 신선한 생선회의 깔끔한 풍미와 정갈했던 채소 요리의 기억이 천천히 되살아났다. 누군가를 챙겨야 한다는 강박 없이, 오직 물의 온도와 나의 호흡에만 집중하는 이 무용한 시간이 사실은 가장 절실했던 휴식이었음을 깨달았다. 겨울의 껍질을 완전히 벗어던진 기분이었다. 다시 누운 침대의 서늘하고 깨끗한 감촉을 느끼며, 내일 다시 시작될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소란함을 기다리는 묘한 설렘에 잠이 들었다.
따뜻한 물결 위로 서로의 온기를 가만히 덮어준 밤.
- 아이와 함께라면 야외 스파의 어린이 전용 구역에서 충분히 적응 시간을 갖는 것을 추천합니다.
- 뷔페 식사 후 1~2시간 정도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온천에 들어가면 몸에 무리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