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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가 불러온 한밤의 외출

1월의 오사카 공기는 날카로운 칼날처럼 피부를 파고들었다. 기록상으로는 6도였지만, 습기를 머금은 밤바람은 체감 온도를 훨씬 더 낮게 끌어내렸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의 소란함을 뒤로하고 더 파크 프론트 호텔 앳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로 돌아오는 길, 우리는 누가 더 많이 걸었는지를 두고 유치한 논쟁을 벌였다. 호텔 정문에서 파크 입구까지 단 1분이면 닿는 최적의 동선은 이 여행의 가장 큰 축복이었지만, 역설적으로 그 효율성 덕분에 우리는 평소보다 더 많은 곳을 헤맸고 결국 예상치 못한 지독한 허기에 직면했다.

누군가 나지막이 편의점에 가야겠다고 제안했다. 정작 말한 본인은 걷기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무거운 외투를 다시 챙겨 입었다. 호텔 로비의 현대적인 아메리칸 퓨처 분위기를 지나 밖으로 나섰을 때, 차가운 바람이 뺨을 스치며 정신을 깨웠다. 편의점의 자동문이 열리며 쏟아져 나오는 인공적인 백색광은 눈이 시릴 정도로 눈부셨다. 우리는 홀린 듯 각자 좋아하는 간식들을 집어 들었다. 비닐봉지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고요한 밤거리에 리드미컬하게 울려 퍼졌고, 묵직해진 봉투를 양손에 나눠 든 채 다시 호텔로 향했다. 로비의 온기가 피부에 닿는 순간, 팽팽했던 긴장이 비로소 느슨하게 풀렸다.

혀끝으로 나누는 시시콜콜한 진심

방에 들어서자마자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침대 위로 쓰러졌다. 파크 뷰 객실의 커다란 통창 너머로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화려한 불빛들이 보석처럼 흩어져 있었다. 낮에는 비명과 환호성으로 가득했던 그곳이 밤이 되니 거대한 정교한 모형처럼 고요했다. 우리는 편의점에서 공수해 온 푸딩과 튀김, 그리고 차가운 캔맥주를 침대 옆 작은 테이블에 어지럽게 늘어놓았다.

"야, 아까 뷔페에서 먹은 마히나 샌드위치 생각나? 그 적당한 식감이 진짜 예술이었는데."

친구가 푸딩을 한 숟가락 크게 떠먹으며 몽롱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침에 아카라 레스토랑의 핑크빛 인테리어 속에서 맛보았던 그 샌드위치는 꽤 인상적이었다. 라쿠텐 트래블 1위를 했다는 수식어보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어우러지던 재료들의 조화가 더 기억에 남았다.

"그거 맛있긴 했지. 근데 지금 이 차가운 푸딩이 훨씬 더 위로가 되는 것 같아. 걷느라 다리가 완전히 풀렸거든."

"말은 그렇게 하면서 아까 굿즈 샵에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였잖아. 너 아까 그 한정판 인형 살 때 눈빛 봤어? 거의 굶주린 사냥꾼이더라."

"그건 어쩔 수 없었어! 한정판은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근데 너도 아까 츄러스 두 개나 해치우는 거 다 봤거든? 우리 내기한 거 잊지 마. 이번 여행에서 간식 제일 많이 먹는 사람이 내일 아침 편의점 런 심부름 하기로 했으니까."

우리는 서로의 식탐을 가볍게 헐뜯으며 낄낄거렸다. 대단한 인생의 진리나 깊은 우정에 대한 무거운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그저 내일은 몇 시에 일어날지, 어떤 어트랙션을 먼저 공략할지, 그리고 누가 심부름의 굴레를 쓰게 될지에 대한 아주 사소하고 무용한 논쟁뿐이었다. 캔맥주가 탁자에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와 간헐적인 웃음소리가 방 안을 밀도 있게 채웠다. 건조한 대화였지만, 그 사이로 흐르는 온기는 충분했다. 더 파크 프론트 호텔 앳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의 안락한 공간은 우리를 세상으로부터 격리시킨 작은 성채 같았다.

포만감이 남긴 다정한 정적

음식이 바닥을 드러내고, 빈 캔들이 여기저기 흩어졌다. 대화의 밀도도 서서히 낮아지며 자연스럽게 침묵이 찾아왔다. 우리는 더 이상 말을 보태지 않고 각자의 침대에 몸을 깊숙이 묻었다. 호텔의 침구는 기분 좋게 빳빳했고, 몸을 감싸는 온도는 쾌적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파크의 야경은 이제 배경음악처럼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을 모두 달성한 기분이 들었다. 굳이 무언가를 더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 1월의 추위가 두꺼운 유리창 너머에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방 안의 안락함을 더 선명하고 입체적으로 만들어주었다. 우리는 한동안 천장을 바라보며 아무 말 없이 누워 있었다. 정적이 흘렀지만 어색함은 없었다. 서로의 고른 숨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희미한 도시의 소음이 섞여 들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밤이었다. 아니, 충분했다. 내일 다시 그 소란스러운 파크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사실조차 지금 이 순간에는 별거 아니게 느껴졌다. 우리는 그렇게 천천히, 아주 천천히 깊은 잠 속으로 고요해졌다.

어둠이 내린 창밖의 롤러코스터 레일이 희미한 빛을 내고 있었다.

  • 편의점의 쫀득한 타마고 산도와 달콤한 말차 푸딩 조합
  • 따뜻하게 데운 캔커피와 짭조름한 가라아게 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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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그린 오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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